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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보리 Jun 10. 2022

신혼집으로 타운하우스 구하기

내가 살고 싶은 집


결혼을 앞두고 신혼집을 구하려던 때, 

내가 다니던 회사 근처 지역에 타운하우스가 유행처럼 들어섰다.


'타운하우스가 뭐지?' 하고 검색해 보았다.  

'타운하우스'란 미국식 전원주택으로 미국에서는 공동주택 중 공동정원에 연속 저층으로 건축된 집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땅콩하우스로 유명해졌지만, 이제는 개별 마당이 있는 동일하게 생긴 주택단지를 일컫는다.

사진으로 본 타운하우스에는 이국적인 모습에 예쁜 정원이 있는 집이었다.


정원을 가꾸며 마당에서 강아지와 나중에 생길 아이가 뛰노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 타운하우스 한번 가보는 건 어때?"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무렵, 데이트하면서 종종 타운하우스를 보러 직접 분양사무실에 갔었다.


그런데, 막상 분양공고에 있는 사진을 기대하고 가면 실제로는 지어지지도 않은 맨 땅을 보여주는 경우도 허다했다.


"왜 여태 안 지어졌어요?"

빈 땅을 보며 물어보자, 시공사에서는 대부분 분양을 하고 집을 짓는다고 답했다. 시간 내서 발걸음을 했지만 실망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빈 땅에서 배치도를 보며 땅 위치와 모양만 구경하며, 그림과 A부터 D타입 구조의 집을 모델하우스도 없이 선택하라니, 살 집인데 매물을 보지도 못하고 상상만으로(?) 집을 구매해야 한다고 한다고.


대신,  동네에 이미 살고 있는 부지를 살짝 구경시켜줬는데 외국에서 볼법한 예쁜 집들이 모여있었고, 나는 바로 빠져들게 되었다.


분양하시는 분이 눈치를 채셨는지, 나를 보며 설득을 계속하셨다.


"계약하세요. 나중에는 좋은 자리 없어요"

 

솔깃했다. 아직 한 채도 지어지지도 않은 현장이었는데 내가 원하는 부지, 전망이 좋은 뒷라인을 먼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셨고 분양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다고 어필하셨. 

어느 정도 지어진 상태에서는 내부를 볼 수도 있고 대부분이 입주하고 남은 물량의 경우 늦게 분양해도 상관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오른다고 하였다.


분양 실장이라는 분과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정보들을 알게 되었다.


타운하우스는 공사를 도맡아 하는 시공사가 중요하다고 한다. 건설회사가 초기 토목공사 등 비용을 은행에 대출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분양 중에 파산하는 경우에 매물을 짓다가 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라고. 나 또한  뉴스에서 본 것 같다.

그래서 건설사의 안전성이 보장된, 즉 2차, 3차 분양이 진행되는 곳일수록 1차에 비해 값이 그만큼 올라간다고 한다.



'아.. 이거 쉽지 않겠는데, 공부 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타운하우스는 처음이라서요, 좀 더 알아보고 올게요"



델하우스가 있는 부지로 구경을 갔다. 이미 지어져서 입주가 된 곳들은 내부 구경도 어느 정도 가능했다.

의외로 건물이 지어졌지만 분양되지 않는 곳도 있었다. 그런 곳은 집 위치나, 부지가 나쁘거나 바로 옆 마당을 공유하는 붙어있는 곳 즉, 측간 소음이 있어 보이는 곳 이거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들이 존재했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텐데'

왜 여태 분양이 되지 않았는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었다.


 여러 분양사무실을 둘러보면서

'실제로 거주하면 어떨까?'

모델하우스를 볼수록 점점 눈이 높아졌다.



'마당은 조금 컸으면 좋겠고, 기왕이면 옆 집하고 간격이 있어서 좀 프라이빗했으면 좋겠고, 측간 소음문제도 없어야 하고, 차고지는 당연히 있어야 하지 않나?, 시내랑은 어느 정도 가까우면서도.. 계단은 좀 더 넓어야지..'


문득 이런 조건들을 따지며 타운하우스를 보면 볼수록 땅을 사서 직접 원하는 집을 짓는 게 나을 거란 생각도 든다.


건축 관련 책과 직접 단독주택 짓는 정보들을 무작정 찾아봤다. 하지만, 너무도 신경 쓸게 많고 복잡하다.

땅 구입부터 설계사, 건축사, 도로부터 상하수도, 가스, 인허가 문제 . 그리고 직접 지을수록 비용도 추가된다. 단독주택 짓기는 신혼가구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래서 다들 처음에는 아파트로 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르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렇게 그냥 타운하우스는 역시 안 되겠지 하며,

24평에 조건이 마음에 드는 아파트에 눈을 돌렸다.  

내가 집을 구하던 시기, 2020년도 6월부터 12월 경에는 부동산의 열기가 이미 상승세였고, 더 오른다는 말이 돌았다. 집은 무조건 사야 지란 생각이었는데,

마음에 들었던 곳이 매주 천만 원씩 가격이 올랐다.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 우리는 갈 때마다 매물 하나에 서너 팀이 같이 구경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러더니 있던 매물마저 없다고 했다. 매수자가 많다 보니 부동산에서 장난치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 화가 났다.


'천만 원 모으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 일주일 단위로 천만 원씩 뛰다니.'

나는 투자 목적이 아닌, '내가 진짜로 살고 싶은 집'에 살아야겠다고 더욱 결심하게 되었다.



'어차피 서울이나 신도시의 아파트가 아니라면,

둘 다 직장도 가까운 이곳에 타운하우스가 낫지 않을까?'


그렇게 포기라고만 생각했던 타운하우스가 눈에 밟혀서 다시 여러 곳을 방문하던 중에 너무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했다. 한눈에 내가 살게 될 집이라 생각이 들었던 곳.

퇴근하자마자 바로 갔었던 터라 분양사무실도 문을 닫았는데 현장을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다음 날 바로 가서 상담하고, 그다음 날 계약했다.  


결국 원하던 대로, 신혼집으로 타운하우스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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