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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한달 체험 후기 2 - 겨울

가을 날씨지만 은근히 춥다?

by 하리니

겨울의 대만에 다녀왔다. 추운 1월을 지내며, 새로 겪고 느낀 점이 많았다. 더위를 워낙 많이 타는 나로서는 대만의 봄, 여름, 가을은 모두 한국의 여름처럼 더웠는데, 겨울은 그나마 서늘한 봄날이나 가을날과 같이 느껴져 좋았다. 이전에는 땀이 나서 하루에 몇 번이나 옷을 갈아입은 것은 것을 생각하면, 더위를 타는 나에겐 겨울은 대만을 방문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겨울 방문을 통해 새로 느낀 몇 가지를 간단히 적어둔다.




1. 우중충하고 서늘한 날씨

- 대만 북부의 타이베이시 기준으로, 대만의 겨울은 영상 10도 안팎으로 서늘하며 일교차가 크지 않다. 일부 지역(해발 고도가 높은 대만 중앙부)을 제외하면,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 습한 공기 때문에 기온에 비해 춥게 느껴지는 날씨. 습한 탓에 서늘한 바람이 쉬이 옷 속을 파고든다.

(현지인들은 등부터 추워지는 기분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꽤나 공감되는 표현이다)

- 실내 난방이 잘 되어 있지 않아 밤에 잘 때 춥다.

- 흐린 날이 많다. 특히 주요 관광지인, 타이베이 동북부의 지룽시 지역은 거의 매일 비가 온다. 지우펀, 스펀 등 관광지를 갈 때에는 날씨를 유념해야 한다.


2. 자취를 감춘 바선생

- 추운 날씨 탓에 길거리에 바선생 마주칠 확률이 20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실제로 이번 20일 체류하면서, 전에는 매일 보던 바선생을 단 한 번만 마주쳤다.

- 그러나 역시.. 야시장 골목이나 가정집 내에서는 출몰 위험이 높은 편.

(호텔과 달리, 일반 가정집은 바선생 출몰 위험이 원래 높고, 실내가 더 따뜻하다 보니 바선생이 잘 생존해 계신다)


3. 겨울 보양식은 대만식 훠궈

-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특별한 훠궈를 먹는다.

- 하나는 생강과 오리고기가 들어간 것.

- 다른 하나는 양고기가 들어간 것.

- 신기한 것은, 겨울 훠궈 식당은 겨울에만 장사를 하지만 수익이 나쁘지 않다고 한다.


4. 음력설 전에는 연말 파티

- 월력을 전통으로 하는 만큼, 회사 연말 파티도 역시 음력설 전에 한다.

- 연말 파티에서는 음식과 술을 매우 매우 많이 마신다.

(평소에 회식은 잘 안 하는 듯 하나 연말 파티만큼은 모두 참석해 취하도록 마시는 편)

- 직원이 1만 명 이상 되는 대기업들도, 연말 파티에는 초대형 건물을 빌려 전 직원이 함께한다.

- 연말 파티의 묘미는 경품 추첨(lucky draw)이다.

- 대기업의 경우 1위를 하면 대략 1~2천만 원 정도 현금을 받는데, 1달 내내 지인들에게 밥과 차를 대접해야 한다.

- 모두의 월급 일부를 조금씩 모아 연말에 추첨을 하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다.


5. 뽑기(lucky draw)를 정말 좋아한다.

- 행운이라는 것 자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 남자들의 경우, 입대도 제비 뽑기로 간다.

- 연말 파티의 경품 추첨

- 영수증도 모두 복권이다!

(영수증을 모두 모아둬야 한다. 현지인들은 주로 앱을 통해 모음)

- 여러 신을 섬기기도 하고(신당, 사당, 절, 공자묘..) 의외로 일상 속 종교의 비중이 높은 것을 보면, 초월적 존재나 개념에 의지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혹은 그냥 재미 요소일 지도..


6. 추운 겨울에 찾는 뜨끈한 라멘

- 대만은 우육면 가게도 많지만, 라멘 가게도 정말 많다.

- 쉽게 접할 수 있는 따뜻한 국물 음식으로, 라멘을 많이 찾는 편.

- 일본식(짠맛이 강함)과 대만식(단맛이 강함)으로 맛 선택이 가능한 경우가 있다.

- 돼지고기 육수 (돈코츠)도 많지만 닭육수(토리 파이탄)도 즐긴다.

- 개인적으로는 닭육수 라멘 맛집이 정말 많다고 느꼈다.

- 물론, 추운 겨울 아니어도 라멘은 매우 일상적인 음식이다.

- 국물도 함께 즐기는 음식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재미있다.

(훠궈 국물은 먹지 않는다. 마라탕 같은 음식을 본 적은 없지만, 있더라도 국물을 먹진 않을 것 같다)

지우펀에서 바라본 해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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