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노래를 부른다
노인은 구겨진 옷소매를
구겨진 주름들 속에 파묻는다
노랫말은 노인의 추억 속을 달리고
짓누르는 시간의 무게에 지친 듯
노인은 어깨를 들썩이며
빛바랜 눈물을 흘린다
눈물의 길 따라
시간의 숨결은 흐르고
노인은 옆에 앉은 부인의 손에
한 세월을 포갠다
중학생 시절, 가족들과 함께 노래방에 갔다.
그때 당시 나는 김광석의 노래를 즐겨 들었기에 가족들의 권유에 못 이겨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를 불러드렸고, 그 노래가 끝나자 할아버지가 눈물을 보이셨다.
지나온 세월이 노래를 통해 떠오른 것일까, 아니면 자신이 60대 때 들었던 그 노래를 10여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자신의 손자가 불러주는 것을 보며 세월의 무성의한 격세지감을 느껴서일까 알 수는 없지만, 이따금 그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때의 모습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