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멸하는 사랑 이야기
그 가운데 느껴지는
사바스(sabbath)는 기독교의 안식일, 또는 마녀들이 벌이는 파티를 말한다.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것 투성이
넌 혼자 남게 될 거야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널 떠나지 않을 거야
질투처럼 끈적거리는 것들이
우리의 사랑인 거야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널 떠나지 않을 거야
나와 함께 있어줘
그대 나와 함게 병들어줘
무너져 내릴 것들이
우리를 감싸줄 거야
소중하다고 영원할 순 없겠지
넌 혼자 남게 될 거야
잠시라도 영원할 수가 없다면
사라지는 게 나을 거야
나와 함께 있어줘
그대 나와 함게 병들어줘
무너져 내릴 것들이
우리를 감싸줄 거야
나와 함께 있어줘
그대 나와 함게 병들어줘
무너져 내릴 것들이
우리를 감싸줄 거야
나와 함께 있어줘
그대 나와 함게 병들어줘
무너져 내릴 것들이
우리를 감싸줄 거야
사르트르의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은 파고들어가면 타인을 통해 드러나는 자신의 끔찍한 모습을 스스로 자각할 때 느껴지는 수치감과 모멸감에 가깝지만, 말 그대로 타인은 ㄹㅇ지옥 같은 경우들이 있다. 세상이 험하다고 말할 때 험한 세상의 중심 원인에는 대부분 '사람'이 있다. 그 가운데 느껴지는 애증, 혼란, 조울, 양가감정, 불안정 애착과 같은 양극의 감정은 지옥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의 디폴트 값이다.
2020년 모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은 대체로 '우울증 있고 의존증 강하고 자존감 낮고 집착이 있다.'고 말을 한다. 저런 특징들은 불안정 애착의 특징이기도 하다. 관계에서 오는 불안과 불완정성을 견디지 못하고 완전 이상화하거나 완전히 거부한다.
쉽게 말해 사람이 좀 왔다갔다 한다. '난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고 - 그런 너는 혼자 남을 것이고 - 하지만 난 널 떠나지 않을 것이고 - 우리는 병들고 무너져 내릴 것이다' 말하는 가사의 감정선은 일반적인 정서로는 따라가기 힘들다. '잠시라도 영원할 수 없다면 사라지는 게 낫다는 가사'는 기대가 어긋날 것을 미리 걱정하는 예기불안이다.
그럼 깔끔하게 헤어지면 되지 왜 자꾸 왔다갔다하고 왜 함께 병들어가는 공멸을 노래하는가 싶겠으나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완벽한(혹은 영원한) 관계와 사랑에 대한 기대 심리이고, 이를 거부하는 태도는 다만 두려움과 불안으로 인한 연기에 가깝다. 겉보기와 달리 관계에 대한 기대나 의존 수준이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함께 무너져 내리는 공멸을 노래할지언정 나는 그 사람을 놓을 수 없다.
그렇다. 세상은 어찌할 수 없는 것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