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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Jul 19. 2020

내가 웹소설 전업작가를 결심한 이유

전업인가 겸업인가? 학업인가? 작가인가?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게 몇 달 전인 것 같다. 가끔 아주 드물게 구독 알림이 오거나 하면 살짝씩 찔리긴 한다.


매번 한가해지면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지, 올려야지 하고 생각해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가한 날은 절대 오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내 이야기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별건 아니고, 웹소설 전업작가를 결심한 이유와 전업은 언제 하면 좋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우선 나는 따로 사회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다. 웹소설 작가들의 연령대는 정말 다양하다.

최근에는 10대(학생, 심지어 어떤 분은 중학생인데 기다무에 들어갔다는 작가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웹소설 작가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편이다.

보통은 주로 20대~30대 작가들이 많은 것 같다.


진지하게 전업입니다! 하고 말하는 작가들은 남자의 경우 이르면 20대 후반(대부분 20대 초반에 글을 쓰기 시작해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고, 취업을 하는 것보다 이게 낫다고 생각하는 케이스가 많다.) 조금 늦으면 30대. 보통 30대가 넘어가면 여자나 남자나 직장 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거의 업(業)처럼 일을 하신다.


소위 말하는, 내가 이거 말고 뭐 해 먹고살겠어. 그러니 글이나 써야지. 하는 자조적인 분위기가 된다. 그래서 가끔 아직 어린 작가들에게 글 쓰는 건 나이 먹고도,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그 나이 때에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나도 주변에서 그런 조언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늦은 나이에 작가가 되신 분들 중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나도 그냥 20대 때 글이나 쓸걸' '회사 다녀서 아무 쓸모없더라.' '내가 웹소설 작가 할 줄 알았으면 그냥 대학 안 가고 글이나 썼지. 이거 해서 돈 벌어먹고 살 줄 알았나.'


한쪽에서는 다양하게 경험을 쌓고 늦게 시작해도 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쌓아 봤더니 결국 글 쓰는데 아무 도움도 안 되고 쓸모없더라 라고 말한다.


참 어려운 것 같다.

내가 내린 것은 어차피 '일'도 '회사'도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지 않는가? 남들 직장 다녀서 버는 만큼 먹고살 만하다면 불법이 아닌 이상 무슨 일을 해도 상관없다. 였다.

물론, 스스로에게 이 결론을 내리기까지 엄청난 고뇌와 내려놓기가 있었다.


흔히 크게 두 가지 고민을 한다.


학업 vs 전업


학업 vs 전업의 경우에는 주로 대학, 혹은 대학을 졸업하고 난 뒤에 취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전업작가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사실 나의 경우에는 겸업 vs전업의 고민보다 학업 vs전업의 고민이 크다.

(왜냐하면 지금 4학년 2학기 이기 때문에.)


이 경우가 바로 초반에 말했던 케이스에 해당된다. 글은 언제든지 쓸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지금 전업한다고 글에 목을 매고, 20대를 전부 바쳤는데 나오는 성과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되나?

20대 후반~30대 초반에 남들은 다 회사에서 직급 하나씩 달고 사회인이 되어 있는데, 나 혼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있으면 어떻게 하나? 그럴 수도 있으니 차라리 지금 취업을 할까?


이런 고민들, 이야기들을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어려운 문제고 누구에게도 강요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단 나는 학업 vs 전업작가 중에서 '전업작가'의 길을 택한 케이스다.

나는 사회생활을 좋아한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타입이고, 소위 말하는 군대식 문화에도 그럭저럭 잘 버티는 편이다.

이건 그냥 성격인데, 변화를 좋아하고 일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고 뭘 해도 끝장을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이며, 워커홀릭 기질이 있다. ㅎㅎ

어쨌든 어느 회사를 가든 어딜 가든 일 잘할 자신은 있다. 그럼에도 작가를 선택 한 건 나에게 작가가 주는 긍정적인 것들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면서 다양한 선택을 한다.

A냐? B냐? 둘 다 가져갈 것인가? 혹은 둘 다 포기할 것인가? 선택지의 내용은 다르지만, 누구에게나 한 번쯤 그런 경험은 있을 거다.


당장에 학업 VS전업 도 마찬가지다.

글을 포기하고 학업을 선택하는 선택지도 있고, 학업을 포기하는 선택지, 둘 다 같이 챙길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잘 못하는 편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두 개의 일을 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쨌든 한 개를 하면 잘하는데, 이상하게 2개가 되는 순간 A도 못하고 B도 못하는 일이 생긴다.

욕심이 많았던 어린 시절에는 A도 하고 싶고 B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돌아온 건 A도 못 하고 B도 못하는 '실패'의 딱지뿐이었다.


곰곰이 생각을 해 봤다. 왜 나는 A도 포기하지 못하고 B도 포기하지 못했는가에 대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하나를 포기함으로 인해 생긴 다른 하나의 불이익을 두려워했다. 결과적으로 두 개 다 실패했음에도 말이다.


새로 준비하고 있는 글에 적을 내용이긴 해서 패스하겠지만, 요점은 그냥 작가가 주는 장점들을 극대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보면 나는 노래 듣는 걸 좋아한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 시장이 거의 없었는데,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첫 알바를 시작하고 난 달부터)  벅스를 정기 결제해서 듣고 있다.

대충 10년을 넘게 이용했다. 더 어렸을 때는 MP3를 거의 달고 살았다. 글을 쓸 때도 노래를 들으면서 쓴다. (가끔 청력이 나빠지면 어쩌나 걱정을 하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를 듣는 걸 정말 너무 좋아한다. (주방에서 알바를 할 때도 경력이 차면 ㅋㅋ 곧바로 노래부터 틀었다.) 누군가는 노래를 들으면서 글을 쓰거나 일을 하는 게 정신이 없지 않냐고 하는데, 나에게는 전혀 아니다.


시끄러운 팝송이나 대중가요 같은 것부터 안 듣는 게 없다. 오히려 노래가 없으면 어색하다. 그런데 웹소설 작가를 하면! 남의 눈치를 보지않으면서, 노래를 들으며 일을 할 수 있다!

정말 사소한 거지만 나에게는 매우 큰 플러스 요인이다.


눈치 안 보고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사무직을 해도 카톡을 하는데 눈치가 보이는데, 나는 카톡을 해도 남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가끔 건너편 자리에 앉은 작가님이 톡을 보고 뭘 그렇게 웃냐며 다가와서 물어볼 뿐이다.


좋아하는 유투버가 동영상을 올리면, 그 자리에서 10분 정도 앉아 바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아침잠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내 몸은 좀 신긴 한 게, 아침에 뭔가의 약속이 있으면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귀신같이 일어난다. (심지어 그전에 한두 시간만 자도 바로 일어난다.)

그런데 약속이 없거나, 아무것도 없으면 몇 시에 자든 오전 10~11시 즈음에 일어 난다.


약간 나에게는 몇 시에 꼭! 일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작가를 하면 몇 시에 일어나야 한다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다. 사무실이 있는 경우 내가 원하는 시간에 출근할 수 있다.


독자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손님 스트레스는 누구나 다 받는 거다. 적어도 '작가'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동료가 되어야 할 필요가 없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연락을 끊으면 되고, 내가 이 출판사가 싫으면 다음에 이 출판사와 일을 안 하면 되고, 담당자가 싫으면 다른 담당자로 바꿔 달라고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퇴근이 없다, 주말이 없다는 양날의 검이다. 왜냐하면 퇴근시간이 없다는 건 '내가 잘하면' 하루에 3~4시간만 일 하고도 글을 다 썼다면 퇴근해도 상관이 없다. 단, 마감이 밀리면 퇴근이 없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퇴근이 없다는 건 단점의 요소가 되지 않는 게 정시퇴근 정시 출근하는 회사가 몇이나 된단 말인가? 오히려 작가는 '오늘 쓸 글 일찍 썼으니 퇴근!'이라도 되지 회사는 오늘 할 일을 몇 시간 일찍 끝내 줬다고 해서 집에 일찍 보내주지는 않는다.


또 작가를 하면 가장 큰 '불안 요소'가 당연히 금전적인 부분이다. 이 부분은 정말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자기 사정에 맞춰 고민을 해 보는 걸 추천한다.


회사를 다니면 뭘 하든 따박따박 월급이라도 나오는데, 작가는 그런 게 없지 않냐!라고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말한다. 맞는 말이다.

실제로 내가 최근에 론칭한 글은 거의 작년 10월 즈음부터 준비를 시작해서, 최근에야 이벤트와 함께 유료화가 되었는데 정작 이 돈을 만지는 건 9월 말이나 되어야 가능하다.

글을 쓴 기간을 치면 거의 6~7개월 동안 글을 썼는데, 그동안 받은 돈은 0원이다. (당연히 이젠 요령이 생겨서 전작이나 선인세로 버텼지만) 그래도 힘이 드는 건 사실이다.

이 부분은 다른 글에서도 누차 언급했지만, 웹소설 작가를 시작하고 난 다음에 바로 돈이 들어오는 게 절대 아니니 자신의 금전 사정에 맞춰서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나의 경우에는 거의 3년 6개월 정도를 주말 12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버텼다.)

이건? 반박의 여지가 없다. 작가의 업이다.


대신 좋은 점을 꼽자면 그래도 상업 작가는 결과와 보상이 철저한 직업이다. 성적이 잘 나오면? 사업하는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어디 가서 돈 못 번다는 소리는 못 할 정도로 만진다.


마지막으로 사회생활 부분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회생활 한번 안 해 보고' '다양한 경험' 이런 거 분명 중요하다. 그리고 작가 중에 실제로 글은 잘 쓰는데 사회력이 굉장히 떨어지는 분들이 없는 건 아니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결국 사회생활, 회사 생활을 해도 사람이란 게 자기 분야 말고 다른 사람의 분야를 알기가 힘들다.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작가 하면 전부 담배 많이 피울 것 같고, 매일 술 마실 것 같고, 골골 댈 것 같고, 카페에서 우아하게 작업할 것 같고, 돈 못 벌 것 같고, 우중충하게 생긴 사람들만 있을 것 같다는 편견을 가진다.


내가 만나본 작가들 중에는 (그런 작가도 있었지만) 아닌 경우들이 더 많았다.

사실 취업 VS전업작가 중에서 전업으로 마음이 많이 기운 건 부모님의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필자 또한 이걸로 진지하게 고민을 했을 때가 있었고, 용기를 내서 어머니에게 말을 했다. 사실 당연히 엄마니까, 어른이니까 '취업해보고 그때 가서 글을 써도 안 늦지 않냐.' 이렇게 말할 줄 알았다.

엄마가 그렇게 말하면 글을 좀 놓고 취업을 할까 고민을 했던 것도 맞다.


의외로 엄마는 내가 글을 쓰는 걸 지지해줬다. 길고 짧지도 않게.

'글 쓰고, 작가들 만나고, 계약서 쓰고, 출판사 담당자랑 미팅하고 하는 게 다 사회생활 아니냐. 왜? 회사에서 출근하고 직장에서 월급 받는 것만 사회생활이라고 생각하냐. 네가 하는 것도 다른 종류의 사회생활이다.'


너무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었다. 머리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만 같았다.

그러게 왜 우리는, 작가의 일은 <사회생활>이 아니라고 말하는 걸까. 사회경험이라고 쳐 주지 않는 것일까. 어쩌면 그걸 고민하는 것 또한 편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학업 VS전업 작가에 대한 부분은 분야에 대한 애정도도 영향을 미친다, 나는 양자택일을 해야 했을 때 늘 글을 선택했고, 글을 쓰는 게 좋았다.


전업을 한 이유? 취업을 해도 어차피 글을 포기하지 못할 것 같았고, 글 쓰는 걸 누구보다도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다음은 겸엄VS전업작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위쪽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였다면 아래쪽은 여러 작가를 보고 느낀 점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겸업 vs 전업


일단 겸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경험담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많이 들은 이야기를 해 보겠다. 물론, 이 이야기도 100%는 절대 아니다. 그냥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하는 참고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 거 같다.


겸업, 그러니까 본업이 있는 상황에서 전업으로 전환하려면 보통 수익이 본인이 버는 월급의 x 2배 정도는 벌거나 혹은 일을 하는 그 시간에 글을 쓰면 돈을 더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 이 들 때 전업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을 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글 쪽으로 일이 많아서 일하면서 도저히 감당이 안 될 지경을 말한다. (제대로 시작하면 정말 그럴 때가 있긴 하다)


전자의 경우에는 예를 들어 월급이 200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월급만큼 벌게 되면 내 수익은 한 달에 400만 원 정도가 된다. 왜 두배냐고 하면. 일단 그렇게 되면 월급 + 글 수익 = 400만 원에 내 소비 패턴, 생활패턴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딱 월급만큼만 벌게 되면 전업을 했을 때 오히려 만족감이 덜 할 수도 있다고 하긴 하는데. 사실 대부분 겸업하시는 분들은 월급만큼만 벌면 전업할 텐데~ 하고 이야기하시긴 한다. 어쨌든 이상적으로는 월급의 x 2배를 글로 벌었을 때 전업하면 좋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본업도 좋아하고 본업으로도  글로도 돈을 잘 버는 슈퍼 작가님들이 계시긴 한다. 그건 그냥 성향이다 성향.


그리고 많은 작가님들이 가장 많이 하는 착각이 겸업=>전업하면 글을 더 많이 쓸 거라고 생각한다.

우선 위에서 '일하는 시간에 글을 쓰면 돈을 더 많이 벌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거랑 '일 하는 시간에 글을 쓰면 글을 더 많이 쓸 것 같다.'랑은 전혀 다른 말이다.


1번은 이미 충분한 수익원이 확보가 되어 있고, 론칭 일정 잡히고 교정과 잡히고, 일러 작업하고, 원고는 며칠까지 달라고 하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난다! 하는 경우이고.


2번째는 수익원이 없는데, 그냥 단순히 일 하는 시간에 글 쓰면 글을 더 많이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거다. 아쉽게도 그 경우에는 글을 많이 쓴다고 해서 전부다 돈이 되는 건 아니다.


필자의 다른 글을 보면 웹소설은 생각보다 첫 돈을 만지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걸 알 수 있다. (어떤 구조로 돈이 들어오는지 정말 상세하게 적어 놨으니 안 본 사람은 그 글을 보면 된다.)


그래서 1번의 경우에는 최소 1~2년은 하신 후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전업을 하는 거고, 2번은 이제 막 시작했는데 글을 더 많이 쓰고 싶어서 (순전히 본인의 욕심에) 전업을 하고 싶어 하는 거다.


뭐, 작가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하지 마라! 하고 강요할 수는 없는 거다. 다만 전업을 한다고 해서 글을 더 많이 쓴다. 는 절대 아니다. 많은 전업 작가님들이랑 이야기하면 가장 많은 공감대가 나오는 게 이 이야기다.


전업하면 글 더 많이 쓸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전업을 하면 글을 더 많이 쓰는 게 아니라, 안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딱 이거 하나뿐이다. 그리고 전업하면 글 더 많이 쓸 수 있다는 말은 정말 핑계다.

위에 말한 것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내가 글을 많이 못 쓰는 건 내가 겸업이기 때문이야! 그러니 전업하면 더 많이 쓸 거야!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이런 말 하신 작가님들 중에 전업하신 후에 더 많이 쓰는 작가님을 본 적이 없다.


실제로 필자도 학교+주말 알바(주말 12시간씩)+글을 병행했을 때와 완전히 글만 썼을 때를 비교하면 지금이나 이전이나 글 쓰는 양에는 차이가 없다. 오히려 바쁘게 살았던 전자 때가 더 글을 많이 썼던 것 같다.


똑같이 출간을 해도 웹소설을 대하는 무게의 차이가 다르다.

겸업의 경우에는 출간을 했을 때 망해도(돈을 많이 못 벌어도) 일단 일에서 나오는 고정 월급이라는 게 존재한다. 때문에 글을 쓸 때 상대적으로 부담감이 덜 한편이다.


반면 전업의 경우에는 한 작품 한 작품이 정말 살 얼음판이다. 한 달에 천만 원만 벌면 소원이 없겠다. 전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 하지만, 막상 한 달에 천만 원을 벌면 만족해하기보다는 불안해한다.


다음 작품에 한 달에 천만 원을 버리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번 돈이 마지막 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그런 불안함을 최근 들어 느끼고 있다 ㅎㅎ) 그렇지만 이것도 전업을 오래 하신 작가님의 말에 의하면 '그런 불안함을 즐겨야 전업을 할 수 있다.'라고 하시긴 하는데. 그게 정말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리 모아 놓은 돈이 있다고 해도 누군가가 <오늘부터 회사를 그만두고, 글을 쓰세요! 그런데 6개월 뒤에 글이 출간이 되어도 얼마가 들어 올진 몰라요. 팔리는 대로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한다면 이걸 오, 좋아요. 해보겠습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가?


필자가 위에 적어 놓은 <웹소설 작가가 될 시의 장점>들도 읽어보면 그 어디에도 '웹소설 작가를 하면 글을 많이 쓴다!' 같은 건 없다.


전업 작가를 하면 글의 양이 줄면 줄었지, 결코 늘지는 않는다. 특히 이게 내 생계가 걸려 있고, 이 글이 상업적으로 팔려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글을 쓰는데 스트레스만 더 심해질 뿐이다.


그래서 이제 막 시작하는 겸업 작가님들에게는 '웬만하면 1~2질 출간하고 경험해 본 후'에 '내가 도저히 회사를 못 다닐 것 같다.'라고 느껴질 때 퇴사하시라고 추천을 한다.


전업 작가들은 정말 입에 칼을 물고 글을 쓴다. 생계가 걸려 있으니 당연하다.

겸업이라면 부담을 가지고 힘들게 쓸 필요는 없다. 겸업이 주는 즐거움(돈 걱정 안 하고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쓴다거나)이 분명하게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겸업 작가의 마인드로 전업을 하면 전업해도 똑같이 돈 못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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