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 생성형 AI 시대이다. 챗GPT를 시작으로 챗GPT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AI 프로그램이나 온갖 생성형 AI들이 시장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창작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장 먼저 나온 챗 GPT를 처음 접했을 때의 그 충격은 잊을 수가 없다. 쓰던 글을 멈추고 거의 밤을 새서 챗GPT의 한계가 어디인지 시험하기도 했다. 당시의 챗GPT는 많은 글자양을 읽지 못한다거나, 설정에 오류가 있다거나, 일정 이상(공백 포함 20만자) 의 대화가 넘어가면 대화가 안 된다는 등의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그런 단점들은 전부 다 벌써 옛날 말이 되어 버렸다. 챗GPT를 포함해 생성형 ai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누군가는 검색 엔진의 기반이 달라질것이라고 말 한다.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고작해야 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일 뿐인데(그것이 완벽하든, 완벽하지 않든) 이게 검색 엔진을 대체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하면 할 수록 검색 엔진을 '대체 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에 조금씩 동의하고 있다.
우리가 생성형 ai 를 쓸 때 검색 엔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의 이용자(전문가나 해당 분야에서 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의 일반인들의 검색은 단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가을 옷을 사고 싶으면 '여자 가을 옷' 혹은 '제주도 맛집' , '서울역 가는길' 이런식으로 커다란 검색을 하기 때문이다.
이때 원하는 것은 명확하게 제주도 맛집 한 군데를 추천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개의 제주도 맛집 리스트를 보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고르는 목적에서의 검색이다. 하지만 이 검색에는 굉장히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바로 명확하게 '답'을 알고 싶을 때에는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나는 소설을 쓸 때 최초로 '가루약을 알약으로 만드는 기계를 발명해 특허를 낸 사람'을 알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리 검색을 해도 제대로 된 자료가 나오지 않았고, 일단 나는 이런쪽의 전문가가 아니다.
처음에는 검색을 하다가 AI로 옮겨서 질문을 했다. 바로 답이 나왔다. 그리고 혹시나 싶은 마음에 다른 AI에게 검증을 하고, 다시 일반 검색 엔진으로 역 검색을 해 보니 세상에 AI가 알려준 답이 정답이었다.
이렇듯 검색AI 는 여러개의 데이터 중에 하나를 이용자가 고르기 위한 목적으로 검색을 할 때에는 아직 부족 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한가지 답'을 찾을 때는 (이 정답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분명히 혁신적이고 엄청나게 시간을 단축시켜 준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물론, 이게 완벽해지려면 당연하겠지만 아직 많은 발전이 필요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 생성형 AI를 '웹소설 작가'의 직업군을 위협하지 않는가? 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위에 서술했던 것 처럼 처음 AI는 확실히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AI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어느 정도냐 하면 개발에 대해서 조금도 모르는 나같은 일반인도 제법 그럴싸하게 작동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서버를 연결 하진 않았지만 이건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다. 간단하게 닉네임 변경이 가능하고, 채팅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몇번의 수정을 거쳤더니 정말 제대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영어는 단 한글자도 사용하지 않았다.
정말 호기심에, 그리고 질문도 대충해서 만들었다. (될 줄 몰랐다.) 아무튼간에 생성형 AI는 그럼 웹소설 작가의 직업군을 위협하는가?에 대해 다시 질문을 해 보려고 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위협하지 않는다. 다만 양극화가 심화 될 뿐이다.
다른 직업군은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패스한다. 하지만 웹소설 작가라는 직업은 사실 완벽하지 않은 채 시작하는 직업이다. 아니, 모든 직업이 그렇다. 요컨데 글을 처음 쓰는 신인 작가는 10년, 20년을 쓴 작가보다 글을 더 잘 쓸 수 없다.
1년차때 쓴 상업적이지만 조금 부족한 글이 계속해서 상업 시장에 나와서 활동을 하면서 뛰어난 작가로 성장을 하개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중간 과정들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되게 개인적으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다른 직군에서도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보고 조금 놀랐다.
과거에는 웹소설 신인 작가가 되기 위해서 10정도의 글에 10정도의 세계관 구성능력, 개연성 능력을 맞추는 능력만 있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신인 작가가 되기 위한 허들이 10이 아니라 30으로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한 가지 있다. AI는 도구이다.
아무리 AI가 소설을 잘 쓴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친구는 '혼자서 어느날 갑자기 창조적인 소설'을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설을 쓰려면 누군가가 '이러이러한 소설을 써 줘.' 라는 명령을 해야만 작동을 한다. 절대 혼자서 작동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작가에게 필요한 능력이 달라 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는 작가 스스로 글을 잘 쓰는 것이 역량이었다면 이제는 글을 잘 쓰고, 명령을 잘 내리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 경쟁력이 달라 질 수 있다. 여기서 중요 한 건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생성형AI로 소설을 쓰겠다고 하는 작가님들을 봤다. 써 오신 분들도 있다. 그러나 그분들이 쓴 글에는 겉 모양만 있지 알맹이가 없다. 위에서 말 한 것 처럼 코딩을 모르는 나는 AI를 이용해서 채팅 프로그램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채팅 프로그램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 졌고, 어떤 구조로 생성이 되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추가하려면 어떻게 명령을 내려야 하며, 어떻게 수정을 해야 하는지를 모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개발이나 코딩을 조금도 모르는 일반인이니까.
글도 마찬가지다. 생성형 AI로 소설을 썼다고 치자. 그럴싸한 소설이 되었지만, 프로 작가나 편집자들이 보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그러나 정작 그 글을 쓰라고 시킨 사람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 기본기가 없으니까.
나는 수강생들에게 절대 생성형AI로 소설을 쓰지 말라고 말 한다. 이건 요행이고, 내가 기본기를 할 수 있을 때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이다. 요행은 반드시 밑천이 드러 날 수 밖에 없다.
생성형AI가 생겼다고 해서 우리가 기본적인 맞춤법 공부를, 글쓰기를, 수학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절대 아니다. 그야 물어 보면 답은 내려 줄거다. 하지만 그 답이 어떻게 도출 되었는지, 어디가 문제인지 모르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스스로 바보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말리지는 않지만 적어도 요행을 부리는 작가가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럼 기성 작가들 중에서는? 장기적으로는 AI를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작가와 그렇지 못한 작가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나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건 신인 작가, 초보 작가에게는 해당 되지 않는 말이다. AI의 도움 없이 완결 소설 하나 똑바로 못 쓰고, 이야기 하나 똑바로 못 만드는데 AI를 이용하면 갑자기 대작을 쓰고 완결까지 소설을 쓸 수 없다.
실제로 전문가가 생성형 AI를 사용해 질문하는 것과 비 전문가가 AI를 사용해 질문하는 것에는 질문부터 답에 있어 엄청난 퀄리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건 작가도 마찬가지다.
AI에 대한 관심을 놓치지 않는 건 중요하지만 생성형AI가 생겼다고 해서 이제 공부를 안 해도 되고, 머리를 안 써도, 노력을 안 해도 작가가 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내 생각이지만 오히려 두 배로 공부해야 할 것이 늘었을 뿐이다.
그럼 생성형AI를 아예 사용하지 말라는 건가? 그런 건 아니다. 나 역시 AI를 사용해서 소설에서 많은 도움을 얻는다. 실제로 소설을 쓸때 정말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다만 AI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논란의 대상이며 관련법들이 없거나 허술한 경우가 많다.
생성형AI를 사용 할 때는 결국은 보편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규칙은 아직은 보수적이면 보수적일 수록 좋다. 많은 작가들이 AI를 어디까지 사용해야 하나 고민이 많을 거다.
일단 두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법이 없다.> 라는 건 해도 된다.라는 뜻이 아니다. 해도 되고, 하면 안 된다.가 공존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잘못 오해하는 사람들은 법이 없으니까 해도 된다.라고 착각한다.
법이 없을 경우에는 통상 산업의 분위기, 대중들의 여론, 암묵적인 업계의 규칙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관례이다. 그러니 생성형 AI는 법이 생기기 전까지는 업계의 분위기에 맞춰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는게 좋다.
사실 창작의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를 100% 검증 할 순 없다. 어느 정도는 양심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양심의 문제라는 건 언젠가 대중들에게 알려졌을 때 오롯이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출판사로부터 고소를 당하거나 혹은 손해배상 청구서를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하셔도 된다. (특히 상업적으로 나왔을 때에는 더 그렇다.)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건 AI에게 지문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해당 지문을 옮겨서 그대로 적용하는 행위이다. 이건 나도 절대 하지 않는다. 현재로서 AI가 만든 지문이나 본문에는 저작성도 없고, 창작성도 없다. 즉, 어떤 것이든 AI가 만든 본문을 옮기는 순간 그건 창작이라고 볼 수 없다. 고로 이건 명확하게 절대 안 된다.
그럼 AI가 만든 본문을 가지고 와서 문장이나 지문을 수정하는 건? 이건 여러가지 논의 대상 중에 하나다. 어느 정도 퍼센트로 작가(인간)이 개입 했느냐에 따라 달라 질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것도 퍼센트를 어느 정도로 책정 할 것이며, 그럼 그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오가고 있기 때문에 정해진게 없다.
개인적으로는 AI가 만든 지문은 수정도 하지 않는 게 보수적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경우가 있다. AI에게 어떤 장면을 만들어 달라고 한다음 그 장면을 참고해서 완전히 새롭게, 나만의 장면을 그대로 쓰는 경우. 이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게 AI가 쓴 것을 복사 붙여넣기 하는게 아니라 따라 쓰는 것이 해당 된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AI가 만든 장면과 내가 쓴 장면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어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또한 이것들은 시놉시스도 포함이다! 시놉시슨은 소설이 아니니까 AI가 쓴 내용들 써도 되나요 하면 큰일난다 안된다.
다음은 AI에게 설정이나 스토리 전개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거다. 이건 문제 없다. 기본적으로 이름, 제호의 저작권은 원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셔도 된다. 웹소설에서 주인공 캐릭터의 이름이 겹친다고 해서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를 하지 않지 않는가. 그러니 문제 없다.
만약 AI를 사용한다고 하면 딱 위에 두가지만 하면 좋을 것 같다. 나도 자문을 받는다면 가끔 저 정도(캐릭터 이름 만들기, 혹은 전개 타당성 평가) 정도만 도움을 받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AI로 만든 일러스트 이미지를 표지로 사용하거나, 시놉시스에 가상 캐스팅이라고 하면서 첨부하거나 하는 행위는 다 안 된다. 창작성은 당연히 없고, 저작권은 모른다. 그리고 업계 분위기는 절대적으로 부정적이다.
특히 일부 사이트의 경우 약관에 생성형 AI를 사용한 표지를 하지 말라고 약관에 적혀 있는 경우도 있다. 약관에 적혀 있으면 그건 위법이 아니라 약관(계약)위반이다.
또한 무료연재 때 괜히 생성형 AI표지를 사용했다가, 나중에 상업시장 나왔는데 파묘당해가지고 AI 일러스트 쓴 작가라고 좌표 찍히면 어떻게 될지는 본인의 상상에 맡긴다. 그냥 안 써도 된다. 이건 개인적인거지만, 무료 연재도 AI표지로 일러스트 만든다고 해서 당신의 소설이 랭킹에 가지 않는다. 표지 예쁘다고 무료연재 성적 잘 안나온다.
마지막으로 AI와 관련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적어본다. 내가 회사에 돈을 내고 만들었으니, 저작권이 있다. 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건 말도 안 된다.
생성형AI를 만든 회사가 만든 AI를 학습 시킬 때 사용된 자료들이 저작권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자료들인지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만약 저작권이 없는 자료로 학습한 AI프로그램이라면 돈을 지불했다고 해도 그 생성형AI가 만든 내용에 저작권은 없다.
회사에 돈을 냈다고 해서 저작권이 있다고 착각하시면 절대 안 된다. 가끔 돈을 지불했으니까 문제 없고, 내꺼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니다.
요약하자면 생성형 AI로 소설 본문을 쓰거나 옮겨서 수정하는 행위 및 무료연재 표지를 만들어 업로드 않는 것이 좋으며, 초보 작가일 수록 기본적인 글쓰기 실력을 늘리는게 더 중요하다. AI의 도움을 받아서 글을 쓰려는 건 요행을 부리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 다만 AI라는게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인식도 달라지고 있어서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또한 이 글은 작가의 지극히 창작자 입장에서 쓴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서로의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