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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Nov 05. 2024

07화 악플을 받았을 받았을 때는 어떻게 할까요?

악플은 악성 댓글의 줄임말이다. 쉽게 말 하자면 악의적으로 모욕을 하거나 없는 말을 지어내는 댓글을 말한다. 인터넷과 SNS가 보편화되면서, 과거에는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의 타겟이었던 악플이 이젠 일반인을 향하기도 한다.


웹소설 작가는 대부분 필명으로 활동한다. 익명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특정성이 없다. 그 밀인, 즉, 악플을 받아도 고소까지 가기가 참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거기에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고객이다. 웹소설 작가가 독자를 고소한다면 이건 기업이 고객을 고소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악플에 어떤 대응도, 대처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기성작가들의 사정은 조금 낫다. 금전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고, 여차하면 출판사의 도움을 받거나 주변에 도와 줄 사람이 있으니까. 악플과 관련된 이야기라면 정말 할 말이 많다. 하지만 계약 작가가 아니라 초보 작가에게 한정해서 이야기 해 보겠다.


계약이 되지 않은 초보 작가에게 악플은 치명적이다. 별거 아닌 단 한 개의 악플에도 멘탈이 무너질 수 있다. 안 그래도 힘든데, 그 댓글 하나 때문에 내 소설의 모든 평가가 절하된 느낌이 든다.


결론을 말 하자면 무시하면 된다. 이게 좀 아이러니한 게, 기성작가에게 달리는 악플과 무료 사이트에서 연재하는 악플에는 결이 다르다. 


기성작가가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곳에 달리는 악플들은 정말 최악의 경우 출판사와 플랫폼이라는 안전망이 존재한다. 수위가 정말 과도할 때는 최소한의 대처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 크게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없는 것 보다 낫다.)


무료 연재 사이트에서 달리는 악플은 무시하면 된다. 

장담컨대 셋에 둘은 같은 흑화한 지망생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악플을 다는 사람을 다 특정할 수는 없다.


만약 일반인(작가가 아닐 경우)엔 악플을 달면 그건 그냥 ‘정신이 많이 아프신 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독자들은 무료 연재 사이트에서 악플을 달지 않는다. 어차피 무료로 보는 마당에 악플을 달아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악플을 다는 대상이 작가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은 이득이 있다. 


‘내가 쓴 글이 더 낫고, 저 작가는 글을 못 쓰는 것 같은데 왜 내 소설보다 인기가 있지 이건 말도 안 돼,’


소위 뱀심이라고 보면 된다. 


무료 연재 사이트에서 악플을 단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라고 해 봤자, 연약한 초보 작가가 ‘글을 내리게 하는 행위’밖에 없다. 이 사람이 글을 포기함으로 인해, 그것을 즐기는 거다.


유료연재에서 다는 악플의 경우에는 대부분 ‘내가 이만큼 돈을 썼는데, 원하는 대로 흐르지 않거나 재미가 없다,’인 경우가 많다. 작가 개인의 도 넘는 악플은 위에서 언급한대로 최악의 경우 대처가 가능하다.


하지만 무료연재 사이트와 초보 작가들에게는 그런 안전망이 없다.

당신이 악플에 상처를 받아 글을 내리면, 악플을 단 지망생 작가는 ‘나보다 글을 못 쓴 경쟁 작가’를 제거한 셈이 된다. 작품을 내리게 하는 것을 즐기는 악플러는 ‘재미’를 얻게 된다.


그런데 경쟁 작가를 제거하고, 재미를 얻는다고 해서 악플러들이 그 이상으로 얻는 이득이 무엇이 있는가? 아무것도 없다.

거꾸로 악플러가 악플을 단다고 해서 초보 작가님의 소설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 있는가? 아무것도 없다.

그저 기분이가 좋고, 기분이가 나쁠 뿐이다. 


‘그 악플 때문에 출판사에서 컨텍이 안 오거나 독자들이 떠나가면 어떻게 해요?’


독자님들은 바보가 아니다. 그 악플이 있든 말든 재미있으면 보고, 출판사 편집자들은 그것이 악의적인 악플인지 아닌지 딱 보면 안다. 그리고 그것은 무료 연재에서 조회수와 컨텍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독자들은 그런 조잡한 악플에 기분이 나빠 할 뿐이지, 볼 사람은 본다. 거기서 작품을 내리면 악플러가 원하는대로 해 주는 것 뿐이다.


잘 쓰던 작품을 내리면 누구만 손해인가? 작가님만 손해다. 악플러는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는다. 그 악플이 여러개라면 정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초보 작가님들이 고민하는 악플은 한 두 개 정도가 다이다.

가끔 상담을 받으면 사실 상업 작가 기준에서는 악플 수준도 아닌 걸로 괴로워하기도 하신다. 예를 들어 ‘여자 주인공이 너무 개념이 없는 듯.’ 이렇게 달고 가신 덧글에 힘들어 한다.


저 말이 힘들 수도 있다는 말은 인정한다. 하지만 개념없게 느껴 질 수도 있다. 딱히 작품에 대해 비난을 하거나, 욕을 한 건 아니지 않는가. 저건 악플이 아니다. 그냥 불호에 가까운 개인적인 감상이고 평가다.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이름만 다 대면 아는 대박 작가님의 소설의 글도 안 맞는 사람은 있다. 그러니까 그냥 ‘취향이 아니다.’ 정도로만 넘어가면 된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드라마를 보고 누구 배우는 연기가 별로야, 혹은 누구 연예인은 얼굴이 어때, 춤이 어때, 이런 말을 한 번 정도는 해 본 적이 있을거다. 그런데 그렇게 말 하는 이야기 중에 전부 긍정적인 이야기만 한 사람은 없을거다.

한 번 정도는 ‘누구는 이래서 별로야.’라는 말을 했을거다. 당사자가 그 말을 들으면 상처를 받지 않을까? 


나는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했으면서, 왜 내 소설에 다른 사람이 좋은 말만 달아 줄 거라고 생각하는가? 이거야 말로 자의식 과잉이다.


웹소설 작가는 글로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글로 칭찬받는 직업이 아니라. 

초보 작가님들은 내가 좋은 평가만 받을 거라고 생각하고, 안 좋은 평가에 익숙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은 평가를 해 주기도 하지만, 냉정하게 비평을 하기도 한다. 왜 내가 가진 ‘의견’은 모든 사람이 공감 할 수 없다. 그런데 왜 내가 가진 의견을 모두가 공감해주길 바라는가?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누군가는 이 글을 보고 공감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상관없다. 다른 관점에서 다른 논리를 펼친다면 그것 또한 다른 작가가 가진 하나의 의견이고 글이기 때문이다.


또한 무료 연재에 악플이 달렸다면, 가장 좋은 복수는 이를 악물고 그 소설을 끝까지 쓰거나 출간을 해 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악플러는 화가 나도 아무 말도 못 할 것이다. 나는 너 보다 글을 잘 쓰는데, 내 글은 실패하고 저 글이 성공한 것에 배가 아플테니까. 그거야 말로 최대의 복수다.


불편한 덧글을 받으면 그냥 ‘세상엔 저런 의견을 가진 사람도 존재 할 수 있구나’ 정도로 넘어가고, 얼른 단걸 먹으면 된다. 


만약 그 댓글이 정말 악플이라면 거기에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머리를 싸매고 괴로워하고, 그 끝에 작품을 내리는 것이야 말로 악플러가 원하는 것이며 지는 거다.


잠깐 기분은 나쁘겠지만 그럴 땐 단걸 먹거나 좋아하는 걸 한 이후에 잊어버리면 된다. 


물론, 악의적인 SNS 악플이나, 정신 이상자들의 경우에는 별개의 문제다. 이건 다르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 여기서 말 하는 건 덧글 수준의 악플을 말 한다. 


악플을 대하는 자세는 ‘이 친구가 오늘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이 많이 났구나, 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구나?’ 정도로 넘어가자.


악플에 신경 쓸 에너지가 있다면 그 에너지를 다른 곳에 소모하지 말고 글을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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