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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Nov 08. 2024

08화 어떤 웹소설 강의가 좋은 강의일까요?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글은 우리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 과거에는 손으로 한 글자씩 써야 했던 글이 이젠 키보드로 타이핑을 조금만 하면 바로바로 나온다.


장르 소설은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대중화되진 않았다.

스마트폰이 발전함으로 인해 바야흐로 웹소설의 시대가 되었다. 누구나 웹소설을 읽고 쓸 수 있다. 그러면서 수많은 “웹소설 강의”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 중에 질이 나쁜 강의들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나는 열심히 강의하시는 분, 좋은 강의를 하시는 강사님도 많이 안다. 하지만 반대인 경우도 혹은 수강생을 돈으로 보는 강사나 업체도 많이 봤다.


첫째, 웹소설을 쓰면 월 1억은 번다.


이런 캐치프레이즈가 유행했고, 너도나도 웹소설 강의를 수강했다.


이 글은 내 강의를 들으라는 글이 아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돈 쓰기는 쉽지만, 돈 벌기는 어렵다. 돈이라는 건 결국은 ‘가치’와 교환하는 존재이다. 그 가치는 물질적일 수도 있고, 정신적일 수도 있다.


강의는 정신적인, 그리고 정보재다. 그리고 정보재는 안타깝게도 눈에 보이는 건 아니다. 최소한 웹소설이 관련된 강의를 들을 때, 어떤 강의가 좋은 강의인지 구분할 수 있고, 돈을 아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주고 싶다.

위에서 언급한 ‘월 1억은 번다.’라는 홍보 문구가 있는 강의는 깔끔하게 거르면 된다.


내가 늘 수강생들에게 한 번씩은 하는 말이 있다.


 “월 1억을 벌면 제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에게 강의하고 있을까요? 전 안 해요. 월 1억을 버는 방법을 알려 준다고요? 왜 알려줘야 하죠? 월 1억은 저만 벌거예요.”

이게 현실이다. 내가 월 1억을 번다면, 월 1억을 버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건 나만 알아야 한다. 남 좋은 걸 왜 다른 사람에게 알려 주는가?

웹소설뿐만이 아니라, 소위 강의팔이들이 어떻게 강의를 팔아먹는지 조금 파 본 적이 있었다. 웹소설 강의도 일부분 겹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월 1억을 벌었다면, 그건 소설로 월 1억을 번 게 아니라 강의로 월 1억을 번 거다. 그걸로 다시 월 1억을 벌었다고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그것의 반복이다.


둘째, 확정적으로 “출판사와의 계약, 플랫폼 프로모션 확정”을 내 거는 강사나 강의이다. 단, 플랫폼과 출판사에서 하는 강의는 예외다.


기성작가도 못 들어가는 삼다무를 지들이 뭔데 신인 작가에게 확정적으로 보장해 준다고 한단 말인가? 이런 거 없다.


나도 그런 강의가 있으면 듣고 싶다.


셋째, 강사의 언행이다.


나는 웹소설 작가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그중 판타지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했고, 수많은 글 중 웹소설 작가가 되었다.


글은 다 같은 글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글을 다 같은 글이라 착각한다. 서양화와 웹툰이 같은 그림인가? 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다른 그림이라 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웹소설’과 ‘문학’을 같은 선상에 놓고 취급한다.


혹은 드라마 시나리오와 웹소설도 같은 부류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왜? 다 글이니까. 나한테 드라마 시나리오, 혹은 문학, 웹툰 줄거리 작가 수업을 해 줄 수 있냐는 제안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물론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동일하겠지만, 이것들은 하나하나 작법이 다르다. 그리고 내가 드라마 시나리오를 내 본 적이 있나, 문학계를 아는가, 웹툰 시나리오를 써 본 적이 있나, 모른다. 그럼 강의할 자격이 있나? 없다.


다음에 저런 것들을 한다면, 그야 그때는 내 능력이 향상된다면 가능하겠지만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가르치는 것은 명백하게 ‘사기.’다.


문학 소설가가 되고 싶어요.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어요. 하면서 웹소설 수업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다. 축하한다, 당신은 영업을 당한 거다.


나는놓고 말한다. 전 드라마 시나리오도 못 쓰고요, 문학도 못 씁니다. 제가 할 줄 아는 건 웹소설뿐이라고. 웹소설 작가가 되는 길, 웹소설로서의 글은 봐 줄 수 있지만 문학은 봐 줄 수 없다고.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으면 드라마 시나리오 아카데미를 가시고요. 문학 작가가 되고 싶으면 문창과를 가시고, 웹툰 스토리 작가가 되고 싶으면 관련 수업을 들으세요. 다 다른 글입니다.


강사가 웹소설도 내고, 웹툰 스토리 작가도 하고, 드라마 시나리오도 낸 사람이라면 강의를 해도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본인이 그런 쪽으로 작품을 낸 적도 없으면서 강의하는 경우를 말한다. 심지어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님에게 웹소설을 배우는 사람도 봤다.


설령 그 드라마 시나리오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해도 웹소설 쪽에서는 수강생에게 잘못된 정보를 가르치는 거다. 다 가능하다가 아니라 가급적 한 분야에 전문가에게 배우자.

 

네 번째, 잘 파는 강사가 잘 가르키는 강사가 아니다.


웹소설 강의를 듣는 목적은 결국 소위 말 하는 대박 작가들처럼 되기 위함이다. 대박작가의 기준은 뭔가? 결국은 돈이다. 그럼 이재용의 강의를 들으면 당신도 이재용이 될 수 있는가? 되겠냐고.


그건 네가 글을 못 팔고 강의를 해서 그렇지 않냐? 핑계 아닌가? 라고 말 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 하자면 나도 소위 말 하는 대박 작품은 없다. 하지만 거꾸로 그래서 더 신인 작가님들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기도 하다.


밑바닥에서 아등바등 올라온 사람이니까.

내 첫 연재 작품의 수익은 월 10만원이었고, 그렇게 2년을 연재했다.


그리고 대박작을 내면 나도 강의 안 할거다. 네가 뭔데 그런 말을 하냐? 라말 한다면 나도 자기자랑 조금 해서 나는 유료 연재 시장에 진입한 이래 단 한 번도 작품을 버린 적이 없고, 장르 불문 모든 플랫폼의 유료 연재 심사에 떨어진 적이 없다. 대박은 못 쳐도 적어도 유료 연재 심사를 통과할 만한 수준은 된다고 자 할 수 있다.

요점은 내가 내 글을 잘 쓰는 것과 남의 글을 잘 봐주는 건 전혀 다른 영역의 문제다. 이것 또한 제대로 된 교육과 강사로서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잘 파시는 작가님이 이런 마인드가 있으면 그거야 말로 베스트다. 하지만 아닌 경우들도 더러 있다. ‘난 이렇게 해서 잘 됐는데 왜 못해?’ 혹은 수강생들에게 냉혹하게 막말을 퍼 붓는 강사가 과연 옳은 강사일까.


나는 덧샘 뺄샘도 못하는데, 대학생이 와서 미적분을 수업하면서 ‘덧샘 뺄샘도 못하는 애가 왜 수학을 배우려고 해? 때려쳐?’라고 하는건 신인작가님들의 기를 꺾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리고 강의를 듣는 수강생분들도 잘 생각해 보셔야 할게 있다. 강사의 대박 작품에서 나오는 수익이 내 돈인가? 강사가 얼마 버는지가 당신의 작품에 중요한가? 아니다. 수강생에게 중요 한 건 ‘얼마나 강의시간에 내 작품을 잘 봐주고 신경써주는 강사.’이지, 강사의 매출이 아니다. 수강생들에게 늘 말 한다. “작가님들 제 작품 수익 관심없으시잖아요. 제가 무슨 소설 쓰시는지 관심없으시잖아요.” 근데 이게 맞다. 수강생들은 강사가 뭘 써서 얼마를 벌었는지가 아니라, 내가 돈을 냈으니까 나에게 얼마나 성실하게 해 주고 무엇을 주는가를 봐야 한다.


다섯째, 확정적으로 (___) 해 줄게 따위는 없다.


단, 플랫폼과 출판사에서 직접적으로 하는 강의(아카데미)는 제외한다.


이걸 제외하고 ‘내 수업을 들으면 무조건 기무는 갈 수 있어.’ 말도 안 된다. 강사가 무슨 힘이 있어서 출판사에 계약시키고, 플랫폼에 심사를 통과 시켜주나? 내 작품 하나 통과시키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확정적으로 (__) 할 방법이 있으면 내가 하지 다른 사람 알려 줄 생각은 조금도 없다.


마지막으로 이건 온라인 강의를 수강할 때 팁이다. 온라인 강의 같은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시간 또는 계절과 (트랜드 등) 것들을 배제 한다. 그러니까 찍을 때부터 정말 변하지 않는 보편적인 이야기만 하게끔 유도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게 요구한다.)


웹소설은 트랜드가 빨리 변한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는 계속 팔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최대 3년이 지난 온라인 강의는 그렇게 추천하지 않는다.


여섯째, 강사의 ‘출간’이력 보기.


여기서 말 하는 출간 이력은 얼마를 벌었다, 이런 자랑 같은게 아니다. 최소한의 유료연재 커트라인, 그리고 이 사람이 현재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지 정도를 파악 할 수 있는지면 충분하다.


예를 들어 마지막으로 출간한지 10년이 지난 작가가 웹소설 강의를 한다. 그러면 과연 그게 웹소설 트랜드에 맞을지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판타지만 출간한 강사에게 로맨스를 물어 보면 기초적인 글쓰기는 알려 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딥한 스킬을 알려 주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니까 내가 쓰고 싶은 장르가 있으면, 그 장르를 출간한 강사에게 가서 배우는게 좋다.


강의를 볼 때는 반드시 ‘강의 목적에 맞는 이력’을 강사가 가지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 예를 들어 문학 출간 이력을 가지고 있는 강사는 문학 강의에는 적합하고, 전문가이지만, 웹소설 강의에는 전문가가 아니다. 거꾸로도 마찬가지다.


문학도 쓰고, 웹소설을 쓴 사람이 웹소설 강의를 하는 거면 그건 베스트다.


마지막으로 웹소설 혹은 강의는 무조건 나쁜 건가요?


나쁘지 않다. 정확하게 말 하자면 ‘강의’라는 건 돈으로 강사의 시간과 노하우를 사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기왕이면 좋은 강사에게 들어서 빨리 시간을 단축시키고 정보를 얻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니 꼼꼼하게 따져서 좋은 강의를 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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