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나이가 제법 찬(?) 싱글, 미혼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자주 들을 질문이다. 나 역시 남부럽지 않을 만큼 이 질문을 받아왔다.
주로
“어우 얼굴 좋아졌다~ 무슨 좋은 소식 있나봐?”
“점점 예뻐지는데 좋은 소식 없어?
와 같이 칭찬+질문의 구조로 쓰이는데
“...중략... 좋은 소식 없어?”
와 같은 형태로도 자주 쓰인다. 이 경우 ‘그런데, 한편, 각설, anyway’ 등을 대신한다. 모든 화제를 돌릴 수 있는 마법의 질문.
어떤 사례로 쓰였든 그 질문을 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하다. 눈과 입가에는 은근한 장난이 서린 웃음을 머금고, 귀를 쫑긋 세우고 몸은 살짝 내게로 기울인채로 대답을 기다린다.
‘그치? 뭐 있지? 내 촉이 맞지?’
1. 아니오… 없어요…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그들에게 전할 소식이 없을 때 나는 얼마나 곤란했던가.
좋은 소식을 못 전하는 안타까움, 질문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민망함, 지난번과 같은 대답이 주는 씁쓸함 등등이 내 표정에 달라 붙었다. 질문한 사람이 혹 무안해 지지 않도록 흡사 잘못을 고백하는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아니오… 없어요…”
그 대답을 들으면 누군가는 같이 조심스러워지고, 누군가는 걱정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했다.
2. 응! 없어!
한 번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역시나) 물었다.
“뭐 좋은 소식 없어?”
갑자기 ‘좋은 소식이 좀 없으면 어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글생글 웃으면서 한 톤 높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없어!”
조금만 집중력이 흐트러졌어도 “응! 있어!” 라고 대답했다고 믿을 수 밖에 없는 확신에 찬 대답이었다. 아니면 “너 변비 없어?” 라고 물어봤었나 싶을 대답.
친구는 잠깐 멈칫 했고, 우리는 곧 다른 이야기로 옮겨 갔다.
3. 있어요!
어느날 문득 다음에 누가 '좋은 소식'을 묻거든 꼭 '있다'고 대답하고 싶어졌다. 얼마 후 몇 년 만에 이전 직장의 이사님을 만났다. 이직할 때 레퍼런스 체크를 도와주셔서 꼭 식사를 대접하고 싶었는데 자꾸만 엇갈리다 모처럼 만난 자리었다.
“좋은 소식 없니?”
마침내 기다렸던 순간이 왔다.
“오! 있어요!”
“그래?”
내 다음 말을 기다리는 이사님의 눈이 커다래졌다.
“제가 건강하고, 굉장히 행복하다는 소식 전해드립니다.”
이사님은 내 좋은 소식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셨다.
4. The Good News
사람들이 묻는 좋은 소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도 알고 나도 안다. 그 질문에 악의가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며 심지어 많은 경우 “잘 지내?”, “별일 없어?” 같은 안부확인용으로 쓰인다. 아는데도 이제 나는 이 질문이 지루하다. 그래서 다음에 누군가가 “좋은 소식 없어?” 하고 묻거든 좋은 소식 중의 좋은 소식을 전할 생각이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요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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