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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ㄱㄸㄸ Jul 12. 2024

노산맘의 내 맘대로 육아 2

남의 시선에서 벗어나 육아하기



 육아란 혼자만의 생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면 아이는 나 혼자 낳는 것이 아니다. 남편과 공동의 책임으로 아이를 키우기 때문에 육아공동책임자인 남편의 의견은 내 의견만큼이나 중요하다. 또 인간사와 함께하며 잘 쌓인 질 좋은 육아데이터들은 갈피 잡기 힘든 육아의 길을 좀 더 수월하게 만들어준다. 그렇기에 적절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함께 육아는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아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줏대‘.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들으며 갈팡질팡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도 나도 남편도 모두 멘붕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줏대를 가지고 누가 뭐라 해도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육아영역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나와 남편은 아이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의 밥을 모두 먹지 않으면(가끔 봐줘서 80퍼센트? 정도의 양을 섭취하지 않으면) 그날 모든 간식을 금한다. 하원길에 자기 카시트에 앉아서 간식을 먹으며 쫑알거리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라 간식을 금한 날 시무룩해하는 표정에 마음이 약해지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친정엄마는 말할 것도 없고 시어머니도 이 영역은 침범할 수 없다.


이런 흔들리지 않는 육아 영역은 남편과 합의를 통해 도출해 낸 결과물들로 우리는 이 영역에 꽤나 만족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영역도 흔들리는 경우가 있으니… 바로 다른 사람들의 눈치가 보일 때다.


우리 부부는 합의한 방법이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가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도 가끔은 눈치가 보인다. 딸아이가 배고프다고 울기라도 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진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두 번 다시 볼까 말까 한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단호하게 지켜온 육아 방식에 예외를 둘 수는 없다. 누가 뭐라고 생각하건 나는 단호하게 간식을 주지 않는 이유를 말해주고 아이의 애처로운 시선을 외면해야 한다. 그 누구도 나에게 ‘어머, 너무 가혹한 엄마네요.’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다만 필요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가혹한 훈육에 따라다니는 미안함에 있지도 않은 다른 사람들의 비판의 시선을 만들어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은 나도 그렇다.


아이를 훈육하는 엄마들을 바라보며 비판의 시선을 보내는 경우보다는 ‘어이구 엄마 힘들겠다’라며 감정이입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가끔은 존경심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른 엄마들도 크게 다를 리 없지 않겠는가.


비판의 시선이 존재하건 아니건 남의 시선을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 이건 육아의 모든 영역에 공통이다.


누구는 방학이라 어디를 간다더라, 누구네는 이번에 아이에게 뭐를 사줬다더라, 어떤 교육을 시켰다더라.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내가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누구도 나를 비판하지 않는다. 혼자만의 해석으로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느라 모든 것을 따라 하려다 보면 정작 가장 중요한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한 시간을 놓치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배운 많은 것들 중 가장 좋은 교훈 중 하나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나를 갉아먹기보다는 나의 내면의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고 내가 행복한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자는 것.


 여하튼 나는 이번 아이의 방학 때는 아무 데도 놀러 가지 않기로 했다. 아이의 세돌을 기념하기 위한 여행은 이미 다녀왔다. 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7말 8초 기간은 모든 비용이 비싸지고, 또 굳이 바득바득 가족들 모두의 시간을 억지로 갈아 넣어 여행을 가기엔 내가 너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아서다. 아이가 좋아하는 다양한 일정들을 잡아두었고, 엄마는 즐겁게 놀아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체력만 비축하고 있다.


누군가는 또 나에게 이야기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아이들 방학기간에 어디 어디를 여행 다녀왔어요. 어쩌고 저쩌고. 그럼 그냥 웃으며 이야기를 들을 생각이다. 판단배제. 자랑하고 싶어 하는 게 그 사람의 의도하면 기꺼이 부러워해줄 것이고, 힘들었다 투정을 부릴 심산이라면 기꺼이 위로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우리 가족들의 템포에 맞추어 우리가 좋아하는 일들을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여행 계획을 짤 것이다.


굳이 뭘 따라 하지 않아도 된다.

나만의 템포로 내가 좋아하는 일들만 해도 좋다.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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