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실패 일기 27화

평일엔 공공기관 직장인, 퇴근 후엔 취준생

1월, 달렸던 시간의 끝에서

by 민써니

퇴근 후에도 성장하는 삶


1월은 숨 가쁘게 달린 시간이었던 것 같다.

크게 아팠지만 굴하지 않고 공부해 자격증 필기 시험에 합격했고, 장학금을 받았으며, 5년간 바라던 기관의 인턴십에도 합격했다.


하지만 모든 순간을 전력질주하면 쉽게 지쳐버리듯이 2월은 조금 천천히 걸으며, 나를 돌아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평일에는 외교부산하 공공기관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이지만,

주말과 퇴근 이후의 삶은 취준생인 나의 2월 이중생활을 회고하며 나의 자기계발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한다.


평일엔 외교부 산하 기관으로 출근, 주말엔 취준생


나는 평일엔 외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지만,
퇴근 후와 주말에는 여전히 자기계발을 멈출 수 없는 취준생이다.

그래서인지 처음 정규 출근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마주한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스타트업이나 호텔에서 인턴을 해본 경험이 있지만,
지금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처럼 대규모 공공기관에서의 사회생활은 또 다른 차원의 적응이 필요되는 것 같다.


모두가 친절하고 협력적이지만, 상사는 결국 초·중·고등학교 시절의 담임선생님과는 다르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서 서로가 불편하지 않게 선을 지키면서도 함께 하는 법을 배워가는 중인 것 같다.


이번 달에 배운 교훈을 꼽자면, 첫째는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자!'이다.

규칙같이 엄격하게 딱 "이건 안돼요" 라고 되어있는 것들은 무조건 지키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조심해주세요' 라는 말은 약간 가볍게 생각해왔던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러던 중 이번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배웠다.

'조심해 주세요' = '하지 마!의 정중한 ver.' 이라는것을. (웃음)


둘째,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


사실 어렸을 적 부터 우리 부모님이 내게 많이 하셨던 말씀 중 하나 가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야!' 였다.

사실 그 말이 공부할 때는 그닥 와닿지 않았는데 원하던 직장에서 일을 해보니 뼈로 와닿는 느낌을 받았다.


일례로 나는 항상 30~40분씩 일찍 출근해서 결원 인원을 체크하고 미리 좌석을 확인해둔다.

인턴들이 하는 업무는 딱 정의해서 말할 수 없지만 사무실에 오는 전화도 받게 되는데 첫 주차에 한 전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일찍 와서 미리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은 대비하려고 한다.


덕분에 2주차에 전화 업무는 아주 수월하게 잘 해냈고, 기존 실수를 반복하지 않은 것을 넘어 더 어려운 전화 돌려드리기도 성공했다!


사회생활에서 '처음이라서'라는 말은 정말 처음에만 통할 뿐, 계속해서 변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니까 실수를 줄이고 정말 말 그래도 프로패셔널(professional)함을 갖추기 위한 준비 시기를 이번 인턴경험을 통해 가지면서 사회인으로서 발돋움하고 싶다.


셋째로 초보/신입/인턴이 열정 과다, 실력부족 등의 이유로 실수를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사실 나는 출근 일주일만에 바로 블로그에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를 올렸다는 이유로 주의를 받았다.

사실 처음에는 '그동안에 다른 인턴분들 올린 글 보고 나도 이렇게 올린거고, 내가 자세한 이야기를 올린것도 아니고. 애사심에 올린 글인데. 그리고 실제로 많은 분들이 해당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 알게 되어 너무 좋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줬는데 왜 그러지?' 하는 의문도 가졌었다.


그런데 지금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보니 충분히 실원분들께서는 불편하거나 걱정이 되실만한 나의 실수였고, 내가 해당 기관에서 이것저것을 폭 넓게 경험할 수 있지만 책임은 덜 져도 되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열정이 앞서 조금 부주의했던 포인트도 있는 거 같다.


그래서 사실 기도 많이 죽고 생각과는 다른 회사생활에 많이 힘들기도 했다.


그런데 또 나를 아껴주는 언니, 친구들, 사회생활 선배들이랑 이야기하다보니


'앞으로 안하면 되는거고, 회사 생활과 나의 개인 시간은 완전히 분리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그래야 너가 안 힘들어' 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처럼 사회 초년생인 사람들에게도 내가 들었던 '잘하고 있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2월 회고겸 쓰는 글이니 사회초년생 직장인이 아닌 취준생으로서의 2월에 대해 기록해보며 마무리하려한다.


퇴근 후에도 성장하는 삶


일을 하니까 평소에 비하면 독서시간, 공부시간, 운동시간, 글 쓸 시간 다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와중에도 조금씩이라도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결국 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2월달이었다.

✅ 출퇴근길에는 노래만 듣는 대신 역사 오디오북 듣기


: 책은 읽어야겠는데 따로 시간 내기는 어렵고. 집중해서 읽기엔 출퇴근 시간에 뭔가 에너지를 아끼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평소 결제해서 쓰는 밀리의 서재에 들어가 간단하게 들으면서 약간의 인싸이트나 지식도 얻을 수 있는 세계사 책을 찾았다.


나는 한국사보다는 세계사를 더 좋아해서 택했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놀랐다.

그냥 읽기엔 지루한 텍스트들은 이렇게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아이폰 무료 기본 앱의 팟캐스트 앱이나 갤럭시 '팟빵' 앱을 다운받으면 거기서도 많은 역사.영어.시사.경제 등의 팟캐스트들도 무료로 들을 수 있으니 방법은 많다!


✅ 운동은 '최소 주 2회'만 지키자는 목표로 예약부터 잡아두기


: 운동을 해야 하지만 나가기 귀찮고, 그렇다고 홈트를 하자니 안 하게 된다

내가 딱 그런 감정을 느끼는 편이기에 나는 주로 예약제로 운영되는 운동의 경우 무조건 미리 예약을 잡아놓는다. 그래서 출근 2주차쯤 되니까 그래도 좀 적응이 된 것 같아서 평소 하던 주 3회 필라테스를 주 2회 필라테스로 1회 정도 줄여서 예약을 잡아놓았다.


3회에서 2회로 줄이니까 아무래도 체력적 부담도 줄어들고 이것마저도 취소하는건 아닌 것 같아서 최소한의 나만의 목표를 어떻게든 지키려고 하다보니 결국 나가게 되더라!ㅎㅎ


✅매일 플래너 겸 일기 쓰고, 그걸 바탕으로 주말에 몰아서 글 정리


: 나는 다이어리, 플래너, 일기를 따로 나눠서 쓰기보다는 그냥 내가 편한 플래너 혹은 다이어리를 찾아서 한 장소에 최대한 다 쓰려고 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예 맘에 드는 플래너를 구매해서 하루 종일 해야할 힐, 할 일 등을 적고, 우선순위를 정한다.


그리고 형광펜으로 종류를 구분짓고 (ex. 핑크 = 일, 초록 = ODA 공부, 민트 = 컴활 등등...) 달성 여부를 O,X정도로 정해서 옆에 적는다. 달성 %, 걸린 시간 등은 그냥 자유롭게 내가 보기 좋게 적고 마지막란에 코멘트를 적으면서 하루에 대해 회고를 남기기도 하고 일기느낌으로 자유롭게 이것저것을 적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주말에 자격증 실기 학원 끝나고 저녁때쯤 집 오면 브런치/블로그 글들을 미리 적고 예약 발행을 해놓는다.


당연히 처음에는 일을 하니까 글을 못 적을 줄 알았는데, 조금만 시간을 내면 또 가능해지더라.


✅ 공부는 한 달 목표치를 정해놓고, 변수가 생겨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다.


: 노션 (Notion)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나는 월간 계획을 정하는 편이다.

중간에 바뀌더라도 쉽게 지우거나 수정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기도 편하고. 여러모로 나는 좋아한다.


노션을 플래너화할 만큼의 기술이 없다면 인터넷에 무로 템플릿 나눔도 많으니까 활용하려면 방법이야 많다.

나는 거기에 최소한의 월간 계획과 월마다의 주요 이벤트들을 적는다.


최소한의 계획을 적으니 재미있게도 악착같이 그것을 지키려고 하게 되더라.


그렇게 한 달이 지나니,
이전보다 시간을 더 잘 활용하는 내가 되어 있었다.


물론 아직도 사회 초년생으로써 배울점도 많고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러한 과정이 쌓여서 더 나은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는 요즘이다.


처음이니까 실수도 하고, 예상과 다른 순간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그 과정에서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때로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한 걸음씩 나아가 보자. 퇴근 후에도 성장하는 우리, 충분히 잘하고 있다!


keyword
이전 26화"나는 평일엔 공기업 인턴, 주말엔 취업 준비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