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다려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초조한 사람이었던 나에게

by 민써니

Take it. Now or Never.



사랑은 뭘까? 사람 사이의 신뢰와 관계는 또 뭘까? 가끔은 궁금하다.

실체도 없는 그것들이 어떻게 우리를 이렇게 쉽게 울리고, 웃기고, 좌절하게 만들까?

참 신기한 노릇이다.

그리고 그 실체 없는 감정은 또다시 나를 흔들었다. 아주 조용하게, 느닷없이


"써니님, 소개팅 해보실래요?"


솔직히 연애는 생각도 안 하고 지낸 지 꽤 됐다. 마지막 이별은 2024년 4월.

그때의 상처는,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지?’라는 질문만 남긴 채 오랫동안 내 마음 한쪽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 사람을 완전히 잊은 건 아니지만 이제는 그때처럼 밤마다 울지는 않는다. 사실 그보다 더 망가졌던 ‘내 모습’에 마음이 더 아팠던 것 같다.


그래서 지난 몇 달간은 그런 나를 다시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런데 상처가 겨우 아물어가던 그 순간, 이런 제안이 들어오다니! 게다가 인생 첫 소개팅이라니!

놀랍고, 당황스럽고, 심장이 두근거린 이유는 사실 설렘보다도 내 안의 ‘조급함’ 때문이었다.


나는 원래 진심을 빠르게 주는 사람이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늘 감정을 급하게 꺼내고, 그만큼 자주 다쳤다.

그런데 문득 깨달았다.


나는 사랑뿐 아니라 대부분의 관계에서 늘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움직이고 있었단 걸.

친구에게, 나를 위로해준 사람에게 늘 ‘이 순간에 다 전해야 해.’ 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렇게 모든 애정을 ‘그때 다’ 꺼내놓고 상대의 반응이 애매하면 “아, 내가 또 너무 벅찼나 보다...” 하고 혼자 작아졌던 순간들이 있었다.



추구미가 신민아

그런 나에게 아주 사소한 변화가 생긴 건 어느 날 유튜브에서 신민아님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였다.

말이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은 잔잔하고 차분한 그 말투가 괜히 마음을 울렸다.


“나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시작했다. 천천히 말하는 연습.

10초 만에 하던 말을 30초에 나눠서 하고 중간에 숨 한 번 고르고.
그것뿐인데도 마음이 조금씩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그 여유 안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저 감정이 강해서 서두른 게 아니라 불안해서 서두른 거였구나


그래서 지금의 나는 오히려 사랑을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됐다, 진짜 사랑은 '증명'이 아니라 '공명'이었다.

지금 아니면 안 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타이밍을 기다려줄 수 있는 관계가 진짜라고.


그래서 이제는 불안해서 서두르지 않고 내 감정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Take it. Now.’를 선택하려 한다.

그게 ‘Now or Never’가 아니라 ‘Now or Later’가 되기를 바라면서.



“나는 기대하지 않아도 충분히 반짝이고,

나는 조급하지 않아도 매력적이며,

나는 상대의 반응보다 나의 진심이 더 빛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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