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원 생활 일주일차.
마사지를 추가하지도, 조리원 교육을 쫓아다니지도 않는 나는 방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집에는 없는 대형 티브이로 매일매일 육아 유튜브를 보며 내가 얼마나 출산과 육아에 대해 무지했는지 철저하게 깨닫는 중이다.
삐뽀삐뽀 소아과를 보며 24시간 모자동실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고 나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조리원에서 일주일을 지내는 동안 조리원 문화에 대해 약간의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산모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며 하루 세끼 진수성찬과 하루 세 번 맛있는 간식을 대접받는다. 복도에 있는 빨래 바구니에 빨래를 넣어두면 오후에 곱게 개어져 방으로 돌아온다. 속옷은 빨래망에 넣어 빨래바구니에 넣어두는데, 첫날 속옷이 하나씩 개어져서 배달(?) 온 것을 보고 기분이 이상했다. 속옷까지 개어주다니... 어딘가 불편한 그 기분은 며칠 지나니 아무렇지 않아 졌다. 살면서 이런 대접을 받아본 적이 있었던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해 보니 임산부는 너무나 대접받아 마땅하다. 열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뱃속에 생명을 담고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된 일인지, 그 기간 동안 일어나는 몸과 마음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결코 쉽지 않다. 출산은 또 어떤가. 자연분만의 고통, 제왕절개는 해보지 않았지만 개복을 거치는 엄청나게 큰 수술이다. 출산의 부산물인 몸의 변화는 마음도 정신도 울적하게 만든다. 나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변화시키며 새로운 생명을 세상에 배출시키는 것. 이보다 더 숭고하고 가치 있는 일이 또 있을까 싶을 만큼, 결국 혼자 오롯이 모든 과정을 다 이겨내야만 하는 만큼 산모는 대접받아 마땅하다.
동시에 출산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 국가의 다수의 여성이 겪어내는 보편적인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게 힘들고 특별한 과정을 누구나 언제나 어디에서나 해낸다. 그런데 출산 후 이렇게 큰돈을 쓰며 호사를 누리는(?) 문화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니, 너무 유난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졌다. 산모의 회복을 위한 이 시스템이 출산의 특수성은 지켜주나 보편성을 훼손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