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저녁의 단상
눈부시게 붉은 석양을 만난
교토 청수사의 뒤안길에서
문득!
내 삶을 스쳐 간
고독한 소수의 사람을 떠올려 본다
그들은 늘 뜨겁고, 그리고 고독했다
뜨거웠기 때문에 고독했다
조금만 덜 뜨거웠다면
조금 더 쉽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조금 더 편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어리석다고
바보 같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삶의 가장 뜨거운 순간마다
그들의 뒷모습이 떠오르는 이유가
그 잔상이 눈을 감아도 뇌리에 남아서
하고많은 날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유를
잊을 수 없는 그 잔상이
가슴에 불을 하고많은 날 지펴대니
오늘도 연탄재 하나를 가슴에 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