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오전의 단상
20대의 마지막 가을
계란 한 판을 한 달 앞두고,
조용히 20대를 정리하는 로컬 미술관 산책
그렇게 우연히 찾았다가
인생 미술관이 되어버린
솔거 미술관
20대에 굳게 믿었던 엄청난 착각이 있다
뛸 만큼 뛰고 나면
서른 즈음엔,
몸에 에너지가 좀 빠질 거란 착각
태울만큼 태우고 나면
서른 즈음엔,
가슴 안에 열정도 연탄재가 될 거란 착각
서른 즈음엔, 철이 좀 들 거란 착각
그러나 서른을 한 달 앞둔 지금도
여전히 이 고무된 풍경 안에 홀로 걸어가고 있는 나
이 풍경 안에서
유일하게 쉬지 않고 흐르는 것은 강물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찬란한 헤세드와 함께
나의 사람들은 모두
오늘도 ‘걸어가는 사람’이었다
어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져 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