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쿼카의 하루 Feb 09. 2024

전문가를 신뢰할 것

수험생활의 전문가는 모니터 안에 있다

  나는 수험생활을 겪어내기 위한 마음가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가에 대한 신뢰' 생각다. 수험생이 준비하는 시험에 대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고, 직접적인 경험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수험생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 도움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크고 결정적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일을 초행길을 운전하는 일과 비교해보라. 내가 가진 것은 참고하기 어려운 옛날식 종이 지도 한 장 뿐이라고 가정하자. 한 번이라도 제대로 길을 찾아갔던 사람이 조수석에 타고 있다면 다른 도구의 도움 없이도 올바른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데이터가 방대하거나 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그런데 길에 대한 데이터와 전문적인 지식이 차고 넘치고, 실시간 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도 가지고 있는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이야기는 다른 차원이지만, 내려야 하는 답은 똑같다. 우리는 신속하게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전적으로 네비게이션을 믿고 의지해야 한다. 수험생활을 하며 네비게이션의 역할을 하는 존재가 바로, 멘토, 학원 선생님, 인강 선생님 등이다.


  하지만 이 비유는 잘못됐다. 비유의 취지는 말을 더 보탤 것 없이 올바르지만, 고작 네비게이션 정도로 멘토와 선생님의 중요성을 견줄 수는 없는 것이다. 차라리 시각장애인이 마라톤에 나가는 것과 비교하면 더 엇비슷할 지도 모른다. 마라톤 경기에 나가보면, 눈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의 손을 잡고 길잡이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 손이나 끈을 잡고, 길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은 옆에서 시각장애인분과 같이 뛰며 마라톤 완주를 도와준다. 사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도 아무의 도움 없이 뛸 수는 있다. 그러나 상당히 위험하고 기록도 나오지 않아서, 왜 굳이 저러는 건지 사람들의 의문을 살지도 모른다. 나는 똑같은 의문을 인터넷 강의, 학원 강의, 멘토링을 활용하지 않고 혼자 수험서와 오랜 시간 씨름하며 '독학'하는 사람에게 품는 사람이다. (시각장애인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다)


   멘토링이나 학원에 등록하는 것이 어렵다면, 꼭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서 나와 맞는 선생님을 잘 고른 뒤, 그 선생님을 마치 내 손을 잡고 함께 뛰는 길잡이라고 생각하라. 그리고 끝까지 손을 놓지 않고 수험생활을 완주해보자. 선생님들을 장사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순간에는(혹은 보이지 않는 손을 잡고 있는 순간에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절대 그것을 놓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전 02화 네 마리의 괴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