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라는 세계
지금까지 나는 세 곳의 학원에서 기타를 배운 경험이 있다. 심지어는 성인이 돼서 동네 아저씨가 운영하는 허름하고 조그만 취미 교실같은 학원에 다닌 적도 있다.(원장님이 부업으로 학원 앞에 좌판을 벌이고 구두를 팔았다…) 또한 두 명의 기타 선생님에게 각각 개인 레슨을 받았었다. (개인 레슨은 숨고 어플을 이용했다) 기타 실력이 어지간한가보다 싶겠지만,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듯, 나도 레슨만 많이 받아보았다. 실제로 나의 커리어상 그만큼 기타 입문자 혹은 초보자에게 학원과 독학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해 줄 수 있다고 자신한다.
…사실은, 가장 오랫동안 다닌 레슨은 1년정도 되었고, 나머지 선생님들에게는 각각 1달, 2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서 누군가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을 잡는다고 말한다면, 할말이 없지만… 시작해보겠다.
우선 통기타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쿼카 본인이 독학으로 할 수 있었던 것과 학원에서 처음 배웠던 것, 그리고 학원에 가서야 비로소 배울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나열하겠다.
학원에서 처음 : 각종 코드를 잡는 법(C, D, …, A, B), F코드를 비롯한 바레코드 잡는 법, 코드 전환 훈련, 아르페지오 주법, 스트로크 주법과 리듬, 쓰리핑거 등
독학 : 코타로 오시오의 연주곡(황혼, 바람의 시, 파이트 등), 마사아키 키시베의 연주곡(smoker, time travel 등), 코타시브, 팜뮤트, 어택뮤트를 비롯한 테크닉
다시 학원 : 같은 코드 변형해서 잡는 법, 세븐코드의 종류와 잡는 법
결국 기타는 어디서 배우느냐보다, 어떤 감각을 어떻게 익히느냐의 문제였다. 복잡한 말이지만 사실 단순하다. 기타를 처음 배운다는 건 '손가락이 닿는 감각'을 익히는 것이다. 학원에 가서 기타를 처음 잡아보면 제일 먼저 코드를 잡는 방법과 기본적인 오른손 주법들, 그리고 리듬을 배운다. 기타가 처음이니만큼, 낯설고 막막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고 나서야 비로소 눈이 뜨이고 감이 잡힌다. 그래서 1~3달 정도 열심히 배우면 간단한 가요에 맞춰 반주를 할 수 있게 되고, (교회에 다닌다면) 찬양을 부를 때 기타 반주를 곁들일 수 있다.
독학은 나무의 줄기라고 한다면, 그 위에 돋아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때부터 푹 빠진 핑거스타일을 파고들어서 연습했다. 핑거스타일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코타로 오시오상의 여러 대표곡들을 섭렵하고, 갈고 닦았다.
악기를 배운다는 건 늘 그렇듯,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다시 기타를 더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서 방문했던 실용음악학원에서는 그보다 더 심화된 것들을 배웠다. 코드에 대해 더 깊숙이 들어가서 세븐코드에 대해서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 나인코드, 서스포코드 등과 같은 코드를 배우고, 여러 위치에서 변형해서 잡는 법도 배운다. 솔직히 너무 심화 버전이라서 이런 것들을 배워도 언젠가 써먹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생각될 정도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전공 수준의 악기 지식에는 관심이 생기지 않았다. 대신 여기서 일렉기타로 넘어갔는데, 일렉기타의 세계는 통기타보다도 더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취미로 악기 하나 정도 연주하고 싶은 사람이 실용음악과 전공 수준의 수업을 받는 건,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낭비일 수도 있다.
그 모든 시간들은 아직도 내가 기타를 잡기만 하면 되살아난다. 내가 학원을 알아보고, 학원에 성실히 다니고, 집에서 기타를 꺼내 연습한 그 모든 시간이 조금씩 쌓여 손끝의 감각과 청각을 예리하게 했다. 처음에는 기타를 잡고 손가락을 튕기는 그 모든 순간이 의미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어느 정도냐면, 스스로가 베짱이가 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시간들 모두가 연주자와 기타 사이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그 추억들이 결국 나의 세계가 기타라는 세계로까지 확장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 알게 된다. 기타라는 세계가,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깊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