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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의 향기, 빵 굽는 아내

아내의 빵

by 벼꽃농부

토요일 아침, 집 안 가득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부엌에서는 반죽을 치대는 소리, 오븐이 예열되는 소리, 그리고 아내의 경쾌한 손놀림이 어우러진다. 가끔 주말에 반복되는 풍경이지만, 그 속에는 아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담겨 있다. 빵을 굽는 시간은 아내에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선, 가장 순수한 기쁨의 순간이다.



아내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주말이면 틈틈이 빵을 굽는다. 고운 밀가루를 반죽하고 냉장고에 하루를 재워 숙성을 기다리는 시간, 틀에 부어 성형하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으로 토핑을 올려 오븐에 넣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이 손에 익었지만,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며 더 맛있고 건강한 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이번 주에는 견과류와 말린 과일을 넣어 식감과 영양을 살린 빵을 구웠다.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쫄깃한 식감과 퍼지는 풍미가 어찌나 훌륭하던지, 나는 농담 반 진심 반으로 “이 정도면 우리 동네 파리바게뜨에 무료 시제품으로 내놔도 되겠어.”라고 말했다. 아내는 웃으며 손을 내저었지만, 그 표정엔 은근한 뿌듯함이 묻어 있었다.



아내가 빵을 굽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느껴지는 기쁨은 무척 크다. 오래전에도 남다르게 커피를 좋아하던 아내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갓 구운 빵을 한 조각 베어 물 때,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그 모습이 좋아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가족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아내는 더욱 신이 난다.



“다음 주말에는 무슨 빵을 구울까?”

아내는 벌써 고민에 빠진다. 내 대답은 정해져 있다. “어떤 빵이든 당신이 만든 거라면 최고지.” 아내가 행복해하는 모습이야말로 우리 집에서 가장 따뜻한 주말의 향기다.




여보 고마워 행복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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