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는 일이 행복하면 얼마나 기쁠까. 요리, 설거지, 청소, 빨래 모든 종류의 집안일을 싫어한다. 내가 먹고, 입고, 어지럽힌 걸 정리하는 건데, 난 이 모든 행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건 몰라도 청소는 좋아지길 바라는데 쉽지 않다. 그런데도 깔끔떠는 성격이다. 손을 비롯해 내 입에 들어가는 것 모두 깨끗하길 바란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간 곳에서 직원 분이 위생장갑을 끼지 않은 손으로 콘에 아이스크림을 담아주면, 죄송하지만 콘은 먹지 않고 버린다. 자그마한 종이로 콘을 감싸고 있지만, 혹시 손이 닿았을지도 모르니… 그런데 주변 환경은 너저분하니 스트레스 받을 때가 더러 있다. 그런 날에는 벌떡 일어나 집안을 정리한다. 그러면 얼마간은 집이 깨끗하다.
집안일이라는 건 신기하게도 하면 티가 나는데, 안 하면 금세 티가 난다. 개수대에 놓인 설거지 거리 한 두개, 의자에 걸어둔 옷가지 몇 벌,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물건들이 집안일을 등한시한 것처럼 보인다. ‘치우자’ 라고 마음먹으면 금방인 것들. 마음먹는 게 쉽지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보면 더 하기 싫어진다. 집안일을 나를 돌보는 일과도 같은데 왜 그게 귀찮을까.
모든 집안일을 싫어하지만, 딱 하나 좋아하는 게 있다. 빨래개기. 햇볕에 바짝 말린 빨래를 걷어서 차곡차곡 개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까슬까슬한 빨래에 촉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섬유유연제 향을 맡다보면 어느새 빨래개기는 끝난다. 빨래처럼 내 마음도 반듯해진 기분이 든다.
‘어떻게 하면 빨래개기처럼 다른 집안일도 좋아하게 될까’ 어쩌면 난 집안일과 영영 평행선을 달리겠지만, 너저분한 집안을 말끔하기 치우는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