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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Apr 28. 2021

더 높은 기준

평균을 넘어 탁월함으로

  내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하나 있다. 


"네가 사람과 달리기를 해도 피곤하면, 어떻게 말과 달리기를 하겠느냐?"
(예레미야 12:5)


탁월함에 대한 동경이 늘 있었고, 그저 평타만 치는 것 같은 삶이 불만족스럽게 느껴졌다. 그 때 내 안에서 지금 보는 곳보다 더 높은 곳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나는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로 여기는 수준으로는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더욱 가치있고 숭고한 목표를 세우고 싶었고, 나 자신만의 유익이 아닌 더 큰 뜻을 품고 싶었다. 그리고 될 수만 있다면 사람들과의 경쟁을 피하고 싶었고, 경쟁보다는 나눔을 하고 싶었다. 그 과정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래서 경쟁이 많지 않은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 좋아보였다. 하지만 지금 생각에는 레드오션이라는 경쟁을 뚫어 본 사람이 블루오션도 찾는 것 같다. 실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 정리가 되고 평화가 찾아온다. 


  환경과 관련된 연구를 하면서 이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환경분야의 규제들이 현실을 반영하다보니 지킬 수 있는 선에서 규제를 세우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규제의 기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엄격해지는데, 결국 최고 높은 선인 인류와 환경의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환경오염 수준은 자정작용에 의해 이전 상태로 돌아가기 힘든 수준이기 때문에 오염의 속도를 늦추는 노력이 먼저이고, 결국에는 역행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고, 장기적으로 화력발전소의 비중을 줄여가려고 노력하지만 현실적으로 당장 달성할 수 없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현 상황보다 20% 씩 줄여간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매번 세우는 이 기준이 최종점이 아니듯이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추구하는 것은 이보다 높은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덕성의 관점에서도 개인적으로 훨씬 더 엄격한 룰이 필요하다. 불법이 아니면 된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법으로 처벌받진 않더라도 양심에 거리끼는 일들은 하면 안된다. 존경받는 사람이 되려고 해야지 지탄받지 않는 수준에서 안주하면 안된다. 모두가 한 세상에서 살지만 사람마다 다른 차원에서 살 수가 있다. 시작은 아주 높은 기준을 세우는 것부터 할 수 있다. 그리고 과감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을 수행하면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높은 기준을 세우더라도 시작은 작은 일에서부터 해야 할 것이다. 최상의 삶으로 가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고, 도중에 넘어질 수도 있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낙담하지 않는 것, 다시 시도하는 것, 더 정교하게 계획을 세우고 수정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다.




  난 달리기를 뛰어나게 잘해 본 경험이 없다. 단거리는 중간보다 좀 못했고, 장거리는 뒤쪽에 훨씬 더 가까웠다. 그래도 항상 잘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내 삶에서 가장 빨리 달렸던 기억은 군대에 있을 때였다. 내가 생각해도 그 당시에는 몸이 정말 가벼웠고, 기록을 재보진 않았지만 체감상 100미터를 12초대에 뛸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훈련 중에도 몸상태가 좋아서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없었다. 아마도 군대라는 환경 속에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다 보니 몸이 좋아진 것 같았다. 지금도 나는 그 때처럼 달리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실제의 달리기 뿐만 아니라 인생이라는 달리기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게 누구보다 멀리 달려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높은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에 충족하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 생각하며 시도한다. 





Photo by Lindsey Bidwell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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