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세밀한 관찰에 있다.
우리의 삶도 기록되지 않았을 뿐, 매우 훌륭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것이 비록 남들에게 주목받지 못하는 일상의 이야기라 할지라도 자신의 삶의 매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녀의 글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삶에는 진실로 자기 자신만이 알고 있는 순간들이 있다. 공연으로 치자면 텅 빈 객석 앞에서 벌어지는 일인극인 것이다. 당연히 대사는 모조리 독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신이 연출가이자 배우가 되어서, 혹은 작가가 되어서 그 이야기들을 풀어가기 시작하면 거기에는 새로운 의미가 담길 수 있다. 지금도 그러한 이야기들은 각자의 삶에게 진행되고 있다. 일기장에 아무렇게나 끄적이는 것과 달리, 자신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정제된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자서전이 된다. 그런데 자신의 이야기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해석으로, 자신이 느낌 감정을 실어 쓰게 되면 그게 에세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특별하지 않다는 건 가치없다는 말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일이라서 관심받지 못하고 어떤 의미도 부여되지 않는 특징이 있지만 그러한 순간에도 스스로 의미있게 여긴다면, 삶이 더욱 풍요로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는 한때 인생에서 흔치 않는 기회를 붙잡고, 그런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했었다. 자연스레 일상에서 겪는 평범한 일들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고, 내 주변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소중하고, 매일 먹는 끼니가 소중하게 생각되고, 매일 보는 얼굴들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하게 되었다. 이 책이 그런 일상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주로 담고있는 건 아니지만 그녀가 쓴 글을 통해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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