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숨

by 현월안


지치고 힘이 들 때 가끔 듣는 노래가 있다 마음이 힘겨워서 혼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목까지 차오르는 슬픔을 가지고 나 혼자만의 깊은 한숨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때 찾아서 듣곤 하는 김기태 가수의 '한숨'이라는 노래다 원곡이랑 다르게 재해석해서 부른 그만의 독특한 음색으로 가슴 깊은 곳까지 시원하게 파고든다 아픔의 절정 순간을 적절하게 잘 표현하고 또 위로를 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생기는 힘겨움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고, 노래의 맛을 아주 잘 살려서 깊은 데서 끌어올려진 짙은 감정을 내게 툭! 던져 놓는다 진한 커피 한잔으로 노래 한곡에 기대어, 잠시 나의 마음을 고르고 가다듬기에는 그만인 시간이다 힘 있고 묵직하게 쏟아내면서 아픔을 안으로 삭이고, 꾹꾹 눌러서 절규하듯 우리의 삶을 토해 낸다 아픔과 슬픔을 가지고 양끝을 팽팽하게 당기며 끊어질 듯 말 듯, 극에 다다른 순간임을 노래로 말하는 듯하다 노래를 부르는 이와 음색이 가사와 잘 어우러져서, 더 애절하고 깊이 파고든다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소울이 있어서 더더욱 나의 깊은 곳에 있는 아픔을 위로해 주고 안아주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노래는 묵직하고 거칠거칠하면서 두툼한 저음으로 내게 있는 나의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감정을 사정없이 끄집어내고 위로한다


노래 한 곡 속에 아픔과 치유가 함께 들어 있어서, 마치 아픔은 아픔으로 치유해야 하는 것처럼 애절하게 쏟아내는 걸 보면, 아픔도 치유도 같은 감정선에서 함께 존재하기에 그렇다 여러 가지로 표현되는 사람의 감정은 기쁨이든 슬픔이든 극에 달하면 같은 감정으로 애절하게 울음을 터트리기도 하고, 너무 큰 절망이면 웃음으로 만나는, 감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그렇다 그래서 눈물도 기쁨도 극에 달하는 최고점에서는 서로 연결된 감정이기에 서로 통하는 것이다 노래 한마디가 때로는 깊숙이 나의 내면에 들어와 사정없이 인간의 연약한 부분을 자극하는 걸 보면 감정은 쉬 흔들리는 감각인 것이다 몸에 있는 감성을 충분히 노래에 마음을 실어놓고, 크게 동요되어 마음을 쉽게 놓아버리는 걸 보면, 인간은 참으로 한낱 낙엽 한 잎처럼 여리고 상처 입은 연약한 존재인 것이다 험한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가슴에 우주만큼 커다란 구멍이라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삶이란 어느 누구든 잔잔 할 수만은 없는 법, 흔들리지 않고 어찌 꽃을 피우겠는가 세차게 쏟아지는 비바람을 어찌 피할 수 있겠는가 세월을 낚은 만큼 사는 것은 고통스럽게 흔들리는 것이 삶이라고 자연스레 누구든지 그 처지에 놓여있는 것, 그것이 삶인 것이다 그래서 삶의 끝이 저 멀리 보여서일까? 세월을 많이 흘려보낸 사람이라서 일까? 모두가 통하는 길목에서 알아지는 것들이다 슬픔과 기쁨을 스스로 내속에 잘 관통하여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이 어느 순간부터는 차분하게 들어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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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즘 주의에서 보면 이런저런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생겨난다 경제위기, 가정, 사회... 모든 곳에서 위기일만큼 사람들은 저마다 많은 문제를 안고 세상을 살아간다 삶을 산다는 것은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때론 죽을 만큼 고행의 연속이고 어찌 크고 작은 한숨이 없었을까? 삶은 한숨의 연속이고 고행의 연속이다 누구나가 힘겨운 한숨뒤에 숨겨진 커다란 태산이 삶을 짓 누르고 크나큰 인생의 쓴 맛을 있어야 삶인 것임을, 세상은 살아있기에 고행인 것이다

얼마 전 지인의 눈물에서 그의 한숨을 보았다 삶에서 가장 기초적인 부부의 문제는 두 사람이 굳건히 확립이 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흐트러질 수 있는 위험이 다분히 있다 슬쩍 꺼내놓은 이야기에서 죽을 만큼 극에 달한 고민이 느껴졌다 그녀의 속을 다 들여다볼 수도 없고 다 본다 한들, 그들만의 스토리인데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그리 도움이 되질 않는다 삶은 내동댕이쳐진 정글 속에 홀로 고민해야 하는 한계에서 그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들어줄 뿐이다 실컷 속에 있는 말을 쏟아내고 토해내 낼 수 있도록 함께 안아주는 일이다 사실 나의 역할 크게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함께 아파하고 들어준다는 것, 충분히 그의 편이 되어준다는 것, 한숨이라도 크게 심호흡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밖에는 없다

그녀에게 '힘내, 괜찮아!' 하며 차분히 기다려 주고 상대방이 진심을 꺼내기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충분히 눈을 맞추고 공감해 주는, 별 말 하지 않아도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그런 푸근한 여유를 좀 일찍 알았더라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좀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나의 삶이 너무 촘촘하게 경직되고, 안개가 자욱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만큼 세월과 함께한 시간이 지혜로움으로 순화되어 나중에 여유가 생기는 것은, 어쩜 모두가 자연스러운 삶의 규칙 같다고나 할까 이젠 우주를 내 품에 안은 것처럼 여유 있는 모습으로, 지친 그녀에게 환하게 미소를 머금고 노랫말에서 처럼,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진심을 담아서 토닥여준다 '괜찮아요,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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