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꿈꾸고 있다

무언가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

by 현월안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꿈이 전부였고,

꿈이 전부가 아니란 것도 깨달았다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일까

맘만 먹으면 해 낼 수 있는

자신과 배짱이 이젠 없다

삶은 내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확신도

이미 훼손된 지 오래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말도

이젠 더 이상 순진하지 않다

이미 시간을 너무 많이 써 버렸다

그런데도

자꾸만 꿈을 꾸는 것일까?

지금 잡고 있는 것, 그것이 뭘까?


꿈에만 취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꿈을 갖는 게 꿈인

꿈을 너무 빨리 이뤄 고민인

꿈을 버리고 직장을 택한

다른 이의 꿈을 대신 꾸는

이룰 수 없는 꿈을 꾸는 이...


누군가에게 꿈이란

여전히 해갈되지 않는 목마름이고

꿈은 막연한 이상이 아니라

피부에 와닿는 가슴떨림이다

꿈이 없다면 세상 어디에도

살아갈 수 없고 존재할 수 없다


꿈을 이룬다는 것은 직업으로 대신할 수 없다

꿈을 가지는 대상으로만 여기는 건

꿈의 의미를 축소하는 일이다

꿈을 이룬 다는 것은 막연한 것이지만

선택이 맘에 든다면

그건 대략 꿈을 이룬 것일까?

원래 꿈은 모호하고

꿈이란 그런 거니까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이루지 못한 꿈도 꿈이라는 것을

비록 내손에 쥔 것이 하찮더라도

아직 가슴 가득 품고 있기에

지금 이 순간

나는 여전히 꿈꾸고 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