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없이 살 수 있을까

달콤한 유혹을 선택한다

by 현월안



난 오늘도

달콤한 커피의 유혹을 선택한다

어느 교수가 매체를 통해 말한다

커피 속에 독이 숨어 있다고,
아크릴아마이드, 벤조피렌..
낯선 이름으로 무섭게 경고를 한다


나는 안다,

그 독은 삶의 그림자 같은 것,
빛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함께 태어나는
보이지 않는 작은 그림자일 뿐이라는 것을,

커피 한 잔에 담긴 검은 액체는
단순히 원두가 불에 타며 남긴 흔적이 아닌
세상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게 하는 의식이고,
고단한 하루를 이어가게 하는 작은 위로다


한 모금 입술을 적시면

쓴맛과 단맛이 동시에 스며든다

마치 삶처럼,

기쁨과 슬픔이 서로를 껴안으며

결국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것처럼

쓰지 않으면 달콤함도 알 수 없고,

달지 않으면 쓴맛도 기억되지 않는다

커피는 그 진실을 잔 속에 담아두었다


커피는 내게

아침을 여는 여유의 한 잔,
낮의 공간을 채워주는 대화의 한 잔,
저녁의 피로를 달래주는 위로의 한 잔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며
삶의 모든 향기를 거부할 수는 없다
뜨거운 불 위에서 태어난 음식,
바삭한 빵, 고소한 기름,
연기로 향기를 입힌 맛난 고기,

저마다 위험을 품고 있지만
위험 속에서 삶의 풍요를 맛본다


커피 역시 그러하다
미세한 위험보다,
따뜻함이 내 어둠을 밀어내고
세상과 소통하게 만드는 순간이

훨씬 더 값지다


불완전함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짧은 순간에도 영원을 품는 맛을,
달콤 쌉싸래한 그 유혹은,


발암물질이 있다고 해도
삶이 반드시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삶은 안전의 합이 아니라
기쁨과 향기의 총합이라는 것을,


니체가 말한 운명애처럼,

커피 속 모순조차 사랑한다

카뮈가 말한 부조리 속에서도 기쁨을 발명하듯,

유한함과 위험을 함께 품으며 삶을 마신다


뜨겁게, 또 차갑게 내리는 커피,
작은 검은 우주 속에서
나의 하루를 천천히 저어 본다


커피의 쓴맛이 입술에 남을수록,
삶은 더 달콤해진다

삶은 무해하지 않다

불완전함 속에서만,
가능한 기쁨,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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