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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수레바퀴

통증은 나이들어 가는 소리

by 현월안


평소에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딱히 운동을 찾아서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건강을 위해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필요한 과제처럼 요일을 정해놓고 이행을 한다 요가와 빠르게 걷기를 균등하게 배분해 놓고 잘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평소에 아무런 성인병 약을 복용하지 않고 있고, 매년 하는 건강 검진에서 아직까지 별다른 이상이 없다 섭식으로는 그래도 과하지 않게 먹고, 건강 식단이라고 하는 채소와 단백질이 적당히 균형된 식사를 즐겨했던 것 같다 그리고 스트레스만큼은 최소화하려고 애쓰기도 하고 그 어떤 불편한 대상이 맘속에 생기기라도 하면 매번 쉬운 것은 아니지만,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외는 모든 일상이 초특급으로 바쁜 일정이고, 분주히 움직이는 것으로 위안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제는 나이를 더해가며 체력이 예전 같지 않고 피곤함을 많이 느낀다 원인 모를 나른함과 서있기보다 앉을자리를 찾는 걸 보면, 자연스러운 자연의 순리에 제대로 순응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신체 어느 부분이든 탈이 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세월의 자국이 남는 것이기에 몸을 그만큼 많이 작동했으니까 어쩜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거스를 수 없는 흔적이 나타나는 것이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이상이 내 몸에서 느껴졌다 얼마 전부터 뭔가 통증이 감지되고, 기분이 살짝 좋지 않을 만큼 약한 통증인데 뭔가 불편하다 오른쪽 무릎에서 많이 아프지도 않은 이상한 통증의 증상이다 처음으로 내 몸에서 감지되는 현상이라서 온통 신경이 그리로 쓰였다 기분 탓일 수도 있으려니 하고 며칠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곳에 신경을 둔하게 하고 글 쓰는 것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책 속에 깊이 빠져보기도 하고, 나름 감지되는 통증을 달래 보았다 강한 믿음으로 이제는 좀

'괜찮은 것 같아! 괜찮아야 해~'

간절하게 마음을 다해 보았다 그런데 나의 그저 바람뿐이고, 통증이 살짝 가려질 뿐, 증상은 그대로였다 아주 섬세하고 가느다란 파장이 주기적으로 지나는 것 같은 통증이 계속되었다 어느 정도 참고 싶은 마음이 없을 때쯤 정형외과를 찾았다


의사는 무릎의 상태를 살피고 여러 가지를 묻는다 엑스레이를 찍어보고는 연골 상태는 나이에 맞는 평균 정도이고, 연골 주위에 있는 근육이 부어서 염증을 생긴 것이라고 했다 초기에 치료가 되지 않으면 그것이 만성이 되는 관절염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이었다 오래 서서 일을 하거나 나쁜 자세로 무릎을 구부리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원인은 여러 가지라며 일단 서서 일하고 구부리는 것을 자제하고 무릎을 아끼라는 말이었다

'통증이 한동안 갈 거예요~~'

'얼마나 가는데요!'

'그건 개인차가 있으니까요...'

라는 의사 말에 힘없이 '쿵!' 나도 이제는 병원하고 친해지는 나이가 되어 간다는 말인가? 처음 보는 특이한 기구들을 가지고 물리치료를 하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온통 나의 정신을 흔들어 놓는 걸 보면, 한동안 내 몸에 들어있는 통증이 크고 작게 나의 기분에 많이 영향을 줄 것이다 어쩌겠는가 살살 다스리고 조금 쉬어가라는 신호일지도, 하지만 나의 쉴틈도 없이 살인적인 촘촘한 일정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면 그것은 세상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고 이미 대체불가한 약속된 일이기에 그렇다 세상은 쉽게 틈을 주지 않는다 세상살이는 쉬운 것이 아니기에 내 맘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 누구나가 통증을 몸에 가진 채 겉은 아무렇지 않은 듯 세상을 살아간다 그래야 인생인 것처럼 말이다

작은 통증에 사정없이 무너지고, 때로는 인간이 한없이 약해지고 쩔쩔매는 나약한 존재임을 충분히 맛보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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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가는 것은 그냥 흐르는 것이 아닌, 사람에게 많은 걸 남겨 놓는다 가슴에는 우주만큼 커다란 인생 이야기를 남겨두고, 몸에는 작은 흡집이 서서히 물들어가고, 나중에는 커다란 불편이 몸에 남는다 쌓이고 쌓이면, 그래야 누구든 자연으로 돌아간다고, 그것이 자연의 순리 같은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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