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도 사랑도 모두 부드러운 곡선이다
자연 속에서 직선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언제나 곡선이다. 나무의 줄기는 바람과 햇살에 따라 부드럽게 휘어지고, 바다의 파도는 끝없이 곡선을 그리며 밀려왔다 물러간다. 언덕과 산맥과 그리고 강물의 흐름은 설명할 수 없는 유연함을 지니고 있다. 그 모든 곡선은 시간과 바람과 빛과 그림자가 함께 빚어낸 삶의 흔적이다.
삶 또한 마찬가지다. 직선처럼 단조롭게 이어지는 순간은 드물다. 늘 굽이치고, 때론 느리게 흐르고, 다시금 가파르게 치솟는 곡선의 길 위에 서 있다. 때때로 그 길은 낯선 감정 속으로 안내하고, 또 때로는 잊고 있던 따스한 기억을 불러온다. 웃음을 머금은 눈웃음의 곡선, 서로의 손을 맞잡을 때 생겨나는 온기의 곡선. 모두 사랑의 기쁨과 아픔이 얽혀 만들어낸 삶의 이야기다.
화가가 그려낸 정물화 속에도 곡선이다. 길고 부드러운 선은 그림 속 깊은 곳을 비추고 있다. 고요 속에서도 희망을 간직하고, 정적 속에서도 생명을 머금은 듯한 빛을 발한다. 그 곡선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미묘한 흐름임을 일깨운다.
곡선의 예술은 음악에도 있다. 선율은 직선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낮은음에서 출발해 서서히 상승하다가, 어느 순간 급격히 치솟아 감정을 흔든다. 때로는 부드럽게 굽이치며 내면을 쓰다듬는다. 곡선의 흐름 속에서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고, 삶의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체험한다. 클래식의 장엄한 선율이든, 잔잔한 자장가의 흐름이든, 음악의 본질은 곡선이다. 곡선은 마음을 움직이고, 다시 사랑을 불러낸다.
삶의 곡선은 어쩌면 불규칙이고 변화하기에 아름다움일 것이다. 곡선은 늘 변화무쌍하다. 직선처럼 단순하지 않고, 그 안에 더 많은 이야기를 품을 수 있다. 그것은 실패와 좌절, 기쁨과 감동, 고독과 사랑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이 하나의 선을 의미한다. 그 곡선을 따라가며 조금씩 배우고 성장한다.
삶을 곡선으로 바라본다면 보다 너그러워질 수 있다. 누군가의 삶이 직선처럼 곧게 뻗지 않더라도, 그 사람의 곡선에는 그만의 유연한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직선적인 성공이나 단순한 결말이 아닌, 굽이치는 곡선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사랑도 그렇다. 사랑은 직선이 될 수 없다. 사랑은 늘 부드럽게 흐르고, 때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휘어진다. 두 사람의 마음이 닮아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며, 때로는 다시금 서로를 향해 휘어진다. 그 과정이 곡선처럼 불완전하고 흔들리더라도, 바로 그 유연함이 사랑을 살아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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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삶 속에서 곡선을 내야 한다. 웃음 한 모퉁이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서, 강물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물길에서 곡선을 발견한다면, 그 순간 많은 사랑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삶도 사랑도 모두 곡선이다. 그 곡선을 따라가며 모두 서로에게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