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무엇일까
인간은 모두 행복해지기를 원한다. 그것은 인간이 지닌 가장 순수하고 보편적인 소망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은 늘 멀리 있는 듯 느껴진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다가도 어느새 스르르 흩어지고, 마음으로 움켜쥐려 하면 바람처럼 빠져나간다. 그래서 끊임없이 묻는다. "행복이 무엇일까?"
많은 철학자들이 그 답을 찾으려 했고, 종교인들은 그 의미를 사랑과 깨달음 속에서 발견하려 했다. 그러나 정작 행복은 그 어떤 거대한 담론보다, 아주 작고 평범한 하루 속에서 피어난다. 행복은 거창한 성취나 완벽한 조건의 이름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미소 짓게 만드는 순간의 결이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행복을 과학적으로 탐구한 사람이다. 그는 불행을 치료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간 안에 잠든 최선의 가능성을 깨우는 길을 제시했다. 그가 말한 긍정심리학은 사랑과 감사, 몰입과 의미를 회복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행복이란, 인간다운 감정의 되찾음이 아닐까 싶다.
행복한 삶은 감사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원망을 내려놓고, 그 안에서 마음을 다독일 때 비로소 가벼워진다. 과거의 상처가 때로는 현재의 나를 단단하게 만든 선물이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삶의 깊이를 알게 된다.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을 수 있을 때, 오늘이라는 시간은 조금 더 따뜻하게 빛난다. 행복은 더 좋은 내일을 기다리는 사랑 가득한 마음에서 자란다.
행복은 또 몰입의 순간에 깃든다. 좋아하는 일에 몰두할 때, 시간은 사라지고 오직 지금 이 순간만이 존재한다. 그것이 예술이든, 일상이든 배움이든 사랑이든, 무언가에 마음을 다해 빠져드는 사람은 이미 행복하다. 자신의 재능을 다해 세상과 교감하는 그때, 비로소 살아 있음의 황홀함을 느낀다.
하지만 그 모든 것보다 더 큰 행복의 진짜 뿌리는 삶의 의미에 있다. 아무리 즐겁고 열정적으로 살아도, 그 안에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 없다면 행복은 허공을 맴돈다. 타인의 미소 속에서, 누군가의 고마운 눈빛 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무게를 느낀다. 삶은 혼자 꾸리는 여정이 아닌, 함께 나누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행복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삶은 늘 쉽지 않다. 누구의 하루도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만 멈춰 서서 주변을 바라보면, 여전히 세상은 따뜻하다. 이른 아침 창가에 내려앉은 햇살, 손끝에 닿는 커피잔의 온기,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메시지 한 줄. 행복은 거기에 있다.
때로는 불행이 단단하게 만들고, 시련이 내 안의 빛을 일깨운다. 견디고 이겨내는 과정에서 내가 얼마나 강인한 존재인지, 그리고 얼마나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알게 된다. 그것이 셀리그만이 말한 '우리 안의 최선의 가능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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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누군가의 손을 잡을 때 전해지는 온기 속에, 서로를 이해하려는 눈빛 속에도 그리고 나를 조금 더 사랑하기로 한 다짐 속에 있다.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삶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 사랑을 품고 오늘을 살아간다면, 그 자체로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은 찾아가는 길이 아니라, 사랑으로 살아내는 하루의 이름이다. 오늘 그대의 마음에도, 조용한 행복이 살짝 내려앉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