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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bbin Chang Jun 25. 2021

마케팅 프레임워크 이해하기

Ep.4: 마케팅 프레임워크 이해하기


장아라가 그려놓은 프레임워크를 한참 동안 자세히 살펴보던 김필립은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발견했다. 각 상자를 구성하는 박스들에 붙여진 이름들, 예를 들면, 강점이라든지 회사라든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옆에 그려져 있는 화살표와 선들은 무엇인가 의미가 있는 것 같아 보였고, 장아라가 일부러 빨간색으로 강조를 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누나, 여기 빨간색으로 그린 화살표나 줄들은 의미가 있어서 빨간색으로 한 건가?”

“역시, 센스가 있다니까. 맞아, 바로 봤어. 이 프레임워크들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그 빨간 선들과 화살표들이야.”

“음... 여기 이 사이사이에 있는 양쪽 화살표들하고 4C 하고 4P에 있는 직선들은 뭔가 관계성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정확해. 그림 그대로 이 프레임워크는 하나 단독으로는 의미가 없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연계되어야 한다는 얘기야. 4C, 4P에 나오는 선도 마찬가지로 각각의 상자 하나씩은 의미가 없고 다른 상자들과 엮여야만 의미가 있다는 얘기지.”

“그럼 이 스왓 상자 속에 있는 화살표는 뭐야?”

“잠깐, 그전에 이 프레임워크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할 테니까, 전반적인 개념을 알아보자.”


장아라는 본격적으로 태블릿을 김필립에게 돌리고 설명을 시작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것은 마케팅을 위한 도구, 다시 말하면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생각하는 방식이야. 즉, 이 프레임워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은 네가 어떤 소비자 가치를 창출해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지 설명할 수 있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지.”

“어어… 응, 알겠어.”

“그래. 먼저 스왓 분석, 이것은 너와 너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는 툴이야. 너나 너의 회사가 내부적으로 갖고 있는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너희 회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너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움직임은 무엇인지 그리고 위협을 줄 수 있는 움직임은 무엇인지를 적어 보는 거야.”


장아라는 앞에 놓인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그리고 4C, 이것은 네가 제공하는 상품들, 즉 가치가 경쟁사에 비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그리고 소비자의 니즈와 어떻게 닿아있는지를 알아보는 분석이야. 아울러, 너의 가치를 협력자와 함께 어떻게 더 크게 만들 것인지도 생각해야 되지. 이 4C는 너의 비즈니스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것을 구성하고 정의하는, 소비자 가치를 창출하는 마케팅 전략이 되는 거야. 그렇게 짜여진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만드는 것이 4P분석이야. 보통 마케팅 믹스라고도 해. 이 네 가지 요소들을 어떻게 잘 버무려서 4C에서 만든 소비자 가치를 실제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마케팅 전술이 되는 것이지.”

“그러니까, 스왓에서 현재의 상황을 알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워서, 마케팅 전술로 실현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네?”

“쉽게 말하면 그렇지만, 그렇게 한 방향으로만 진행이 된다면 굳이 양방향 화살표를 그려놓지 않았겠지?”

“그렇네. 그럼 거꾸로 전술을 만들어서 전략을 바꾼다든지 상황이 바뀐다든지 그런 얘기야? 그건 좀 이해하기 힘든걸...?”

“그렇지. 그런 개념이 아니야. 거꾸로 전술부터 시작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그 반대 방향 화살표를 이해하려면 이 분석이 스냅샷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게 중요해.”

“그거... 사진 얘기 아니야...?”

“맞아. 사진은 찍고 난 순간부터 사진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변하기 시작해. 사진 속의 모습은 그 순간의 모습에 불과한 것이고, 사실은 모든 게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하기 시작하지. 사진을 찍고 나서 1년이 지나면 그 사진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이 같은 상태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잖아.”

“아,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면 이 분석이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인가?”

“맞아, 정확히는 시간이라기보다 제품 수명주기 (Product Life Cycle)에 따라 변하는 것이지. 고객이 상품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서 품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든가, 경쟁사가 새로운 가격을 제시했다든가 등등 시장의 상황에 따라 각 분석이 변할 수 있고, 그것에 따라서 너의 다른 분석들도 모두 영향을 받고 바뀌어야 한다는 이야기야.”

“아하, 그래서 양방향인 것이군.”

“그리고, 상황에 따라 어디서부터든 시작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한 거야. 예를 들어, 너 같은 경우엔 스왓부터 시작하는 것이 별 의미가 없을 가능성이 높단 말이지.”

“그건 무슨 얘기야?”

“처음 네가 궁금해 한 스왓 상자 안에 화살표로 돌아가 보자. 이 화살표가 의미하는 것은 이 분석을 통해서 너의 강점과 시장의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약점과 시장의 위협을 최대한 낮추는 전략을 내놓겠다는 이야기야. 즉, 네가 남들보다 잘하는 어떤 강점이 있어도 이 마케팅 계획에 필요가 없는 강점이면 쓸 필요가 없어. 활용할 수가 없으니까.”

“예를 들어, 내가 영어를 잘하는 것은 온라인 쇼핑몰에 필요가 없다 이거지?”

“그렇지. 하지만 필요할 수도 있어. 만약 네가 영어를 잘하기 때문에 '미국 아마존에 바로 진출할 거예요'라는 계획이 되면 당연히 필요해지겠지?”

“맞네. 그러니까 계획이 없어서 뭘 써야 하는지 모르는 거네?”

“맞아. 이미 완성된 기업이나 어느 정도 사업범위가 정해져 있는 조직이라면 이미 무슨 상품을 팔고 있는지 혹은 어떤 상품을 팔 수 있는지가 명확하니까, 어느 정도 범위를 정해 분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 하지만 완전 맨발로 시작하는 너 같은 스타트업은 그렇게 명확하지 않고 이것저것 동시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그게 이상한 게 아니라고.”

“그렇구나. 이렇게 보니까 마케팅이라는 게 엄청나게 범위가 넓은 거네.”

“네가 맨 처음 얘기한 광고는 이 프레임워크 중에 4P에 들어가는 판촉(Promotion) 부분이야. 물론 중요한 부분이지만, 또한 일부이기도 한 것이지.”

“하... 그렇구나.”


김필립은 마케팅에 대해 뭔가 알게 된 듯한 느낌과 동시에 암담함을 함께 느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구나.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다시 길을 잃은듯한 느낌이었다.




마케팅 프레임워크의 이해

마케팅 프레임워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 프레임워크를 이용하여 어떤 분석을 하고 어떤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마케팅 계획의 각 부분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을 가지고 오는지 잘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프레임워크가 전체적인 계획에서 어떤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프레임워크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잘 이해하는 것이 프레임워크 자체보다 중요합니다. 전 장에서 논의되었듯, 중요한 것은 각각의 프레임워크를 외우는 것이 아닌 그렇게 생각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이 프레임워크라는 것은 어느 한 시점의 정지 사진과 같다는 것입니다. 비즈니스와 시장은 언제나 역동적으로 변화합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알게 되어 기대치가 높아지며, 경쟁사들은 더욱 격렬하게 시장을 흔드려 합니다. 자사의 능력이나 협력사의 가용능력도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더욱 강화됩니다. 즉 기존의 4C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는 이런 중심적인 전략적 문제뿐만이 아닌 경쟁사의 마케팅 믹스(4P)가 공격적이거나 효과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갑자기 가격을 과감히 내리든가, 새로운 유통채널을 개발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자사를 둘러싼 외부의 환경변화(SWOT), 예를 들면 정부의 시책이 갑자기 변하거나 사회적인 분위기나 유행의 트렌드가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변화들은 지엽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근본적인 이슈일 수도 있으며, 단기 혹은 장기적인 영향력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장의 변화와 함께 언제나 모든 마케팅 전략은 탄력적으로 재구축될 필요가 있으며, 신제품 출시나 새로운 시장 개척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나가기 위해 유연하게 대응되어야 합니다. 한 번의 분석이 완벽하게 끝났다고 비즈니스 성공, 할 일 끝 같이 꿈같은 세상이 아닙니다. 필요에 따라 언제든 처음부터 다시 생각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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