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송지은_스토킹)
Intro.
사랑을 받는 사람이 사랑의 형태를 정하는 걸까,
아니면 사랑을 주는 사람이 그 모양을 만들까.
오래 생각해온 질문이지만—
사랑을 받는 사람이 싫다고 하면, 그건 싫은 거다.
그 단순한 사실을
그땐, 알았어야 한다.
세상 모든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싫다’는 건 곧 끝을 알리는 신호니까.
그래서 지금 돌아보면,
그때 내가 느꼈던 온갖 불편함은 이미 ‘싫다’의 초입이었는데—
나는 그 신호를
나 스스로조차 미루고 덮어두고 있었다.
누군가의 마음이 내게 닿는다는 건
분명 따뜻할 수도 있지만,
어떤 때는 날카로운 칼날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걸
그땐 몰랐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는
얼마든지 무리가 허용되는 것처럼 보이고,
얼마든지 선을 넘는 일도 용서될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 모든 착각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은 결국 나였다.
오늘 노래 제목이 좀 과격하지?
그런데, 이 노래의 가사를 들어보면 정말로 그 말이 저절로 튀어나와.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로.
이 노래는 스토킹 범죄가 연달아 기사로 떠오르며 사회적 문제로 크게 다뤄졌던 시기에 나온 곡이야.
그래서 너에게도 들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이제 서서히 배워가는 너에게
반드시 알아야 할 한 가지가 있으니까.
사랑을 받는 사람이건,
사랑을 주는 사람이건—
한 사람이 “싫다”고 말하는 순간,
그 지점부터는 더 이상 사랑이 아니야.
그 지점부터는 관계의 모양이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폭력으로 변해버려.
싫다고 느껴지는 순간부터 사랑이라는 이름은 쉽게 무기가 되고,
서로의 마음은 금방 다칠 수 있거든.
그래서 꼭 기억해야 해.
사랑은 서로 괜찮다고 할 때만 사랑일 수 있다는 걸.
한 사람이 “싫다”고 말한다면,
그 말 한마디를 듣는 것만으로도
관계는 멈춰야 해.
그만두는 것도 사랑이고,
포기할 수 있는 용기를 내는 것 역시
사랑의 한 형태라는 걸
나는 정말, 너무 늦게 알았더라고.
그래서 너에게 잠시라도 알려주고 싶었어.
이건 어른이 되기 전에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마음의 언어니까.
Outro.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오래전의 나를 떠올렸다.
좋아한다며, 받아줄 수도 없는 마음을 그렇게 오래 내밀고 있던 내가—
혹시 그 노래 속 사람처럼 상대에게는 무서운 존재였던 건 아닐까 싶어
가슴 한쪽이 시렸다.
한편으로는 그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싫다고 말하는데도, 받아주지 못할 마음을 들고
계속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기분은
얼마나 불편하고,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래서 나를 그렇게 피해다녔던 건 아닐까.
그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가던 밤이었다.
지금은, 편안한 밤을 보내고 있을까.
그 생각조차도, 싫어하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