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캐나다 생활(2))
마대 선배에 대한 마음이 커질수록,
나는 우울증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마음이 커지면 섬세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를 삼키는 우울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는 알지 못했다.
혹독한 캐나다의 겨울은
발이 푹푹 빠지는 계절이었다.
영하 사십 도의 날씨가
매일같이 이어졌고,
건물을 타고 도는 통바람은
사람을 그대로 날려버릴 듯
사납게 불어왔다.
두껍게 신은 겨울 부츠의 뒷굽이 다 닳도록,
나는 종종거리며
버스 정류장으로 걸었다.
키가 작은 나에게
부츠 길이만큼 쌓인 눈을 헤치는 일은
꽤나 버거운 일이었다.
그래도
눈이 치워진 시내로 들어서면
조금은 나았다.
팀 홀튼 커피를 손에 쥔 사람들을 따라
종종걸음으로 어학원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그곳에는 각양각색의 얼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수업 시간만큼은 우울할 틈이 없었다.
모두가 영어를 놓치지 않으려 촉각을 곤두세운 채,
말 하나, 표정 하나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으니까.
ESL 급수를 따라
윗반으로 올라갈수록
한국인이 많아졌다.
가장 많은 한국인을 만났던 반에는
다섯 명의 한국인이 있었다.
그 반에서도
조금씩 적응해 가고 있다고 느끼던 즈음,
나는
나를 덮치는 향수병과
우울증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하루하루 내리던 눈이
그치던 날이었다.
눈을 뜬 어느 날,
나는 다시 그 감각을 마주했다.
한국에서도 느꼈던,
절망적인 감각.
그건
물을 건너서도
나를 붙들고
끝내 놓아주지 않았다.
봄이 오는, 어느 계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