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버티고 버틴 사람들을 위해 돌고 돌아온 노래)
Intro.
어제, 수민이 이야기를 꺼내면서 마음이 참 복잡해졌어요.
밤새 생각이 맴돌았고, 오늘 아침 비를 맞으며 아이를 보내는 길에
그 감정들을 조심스레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오늘만큼은—
인내해 온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남기고 싶어졌어요.
어린 날의 나와, 버티고 버틴 이들에게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거든요.
안녕하세요, 감성 DJ D입니다.
오늘도 부슬부슬 안개비가 내리는 아침이네요.
다들 오늘 아침은 어떠신가요?
따뜻한 커피 한잔 어떠세요?
안개비가 내리는 날에는 따뜻한 커피 한잔이 좋더라고요.
이런 날은 몸도 습기를 머금어서 으슬으슬한 날이잖아요.
그래서일까요. 오늘은 유난히 마음 한 켠이 시렸어요.
어제, 오래된 기억 하나를 꺼냈더니, 마음 한쪽에 그 때의 내가 아직 남아 있어서인 것 같아요.
그 때의 나는 여렸고, 그래서 참 많이 아팠거든요.
그런데 오늘 아침 안개비를 보니, 그 시절의 나를 안아주며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었어요.
오늘은 어린 나처럼 인내의 시간을 통과한 모든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노래 두 곡을 준비했습니다.
첫번째 곡은, 화산귀환 OST 중 하나인 심규선님의 꽃불입니다.
도입부부터 들리는 노래가 말없이 견뎌온 시간을 찬찬히 어루만져주는 것 같아요.
꽃이 피기 직전에 견디는 매화를 그려내듯이 말하는 가사와, 조심스레 들리는 배경음악소리가 귀를 채워요.
그리고 가사가 마음을 울려요. 눌렸던 나의 마음을 꽃피워서 만방에 고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꾹꾹 눌러왔던 내 마음이 꽃망울 틔우듯 피어나는 것을 보는 것 같아서-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면 그 시절의 나와 노래하는 느낌이라서 오늘 아침에도 들으며 눈물을 흘렸어요.
울보 DJ가 소개할 두번째 노래는, 똑같은 화산귀환 OST인 안예은 님의 만개화 입니다.
앞의 꽃불이 고요한 위로라면,
다음 노래인 만개화는 힘든 시간을 견딘 사람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는 '만개'를 말하는 것 같아요.
상처 입고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자기 자신을 다독인 사람들이 자기의 결심을 말하는 부분 같거든요.
도입부부터가, 짧아서 피지 못한 봄이었으니 이제라도 다시 필 것이라는 우리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저는 그 시절에 무너졌고, 스러졌고, 사라지고 싶어했지만—
결국 그 계절을, 다시 살아내고 돌아왔어요.
이제는 내 안에 남아 있는 그리움과 기억들을 품고, 만개한 꽃잎처럼 피어나려 합니다.
내가 피운 이 향기가 누군가의 새로운 계절이 되길 바라며—
오늘, 이 노래를 함께 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버티고 버틴 이들에게 바치는 선곡표니까요.
Outro.
어떤 기억은, 말로 꺼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요.
오늘 저는, 그 시간을 지나왔던 이야기 하나를 꺼냈습니다.
그 기억 안에서, 저는 무너졌고, 부서졌고, 아주 작아졌었어요.
그런데도 결국 살아서 돌아왔고, 다시 피어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선곡은, 그 시절의 저처럼—
아무도 몰래, 혼자서 버텨온 모든 이들에게 드리고 싶은 인사예요.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이제는 누구의 기억에도 묶이지 않고
내 마음을, 나답게 피워내려 해요.
그리고 그 향기가,
누군가의 또다른 계절이 되기를 바라면서요.
오늘의 선곡은 어떠셨을까요?
비 오는 아침처럼, 조용히 마음을 적시고 가는 선곡표—
다음은, 당신의 선곡표일지도 모르니까요.
이상, 감성 DJ D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