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다정한 사람들에게)
오늘은 신비복숭아 향에, 예쁜 달님을 떠올렸습니다.
저에게는 계절마다 안부를 묻는 예쁜 달님이 있어요.
그분을, 달님이라고 부를게요.
기분 좋은 향으로 시작한 만남은, 작년 10월쯤이었습니다.
매우 힘든 시기라 사람 만나는 것도 버거운 날들이었는데, 밝은 목소리의 달님이 만나자고 했어요.
그날 달님은 저를 만나 우리 사이의 보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부족한 부분을 짚어주었어요.
저는 조심스럽게, 지금은 보험을 들기 어렵다고 말했어요.
그러자 달님은 설득하지 않았고, 대신 제게 이렇게 물었어요.
“요즘 어떻게 지내요? 사실 D씨 얼굴 보는 순간, 그걸 제일 먼저 묻고 싶었어요.”
그 다정한 한마디에, 왈칵 하고 마음이 터졌습니다.
힘들어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그 말 한마디에 무너지게 될 줄은 몰랐어요.
제가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조차 몰랐거든요.
그걸, 달님은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날 이후, 계절마다 달님은 제게 안부를 묻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무릎담요와 정성 가득 누룽지 택배를,
올해 3월에는 복권과 손편지를 보내주셨어요.
가끔 보내주시는 카톡이나 문자에
저도 다정하게 답하면 좋았겠지만,
괜히 다정하게 굴면 보험 안 들 거면서 희망고문하는 건 아닐까
그런 마음이 들어, 자주 연락드리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이렇게, 글로 마음을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당신의 계절은 안녕하신가요, 달님?
당신이 있어, 저는 그 힘든 날들을 지나 6월까지 왔어요.
오늘, 신비복숭아 향도 처음 맡아봤어요.
이 달큰한 향이 달님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당신을 닮아, 달콤하고 다정한 향이니까요.
말하지 못했지만, 저는 당신의 계절이 늘 평안하길 바랍니다.
그 마음을 오늘, 여기에 남겨둡니다.
그리고, 바라요.
당신의 다정함이 당신 곁이 모든 사람들에게도 닿았기를.
신비복숭아 향이 닿는 곳마다, 당신의 다정함이 함께 퍼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