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일어나는 새

아침형 인간 체험기

by 별빛방랑

뉴욕에서 생활한 이후로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매일 아침 일어나 근처 공원에서 달리기를 한 후 하루를 시작한다. 평상시의 나는 아침에 운동은 커녕 잠자느라 밥도 안먹는 사람이다. 그런데 과연 통념대로 아침형 인간이 하루를 길게 쓰고 부지런하며 생산적이고, 반대로 저녁형 인간 혹은 올빼미형은 게으르고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까?



나는 철저히 올빼미형 인간이다. 아침형 인간과는 정확히 대척점에 있다. 컨디션은 오전이 제일 저조하고 오후를 지나 저녁이 될수록 힘이 솟는다. 그러다 새벽 1시에 정점을 찍는다. 이 시간의 내가 가장 에너지가 넘치고 집중력이 올라가며 활발한 활동이 가능하다.


흔히 아침형 인간들이 말하길, 밤낮이 바뀌어서 그렇다며, 정상적 패턴에서는 새벽에 컨디션이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반론을 펼 수 있다. 군생활 2년간 밤 10시 취침, 아침 6시 기상을 해왔지만 나의 신체리듬은 바뀌지 않았다. 2년이 아니라 5년간, 10년간 한다고 달라질까? 내 생각에 사람의 성격, 기질, 성향이 다 다르듯이 아침형 인간도 그러한 속성 중에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난다고 우쭐 댈 생각 마시라.



그래도 사회가 아침형 인간들에 맞는 싸이클로 돌아가기 때문에 아침형 인간이 유리한 것은 맞다. 그래서 저넉형 인간들, 올빼미형들은 창의적인 일이나 비정형적인 일, 영감을 요하는 일 등에 어울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상적인 직업들은 아침형에 유리하고, 우리는 자라오면서 학교생활이나 회사 출근 등이 아침형에 맞춰져있기 때문에 그들과의 경쟁에서 페널티를 가지고 시작하게 된다. 나의 경우도 공부를 할때면 오후에는 졸음을 참지 못하다가도 밤이되고 새벽이 오면 집중력이 최고조에 이른다. 그러나 시험은 대부분 오전에 치뤄지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서 치뤄야하고 그 자체로 아침형 인간들보다 불리한 핸디캡을 가진 셈이니 어찌 분하지 아니할까.



이번에 왜인지는 모르지만 이곳에서는 아침에 눈이 떠짐으로 인해 한달째 아침형 인간 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에 운동을 끝마치고 개운하게 샤워한 후 하루를 시작하니 확실히 시간을 더 길게 쓰는것 같고 알찬것 같기도 하다. 햇빛을 더 오래보니 정신건강에 더 좋은것도 같다. 그래도 저녁을 지나 새벽에 가까울수록 정신이 말똥말똥해 지는것을 느낀다.




몇 년 전 아침형 인간 신드롬이 서점가를 지배할 때 뭔가 모를 패배자가 된 기분이었지만 이제 나는 나 자신을 온전히 바라보고 내가 가진 기질 자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느낀다. 그래, 내가 이렇게 태어난 것을 어쩌나. 나는 밤에 활동하는것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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