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과 공리주의 철학, 피터 싱어의 사상 요약 설명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동물 권리에 대한 관심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간도 살기 팍팍한 사회인데 동물 권리를 따지는 게 유난스럽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뒤따르지요. 인간의 효용과 동물의 권리가 부딪히는 지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배 굶던 시기를 지나, 권리와 자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시기에 동물권에 대한 논의는 자연스러운 수순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선 비교적 최근에야 관심이 주목되는 이슈이지만, 국제적인 관점에서는 동물 권리의 개념은 일찍부터 논의된 주제입니다.
민주주의가 먼저 태동하고 인권에 대한 의식이 높은 나라에서 동물권에 대한 의식도 빨리 발전하는데요. 후진국의 동물 권리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요? 국가마다 다양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전통적인 태도와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동물에 대한 대우가 제한적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축산업이 발달되어 동물들이 산업적 이윤을 위해 대량으로 생산되고 처리되는 경우에는 동물의 복지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경제적 문제이죠. 후진국에서는 동물 권리에 대한 인식보다 경제적 우선순위가 높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먼저 사람들이 먹고 살만 해야 동물 권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수가 있습니다. 많은 후진국에서는 빈곤과 식량 부족으로 인해 동물의 복지보다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동물 권리 보호에 대한 법과 제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죠.
세계의 흐름을 보면, 경제적 환경이 뒷받침된 환경에서 민주적으로 얼마나 성숙했냐에 따라 동물 권리 보호의 인식이 점차 증가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 앞서 읽은 존 밀이 기억나시나요? 그는 공리주의를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지금 살펴볼 피터 싱어의 동물권리에 대한 주장도 공리주의 배경이라는 점에서 맥을 같이하는데요. 종종 공리주의는 효용을 강조하는 실리적인 관점에서, 의무주의와 대비되어 차가운 이미지를 주기도 합니다. ‘1명을 죽여서 10명을 살릴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라는 극단적인 문장으로 단순하고 피상적으로 접하는 공리주의는 무척 냉혈한 같습니다. 그러나 사실 공리주의자들은 대체로 더 약하고 낮은 위치의 존재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공리주의를 주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밀은 가난하고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자유와 권리를 주장했고, 피터 싱어는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거죠.
피터 싱어는 "동물해방"이라는 책에서 동물 해방에 대한 주장을 제시했는데요. 그의 공리주의 관점에서 동물 권리가 보호되어야 하는 근거로 감정과 고통을 강조합니다. 동물들도 감정과 고통을 느낄 수 있으며, 따라서 그들의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물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싱어는 공리주의적 윤리의 원칙 중 하나로서 공정한 대우와 자유를 강조하는데요, 이 원칙은 인간들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들도 고통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공리주의적 윤리의 기본 원칙은 전체 효용의 최대화입니다. 이는 가능한 모든 존재에게 최대한의 행복과 최소한의 고통을 가져다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이 기준에 따라서는 행복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들이 모두 고려되어야 하는 것이죠. 따라서 동물들의 존엄성과 복지를 고려하여 행동하는 것은 인간들의 윤리적 의무이며, 동물들이 자유롭고 고통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동물 권리의 추구는 사회적 정의에 영향을 미칠까요? 어떻게요?
동물 권리 운동은 동물들을 단순한 자원이나 물품으로 보는 관점을 깨뜨리고, 동물들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식하는 문화적 변화를 촉진합니다. 그리고 동물에 대한 윤리적 고려와 책임을 강조하죠. 또한 동물들의 복지와 생존을 증진시키는 것이 지속 가능한 사회적 발전과 환경 보호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동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의 이익을 고려하여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정의를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 권리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인식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동물 권리가 높은 사회는 일반적으로 소수자에 대한 포용성이 높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동물 권리 운동은 고통을 느끼지만 인간의 (주류의) 언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존재의 고통을 대변하며 다양성과 포용을 장려합니다. 이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고통과 이해관계를 더 잘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생명체들에 대한 존중과 보호를 강조하는 이 관점은 다른 소수자 집단에 대한 존중과 포용을 더욱 강화할 수 있어요.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 편리해져서 관습과 전통이 되어온 것에 대해 말 못하고 소외된, “여기까지 챙겨줘야 돼?”라고 말하게 되는 존재에 대해 집중하게 되는 거죠. 물론, 어느 정도가 최적의 것인지는 끊임없는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겠죠.
동물 권리 운동과 소수자 권리 운동은 공통된 윤리적 가치를 공유합니다. 둘 다 존엄성, 고통 최소화, 존중 등을 중요하게 여기며, 이러한 윤리적 원칙은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보입니다.
싱어는 동물 권리 보호가 사회적 진보와 도덕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동물들에 대한 보다 공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는 인간의 도덕적 의무와 연관되며, 이는 사회적 진보와 인류의 윤리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는 거죠. 싱어는, 인간들이 동물들을 더 존중하고 공정하게 대우할 수록 사회적으로 더욱 발전된 도덕적 인식이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슈가 있습니다. 이 이슈는 ‘캣맘’이라는 단어로 표현되는데요. 논쟁지점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불쾌한 소음을 발생시키는 길고양이를 해쳐도 되는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줘서 살리는 대신 그 고양이가 타인에게 불쾌한 소음을 주는 것을 감수해야 되는가,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줄 자유와 고양이의 소음으로부터 수면을 방해받지 않을 자유 중 더 우선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논쟁을 어떤 기준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을까요?
공리주의 관점은 무조건 동물 권리를 무조건적으로 지켜야된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인간과 들개가 있을 때, 들개가 인간을 공격하거나 위협할 때, 인간이 죽었을 때 상실되는 행복과 생겨나는 고통이 더 클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공리주의는 들개를 죽이는 것에 찬성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잠재적인 위협도 없는 들개가 있는 경우에는 그 들개를 해치는 것에 반대하겠죠. 다만,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길고양에게 먹이를 줄 자유는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선까지 가능한 것이니 수면을 방해받지 않을 자유가 더 우선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수면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길고양이를 해치는 것은 용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면을 방해받은 자의 고통을 감소시키면서도, 길고양이의 고통도 감소하는 방향을 찾고자 할 것 같아요. 행복의 총량을 늘리고 고통의 총량은 줄이는 것이 공리주의의 관점이니까요. 어때요? 타당하고 실용적인가요?
싱어는 동물 권리 보호가 공정성과 사회적 정의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동물들에 대한 불필요한 학대와 차별을 줄이고, 그들의 복지와 존엄성을 보장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보다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는 거죠.
개인의 자유와 동물의 권리가 충돌하는 경우는 여러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간의 의학적 연구나 제품 개발을 위해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사용하는 경우, 동물의 권리와 개인의 자유가 충돌할 수 있습니다. 동물은 자유롭고 고통 없이 살아가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의학적 발전과 인간의 건강을 위해 동물 실험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죠. 또한 우리는 동물을 먹기도 하지요. 이 경우 동물의 존엄성과 복지를 고려하여 적절한 취급이 필요합니다. 동물의 복지와 안전을 고려하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하고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동물 실험이나 육식 등, 우리의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동물을 수단으로써만 대하는 게 아니라 동물과 함께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데요. 반려동물이라고 하지요. 그런데 이 경우에도, 반려동물의 권리와 주인의 자유가 충돌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복지와 안전을 고려하면서도 주인의 개인적인 자유와 책임을 균형있게 유지해야겠죠.
이러한 충돌 상황에서는 동물의 권리와 복지를 존중하면서도 인간의 필요와 자유를 고려하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법률, 윤리, 사회적 합의 등 다양한 차원에서 논의되고 있으며, 상황과 환경에 따라 적절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싱어는 동물에게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근거가 무엇일까요? 왜냐면 일반적으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이 더욱 복잡하고 크다고 추측하기 때문입니다. 개미와 강아지 중 하나를 죽여서 인간 100명을 살릴 수 있다면, 싱어는 개미를 죽일 것입니다. 개미가 느끼는 고통이 가장 단순하며 작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동물이 인간과 동등하다고는 말하지 않는 거죠. 다만 그는 동물들도 분명 고통을 느끼기에, 인간의 합리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적절한 보호와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그는 동물실험이 인간의 의료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라도, 동물의 고통과 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동물실험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도, 최소한의 고통을 유발하고,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때에만 동물실험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동물권과 인간의 권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동물의 복지와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인간의 합리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해야겠습니다. 그를 위해 세심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하겠죠.
선한 판단을 위해서는 늘 세심한 이해와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해 관계자들의 입장, 사회적 맥락 등을 판단해야 하지요. 무엇이 선한가, 정의로운가, 타당한가는 맥락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많이 읽고 많이 들어야 하는 이유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