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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나 Jul 26. 2024

"부장님이 틀림ㅇㅇ"

진리의 검증가능성에 대한 철학, 칼 포퍼의 사상 요약



지난번 존 밀의 사상을 소개드릴 때, 제가 참 좋아하는 철학자라고 했었죠!

이번에 설명드릴 칼 포퍼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사상가입니다.

포퍼는 과학 철학자이며 사회정치 철학자이기도 하죠.

칼 포퍼의 사상을 들어봅시다.










극단주의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여러분은 상사나 나이 많은 사람의 의견에 불일치하는 생각을 가질 때, 상사에게 반박할 수 있나요? 혹은, 나보다 어리거나 경력이 짧은 사람이 내 주장에 반박할 때, 받아들일 수 있나요? 아니면 무례하다고 생각이 되나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중요시한 철학자가 있습니다. 칼 포퍼인데요. 칼 포퍼(Karl Popper)는 극단적인 이념과 체제 간의 충돌이 심각하던 20세기 초반부터 후반을 살았던 철학자이자 과학철학자입니다. 그가 사는 동안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이 발발했고, 전체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념이 부상하면서 자유와 개방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극단적인 이념들에 대해 충격을 먹고 반발했죠. 당대 지식인이자 유대인이었던 포퍼도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요.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서 포퍼는 개방된 사회와 열린 사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그는 엘리트주의와 폐쇄성에 대항하며,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가 생각한 개방된 사회란 무엇인지, 개방된 사회를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죠.






과학적 방법론과 거부 가능성의 원리


그의 중요한 개념인 "과학적 방법론과 거부 가능성의 원리"를 확인해볼게요. 이는 "가설을 통한 거부" 또는 "거부 가능성의 원리"(Principle of Falsifiability)로도 알려져 있는데요. 이 개념은 과학적 이론이 진리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라, 반박 가능한지 여부에 따라 그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반박 가능한 이론이어야 과학적이라는 것입니다.


포퍼에 따르면, 과학적 이론은 반박 가능해야 합니다. 즉, 그 이론이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거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모든 새는 날 수 있다"는 이론은 반박 가능합니다. 하나의 새라도 날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면 이 이론은 거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는 신이 만들었다”는 실험이나 관찰을 통해 거부될 가능성이 없기에, 과학적 이론이 아니라는 거지요.






민주주의를 위한 거부 가능성


포퍼가 거부 가능성의 원리를 중요하게 생각한 이유는 당시의 사회적 배경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포퍼가 활동한 시대는 20세기 초기부터 후반까지의 기간으로, 이는 과학적 혁명과 사회적 변화가 가속화된 시기였습니다.


20세기 초반, 과학은 급격한 발전을 이루며 불확실성과 논란도 증가했는데요. 포퍼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역설적으로 과학적 이론은 반박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과학적 진실을 검증하기 위해 필수적인 원리로 간주되었죠. 


포퍼는 자유주의적인 사상을 지지했고, 이를 바탕으로 열린 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거부 가능성의 원리는 과학사에만 유효한 개념으로 제한되지 않았습니다. 거부 가능성의 원리는 다양한 의견과 신념을 존중하고 토론을 촉진함으로써 개방적인 사회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거부 가능성의 원리는 민주주의에서도 매우 유용한데요.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존중하고 토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정치 체제입니다. 거부 가능성의 원리는 이러한 다양성과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죠. 포퍼는 모든 이론과 주장이 반박 가능해야 하며, 이를 통해 토론과 비판적 사고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다고 봤죠. 과학적 방법론을 민주주의에 적용해볼까요? 과학은 가설을 통한 거부를 통해 지식을 발전시키고, 잘못된 이론을 개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는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허용하고, 권력의 분산이 가능하게 하는 비판과 토론을 통해 진보할 수 있습니다. 거부 가능성의 원리는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데 기여합니다. 


이를 위해 포퍼는 ‘열린 세계’라는 개념을 말하는데요. 열린 세계란 자유와 개방성을 갖춘 사회로, 개인의 자유, 다양성, 비판적 사고, 그리고 사회적 허용을 강조합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닫힌 사회, 전체주의와 독재


칼 포퍼가 말하는 '닫힌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다양성이 억압되고, 비판적 사고와 토론의 자유가 제한되는 사회를 가리킵니다. 이는 전체주의나 독재주의와 같은 체제에서 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권력이 중앙집중화되고, 국가나 당의 이념이 개인의 삶을 지배합니다. 자신들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자유로운 토론과 다양한 의견을 탄압하고, 또한 사회적 이념에 대한 포용을 거부하죠.


포퍼는 과학적 방법론과 비판적 사고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과학적인 이론은 반박 가능해야 하며, 토론과 비판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독재주의나 전체주의는 자신들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비판을 억압하고, 진실을 왜곡하기에 열린 사회와 과학적 진리를 방해하는 요소라는 거지요. 







절대불변의 진리는 없다


고정 진리란 절대적이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의미합니다. 여러분은 세상에 고정 진리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다음 진술들은 어떤가요? ‘제3의 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살인은 나쁘다’, ‘힘은 질량 곱하기 가속도이다’. 애초에 과학적이지 않은 진술도 포함되어 있네요. 그렇다면 과학적인 진술만이 고정 진리라고 생각하시나요?


포퍼는 고정 진리에 대한 개념을 부정하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는 과학적인 이론과 지식이 절대적이거나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며 변화하는 것으로 보았죠. 과학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과학과 공학이 돈이 되는 사회에서, ‘그거 과학이야’라는 문장은 진리임을 보장하는 말처럼 쓰이곤 하는데요. 과학철학자가 과학의 진리성을 부정했다니 의아합니다.


고정 진리에 대한 믿음은 한 번 발견된 지식이나 이론이 영원히 참된 것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여기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포퍼는 이러한 관점은 과학적 발견과 지식의 발전을 제약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나 증거를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과학의 발전과정에서 이론이나 지식은 끊임없이 수정되고 발전해야 한다는 거죠. 그는 과학적 방법론을 통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지식의 임시성과 상대성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고정 진리에 대한 믿음을 부정하고, 대신에 비판적 사고와 열린 토론을 통해 지식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지요. 인간의 지식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수정되어야 한다고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것들, 역사적인 해설과 과학적인 이론들, 모두 고정불변한 절대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믿어온 것,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끊임없는 검증과 수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포퍼는 과학을 말했으나, 어디 과학만인가요. 사회학도 그렇지요. 사회학이 사회’과학’을 지향한다면 더더욱이요. 사회학은 왜 사회’과학’을 지향하는 걸까요?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게 무엇인가요?


포퍼는 과학은 현재의 지식을 임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새로운 증거나 실험 결과에 따라 이를 수정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러한 과학의 방법론은 고정된 진리나 절대적인 지식의 존재를 부정하며, 상대적이고 진화하는 성격의 지식을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지식은 사회적, 문화적, 개인적인 배경에 따라 영향을 받으며, 이에 따라 개인의 관점과 해석이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정된 진리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기보다는 비판적 사고와 열린 토론을 통해 지식을 발전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과학도, 역사도, 모든 지식과 진술에는 관점이 들어갑니다. 관점과 무관한 진리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가장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라고 여겨지는 과학조차 그러니, 사회 사상들, 역사적 해설들은 얼마나 관점에 따라 달리 진술될까요? 우리가 역사적 사실들을 여러 관점에서 접근해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고정 진리에 대한 믿음은 다양성과 개인의 의견을 억압하고, 토론과 비판적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는점에서 위험합니다. 만약 한 개인이나 그룹이 고정된 진리를 주장하고, 다른 의견이나 관점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적인 가치와 원칙을 침해할 수 있죠. 주류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윤리적으로 비난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민주주의적인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이 존중되고 수용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민주주의가 구현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조건들


포퍼는 민주주의를 위해 열린 사회와 개방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죠. 다양한 의견과 관점이 존중되고 수용되는 사회가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를 위해 포퍼는 개방 사회의 핵심 가치로 톨레랑스를 말합니다. 톨레랑스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 신념, 행동 등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로, 사회적인 다양성과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의견과 신념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이죠. 


열린 사회와 다양성, 포용, 토론과 비판적 사고 등은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며, 사회적인 공정성과 진보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어떤가요? 우리의 사회는 톨레랑스의 미덕이 있는 사회인가요? 내가 속한 조직은 어떠한가요? 나는 어떠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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