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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Jul 24. 2022

"지나 골프 레인지 & 클럽" 체험기

Jinnah Golf Range & Club 소개

 나는 골프 입문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필드 게임 나가본 것이 몇 번 되지 않는 여전한 골린이.


 여기선 남들 다 하니까 나도 그냥 하긴 하는데, 사실 골프가 엄청나게 재밌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지금 아니면 언제 해보겠나~ 안 하면 사람들하고 어떻게 어울리나~ 하는 맘으로 그냥 욕심없이 치는 중이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잘해야 재미가 있는건데, 나는 아직 그 문턱을 넘지 못한 것 같고 이렇게 하는 둥 마는 둥 해서는 영영 그 문턱을 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살콤 든다. ㅡ_ㅡ;


 이런저런 사유로 파키스탄 중에서도 촌구석에 위치한 지사 안에만 갇혀있다가 한 달 만에 이슬라마바드 도시 외출. 아, 역시 도시가 좋긴 좋구나. This is City Life. 외출 정도가 아니라 오랜만에 외국 나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그보다는 군대 갔다가 100일 휴가 나온 느낌하고 좀 더 가깝다.


 오늘 가 본 곳은 "Jinnah Golf Range & Club", 그냥 우리끼린 "지나 골프연습장"이라고 부른다. 내가 사는 센터로우스 아파트에서 10km 정도만 가면 있다. 일단 지도 및 좌표 투척.



https://www.google.com/maps/place/%EC%A7%80%EB%82%98+%EA%B3%A8%ED%94%84+%EB%93%9C%EB%9D%BC%EC%9D%B4%EB%B8%8C/@33.716863,73.1256933,16z/data=!4m12!1m6!3m5!1s0x38dfc013b0512c0b:0x71dc03463618c16!2z6rOo7ZSEIOy9lOyKpA!8m2!3d33.7030406!4d73.1063712!3m4!1s0x38dfc04e8bc0c699:0xecbcae99eefb1be8!8m2!3d33.718331!4d73.1266147?hl=ko


 어디나 그렇듯, 입구에는 나이 드신 경비 아저씨가 총을 메고 서 계시고, 들어가는 건물 전경은 이렇게 생겼다.


 멋진 피니시 자세의 골프 동상이 입구에 있다. 저렇게 골프채를 "던지면서" 끝내라던데. 나는 여전히 골프채보단 머리가 먼저 던져진다.


 고 앞쪽으론 골프공을 형상화한 조각품이 있다. 벤치처럼 만들어놨는데, 빗물이 가득해서 앉을 수는 없겠다.


 요렇게, 총 22개 레인이 있는데, 아무리 붐빌 때 가도 5개 레인 이상이 동시에 차 있는 걸 본 적이 없고, 나 혼자 치는 경우도 흔하다. 이렇게 손님이 뜸해서야 장사가 되나 싶은 생각이 살짝. 아무래도 "이슬라마바드 골프클럽 드라이브 레인지" 대비 조금 더 외곽에 있다 보니, 돈은 안 중요하지만 시간이 중요한 부자들이 덜 찾나 보다. 어쨌든, 나는 "이슬라마바드 골프 클럽 드라이브 레인지"보단 여기가 덜 붐비고 나를 덜 귀찮게 해서 이곳이 더 마음에 든다.



 열린 공간이니, 에어컨 같은 거 당연히 없다. 대신 어딜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실링팬이 있다. 저것만 돌아가도 상당히 시원하다.



 벙커샷과 어프로치를 연습할 수 있는 미니 게임장도 한편에 있다.



 내가 선호하는 8번 레인에서 바라본 전경. 300야드 정도 날릴 수 있고 그물 같은 거 없다. 나는 아무리 잘 쳐봤자 200야드가 채 안 나가는 골린이라 이 정도면 아무 불만이 없다. 가끔 대형 삑사리가 나서 좌로 우로 너무 심하게 날려버리면, 골프공 보상비로 100루피를 추가로 받는다고. 다행히 나는 아직 잃어버린 적 없다. 일단, 앞으로든 옆으로든, 그만큼 멀리 안 나간다. ㅠㅠ


 한국처럼 전동 볼 피더 같은 거 없다. 당연히 몽땅 수입품이라 비싸기도 하거니와 유지보수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무엇보다 "Load Shedding(=정전)" 때문에 수시로 전기가 나간다. 그러니까, 전동식 자동 공 공급기는 되려 더 불편할 수 있는 셈. 여기만 그런 게 아니고, 파키스탄 내 다른 연습장에서도 전동식 자동 골프공 공급기를 본 적이 없다.


["Load Shedding" 문제는 아래글을 참조하자. 본좌 좀 허접해도 유일한 파키스탄 브런치 작가임. ㅡㅡv]

https://brunch.co.kr/@ragony/115


 연습장으로 날려버린 공은 "당연히" 사람이 일일이 주워서 수거한다. 가끔 공을 날리고 있는데도, 겁도 없이 공을 회수하러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해서 무척 신경이 쓰일 때가 있다. 내가 골프공 맞아봐서 아는데... 저거, 앞에서 잘못 맞으면 초대형 사고 난다.



 커피를 포함해서 다양한 음료와 식사를 주문할 수 있다. 식사류는 400루피 정도로 싼 편인데, 커피는 350루피로 상대적으로 비싸다. 나는 유산균 음료인 Lassi(200루피)를 즐겨 마시는 편인데, 빈 속에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한다.



 Lassi는 플레인 요거트에 물과 설탕탄 맛이 난다.



 Breakfast 메뉴를 시켜봤다. Bread & Fied Egg,  Paratha & 오믈렛 요리를 고를 수 있다. 가격동일.


 바로 아래가 Bread & Fried Egg를 주문했을 때. 짜이는 세트메뉴 기본으로 따라온다. 짜이 대신 커피달라고 하면 커피값 다 받는다.



 에그는 반숙할지 완숙할지 물어본다. 스테이크도 아닌데, "미디엄"으로 "낫 솔티"하게 해달라고 했다. 짜게하지 말라고 강조하지 않으면 완전 소금을 들이부어준다.


 짜이는 홍차+우유 섞은 맛인데, 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마시는 차 중 하나다. 하루 서너 잔 마신다고 보면 된다. 짜이에는 설탕이 많이 들어가는데, 저기 보이는 스틱설탕 두세 개가 기본이다. 나도 익숙한 맛이 이제 있는데, 하나만 넣어선 뭔가 닝닝한 것이 최소 두 개는 넣어야 비슷한 맛이 난다. 일단 이 나라도 대부분의 음식을 "달고" "짜게" 만든다.


 새파란 잔디밭을 바라보며 유럽식 아침식사를 즐기는 것도 나름 운치가 있다.


 Paratha와 오믈렛을 주문하면 아래처럼 준다.(하루에 다 먹은거 아님. 전에 찍어 둔 겁니다.)

 Paratha는 이 나라의 기본 음식인 짜파티와 비슷한데, 빵이 층이 져 있고 호떡처럼 기름에 구워준다. 맛있긴 한데, 열량이 엄청 높아 보이며 그윽한 기름 탓에 먹고 나면 무척 더부룩하며 배부른 느낌이 아주 오래간다. 오믈렛은 아주 국제적인 계란요리맛. 양파, 피망 등 이것저것 기본이 되는 야채와 함께 프라이팬에 구운 계란요리. 단, 아무 요구를 안 하면 짜다. 안 짠 게 없다. "소금은 절반만 넣어주세요." 하셔야 한다.



 짜이 맛을 음미하며 계란 프라이와 빵을 흡입하고 있는데, 발밑에서 "냐아~~~ 냐아~~~"소리가 난다.


 뭐냐 이건 또. ㅡ.ㅡ


 동물의 왕국 파키스탄은 안 튀어나올 것 같은 곳에서도 어딜가나 야생동물이 튀어나온다. 아주 쪼꼬만 아기고양이. 연습장에서 키우는 것 같지는 않은데, 나를 0.1도 경계하지 않고 먹는거 나눠달랜다. 음냐.. 나 고기 없는데. 계란은 막 다 먹어버렸고... 빵밖에 없는데, 너네 육식동물 아니니? 줘도 되나? 일단 조금만 빵 귀퉁이를 줘 봤는데, 생각보다 잘 먹는다.



 "잘 받아먹었으니, 기분이다. 이제 내가 연습하는 거 공짜로 봐줄게. 와서 함 쳐봐바. 힘 빼고 치는 거 알지?"



 옆에서 저러고 있는데, 공이 집중이 됩니까...... ㅡ_ㅡ;;;


 먹고 마시고, 고양이하고 좀 놀다가 5 바스켓 치고 왔다. 한 바스켓은 30개 골프공을 준다.



 계산서 주세요. 얼마 나왔나 보자.

- 입장료 : 200루피 (1,400원)

- 공 다섯 바구니 : 60루피 * 5 = 300루피 (2,000원)

- 아침식사(짜이+식빵4조각+잼+버터+계란 반숙2개) : 400루피 (2,800원)

* 총 900루피 (대충 6천원)


 천 루피 주고 왔다. 잔돈 딱 맞춰 주지 않으면 대부분 거스럼돈 안 돌려준다. "너네는 부자니까 베푸세요~"가 기본으로 깔려있다. 나도 이제 애써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서로 마음만 상한다. 기분 좋게 줘야지. 이 집만 그런 게 아니고 대부분 다 그런다.



 오늘 지나 골프연습장 체험기는 외부 전경 파노라마 사진으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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