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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Oct 24. 2022

정치불안 파키스탄

우리나라도 비슷해 보이긴 하지만

 또 온 나라가 난리법석이다.


 지난 금요일(2022.10.21.), 한 나라의 수도라고 불리는 "이슬라마바드"가 시위대로 인해 안팎으로 봉쇄되었다. 주요 도로는 당연히 막혔고 타이어 태우고 최루탄 날아다니고 아주 난리다.



 "봉쇄". 도시에 있던 사람도 못 움직이고, 도시를 나오려는 사람도, 들어가려는 사람도 꼼짝할 수 없었다는 말. 수도로 진입하던 자가용은 물론, 시외버스 및 물류트럭도 예외 없이 모두 멈춰 섰다. 전 총리였던 "임란 칸"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임란 칸의 피선거권이 박탈당하자 갑자기 거리로 몰려나와 거친 시위를 일으켰다.

 

https://tribune.com.pk/story/2382771/ecp-disqualifies-imran-in-toshakhana-reference


대체 어케 된 거냐. 뭔 말이냐.


https://tribune.com.pk/story/2380224/toshakhana-case-ecp-asks-sbp-for-imrans-bank-accounts


 짧은 영어실력으로 대충 읽어보니, 임란 칸 전 총리가 국가 수장으로 재직할 당시, 외국 귀빈으로부터 수많은 귀중품들을 선물 받았고, 관례에 따라 이는 국가보물로 "Toshakahana"에 이관되어 보관되어야 했으나, 이 중 몇 고가선물들을 총리가 임의로 처분하고 세무신고도 하지 않은 정황이 드러나 유죄판결을 받고, 피선거권도 박탈되었다는 말인가 보다.


 전 총리는 "그는 "판매된 580만 루피 이상의 선물들이 자산으로 표시된다"며 자산을 숨기지 않았다고 주장하였고, "현재까지 휴대전화, 시계, 신발, 기타 자산과 같은 것들을 신고한 국회의원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국가수장으로 받은 선물 중 일부를 개인이 처분한 건 맞는데, 그게 고가품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개인 선물로 취급되는 범위에서만 그렇게 했고, 자기만 그런 거도 아니라는 항변인 듯.


 뇌물과 부패로 얼룩지기는 전 전 정권(그러니까 현 정권)이 훨씬 더 심했고, 적어도 부패에 대해선 국민들이 임란 칸 정권 시절을 깨끗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만, 권력이 있는 곳에 100% 청렴 투명한 곳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누군가는 약점이 있기 마련이겠지. 총리 재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임란 칸 쪽으로 많이 기우니까, 현 정권이 무리수를 둬서 임란 칸 피선거권을 박탈한 정치공작이다라고 믿는 국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일으킨 거다.


 현 정권의 과거 부정부패는 드러난 것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2019년 12월, 파키스탄 국가책임국에서 셰바즈 샤리프와 그 아들에 대하여 돈 세탁 혐의로 23개의 자산을 동결했고 2020년 9월 28일에는 체포되기까지 했다. 결국 대법원이 최종 유죄를 선고했지만 셰바즈 샤리프는 2021년 4월 14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어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게다가 애초에 유명한 파나마 페이퍼즈 스캔들에 연관된 인물이 그의 형과 가족들인 나와즈 샤리프 총리인데 명색이 친동생인 셰바즈 샤리프도 아예 연관이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가문 단위로 정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똑같은 샤리프 가문에 속한 셰바즈 샤리프가 형의 돈세탁 작업을 몰랐을 가능성은 적다.

 - 나무위키 부분 발췌 -

https://namu.wiki/w/%EC%85%B0%EB%B0%94%EC%A6%88%20%EC%83%A4%EB%A6%AC%ED%94%84


 파키스탄 정치 얘기를 잠깐 하자면,


 PTI당의 수장인 임란 칸 전 총리는 경제 파탄의 주요 책임자로 지목되어 불신임안이 통과되면서 총리직에서 2022년 4월 10일 쫓겨났다. PTI당은 Pakistan Tehreek-e-Insaf(파키스탄 정의운동)의 약자로, 정치적 성향은 중도, 대중주의를 지향하는 당으로, 전 정권이었던 중도우파, 경제적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PML-N(Pakistan Muslim League-Nawaz,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당하고는 정치 노선이 다르다.


 임란 칸의 탄핵으로 PML-N당은 셰바즈 샤리프를 임시 총리로 추대하여 다시 정권을 가지고 왔으나,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IMF 구제금융 협상을 하면서 서민경제의 희생을 강요하여 지지율이 도로 바닥을 기고 있는 실정으로, 총선을 재실시하면 정권을 지키기가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다.


 어쨌든, 다시 정리하면, 현 총리인 셰바즈 샤리프(PML-N 당수)와 전 총리인 임란 칸(PTI 당수)이 차기 총선을 위해 여전히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며 여러 정황상 현 총리가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이때, 전 총리 임란 칸의 피선거권 박탈이 벌어지게 된 거다.


 여태껏 총선은 두 사람 간의 대결이었는데, 정부에서 피선거권을 빼앗아가버렸으니 PTI에서 임란 칸 정도의 카리스마와 저명세를 가진 대체 인물을 내 세우거나, 판결을 무효화하고 다시 피선거권을 가져오거나 해야 할 텐데 양쪽 다 쉬워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경찰은 한술 더 떠서 임란 칸 전 총리 등 PTI 고위 지도부를 시위 주동 테러 혐의로 기소했다.


https://www.dawn.com/news/1716346


 가뜩이나 경제가 어렵고, 여전히 전국은 수재의 아픔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데 정치까지 이 모양이니 앞날이 무척 갑갑해진다. 정치적 협의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국은 언제든 다시 폭력시위사태로 번지게 될 것 같다.




 배경도 장소도 사람도 다르긴 하지만, 정치 불안정은 꼭 이 나라 이슈만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도 정권만 바뀌었다 하면 전 정권을 못 잡아먹어 아주 안달인 것 같은데 상황 자체가 파키스탄 하고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상대 편 당수 죽이기 프로젝트"


https://www.ytn.co.kr/_ln/0103_202210231545588268


 잘못했으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전직 대통령이든 벌은 받아야지. 그런데, 국내의 현 상황이 파키스탄과 절묘하게 오버랩된다. 유죄와 무죄의 경계란게.... 이게 참 생각보다 폭이 넓은 거라서. 일개 평직장인이 고발될 수도 있는 "배임죄"만 하더라도 범위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어, 이거 걸면 다 걸리겠네..." 했었는데, 조직의 수장이라면 굴비처럼 엮어다 잡아넣을 수 있는 죄가, 검사의 창의력만 조금만 있다면, 수십 수백가지는 될 거라고 생각한다.


 모 나라 모 대통령은 취임하신 지가 벌써 반년이 다 되어가고 있는데 대국민 합의도 없이 집무실 옮긴 거랑, 전 국민 듣기평가 문제내기 하신거랑, 전 정권 흠집내기 하신 거 말고는 뭘 하셨나 머릿속에 생각나는 게 없다. 경제가 폭망이고 원화가치 추락해서 외환시장 난리라면서. 인플레가 심해지니 내놓은 대책이 공무원 급여 동결하고 고위직 임금 10% 반납하는 거라면서. 공무원은 백성 아니심? 뭐 정책다운 정책은 하나도 없고 권력으로 찍어 누를 생각만 하니 지지율이 그 모냥이지...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뉴스만 틀었다 하면 정쟁뿐이고, 국가경제, 미래계획, 외교정책, 교육대계는 언제 누가 몰래하고나 있는 건지 나는 정말 모르겠다.


 파키스탄 친구들이 "이 나라는 정치가 이래서 미래가 없어요~" 그러면, "어.... 사실 한국도 비슷해......." 하고 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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