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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Apr 24. 2022

파키스탄의 화려한 결혼식 하객 참관기(셋째 날)

셋 째날. Walima Reception(2022.4.7.월요일)

 이전 글 Review :  결혼식의 메인 이벤트는 순서별로 Rasm-E-Hina(라즘-에-히나), Barat(바랏), Walima(왈리마, 또는 발리마) 각 3일에 걸쳐 다른 날에 행하며, Rasm-E-Hina(라즘-에-히나) 행사일 이전에 Mayoun(마이융)이라고 신부를 준비시키는 별도의 사전행사가 있다고 한다.


 오늘은 파키스탄 결혼식 셋째 날, 마지막 의식이다. Walima Reception.

 Walima는 결혼식 이후의 공식 피로연이라고 보면 된다. 마침, 잘 설명한 인터넷 홈페이지가 있길래 링크. 작성된 지 아주 오래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2022년 기준으로 하객으로 경험해보니 완전 일치하는 내용이다.


Walima, Valima 철자가 혼용해서 쓰이는데, 어차피 어근이 영어가 아니니 상관없다. Walima쪽이 조금 더 자주 보이는 것 같다.


http://kcm.co.kr/pakistan/marriage/wed_valima.html

 발리마는 신랑 측에서 주관하며 새로 맞이한 식구(신부)를 신랑 측 친척들에게 인사시키며 손님을 불러 벌이는 잔치이다. 그러므로 바라앗 때와는 반대로 신랑 측의 식구들이 연회장에 미리 와서 준비하고 있으며 신부 측의 손님들(신부의 아버지, 어머니, 친척, 친한 친구들 등)은 대개 초대장에 표시된 시각보다 1-2시간 후에 도착한다. 이때에도 입장하는 손님에게 꽃잎을 뿌려주곤 한다. 이 날에는 신랑과 신부가 처음부터 함께 동행한다.
신랑과 신부를 위한 특별한 입장이나 악대를 동원하지 않으며 이전의 날보다 모든 순서가 평범하다. 때에 따라서는 가장 연장자인 할아버지가 이들을 위한 축복기도를 하기도 한다. 이들도 기도 중간중간에 "아민, 아민" 하면서 복창을 하는데 기독교에서 기도 끝에 하는 "아멘"과 같은 단어이다. 
신랑과 신부는 위의 사진과 같이 바라앗과 비슷하게 단상의 좌석에 앉고 하객들이 번갈아 나와서 인사하고 사진 찍고 이야기하다가 들어간다. 오른쪽 사진에서 보듯이 손님들은 신부 혹은 신랑에게 키스를 하기도 한다. 친구들은 신랑 신부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하여 오른쪽 아래 그림처럼 포즈를 취한다. 
신랑과 신부는 전 날 바라앗 때보다 조금 편한 옷을 입는다. 이 날이 결혼식의 마지막 날로 가장 단순하고 조금 지루한 날이다. 이 날도 물론 식사가 제공되는데 10시쯤이 되어야 먹을 수 있다. 결혼식 때의 식사 제공은 너무 돈을 많이 소비한다고 하여서 나와즈 샤리프 정부 때 금지되고 음료만 제공하도록 하였으나 현재(나와즈 샤리프 실각 이후)에는 대체로 식사를 제공한다.
주관을 하는 측이 날에 따라 달라서 하객들의 구성도 조금 다르다. 이 날에는 당연히 신랑 측에서 초대한 손님이 훨씬 많다. 친한 사람은 세 날 모두 손님으로 초대되기도 하지만 세 날 중 한 날에만 초대되기도 한다.
세 번째 청첩장. 행사가 세 개. 행사가 3일. 청첩장도 석 장. 3일차 마지막 청첩장.


Walima(왈리마) 행사장도 그 전날 행했던 이틀 차 Barat 연회장과 동일한 Avalon Banquet Hall이다.

https://www.google.com/maps/place/Avalon+Banquet+Arena/@33.5209901,73.1504118,17z/data=!3m1!4b1!4m5!3m4!1s0x38dfed8988c84b7d:0x579fba18cc1a6df1!8m2!3d33.5209901!4d73.1526004?hl=ko


오늘은 회사 직원들이 대거 하객으로 참석했다.
신랑 신부 입장. 주요 이벤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사진촬영.

 상기 설명대로, 오늘은 말 그대로 피로연이다. 악대 동원도 없고 신랑 신부의 복장도 어제만큼은 화려하지 않다. 특별한 행사 없이 지인들과 사진 찍는 것이 주요 이벤트가 되었다.


중앙 연단이 무척 화려하다.


한국인 꼬마 아이 색동저고리도 무척 이쁘다. 한복은 참 곱디 고운 옷이다.


특별 잔치 요리. Dum Pukht Full Goat라 불리는 통염소찜. 어린 염소 속을 쌀로 채우고 푸욱 삶은 음식인데 음식 개시와 동시에 5분 만에 동났다.


https://www.youtube.com/watch?v=i0_SFHSXGY4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서 유튜브를 찾아보았다. 가죽이 벗겨지고 목이 잘린 통고기가 나오므로 비위가 약한 사람은 안 보시는 게 좋겠다.


정확한 명칭을 찾아보니, Dum Pukht Full Goat.(덤 푸크트 풀 고트)


Dum Pukht는 요리방법 중 하나이다. (출처:위키피디아 부분발췌)

https://en.wikipedia.org/wiki/Dum_pukht

어원학적으로 페르시아어에서 유래되었다. 덤(Dum)은 '식량을 천천히 불 위에 두는 것'을 의미하고 푸크트(Pukht)는 '요리의 과정'을 의미한다. 따라서 '느린 불 위에서 요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덤 토핑 요리는 둥근 바닥의 무거운 냄비, 가급적 음식을 밀봉하여 느린 불 위에서 요리하는 한디(클레이 팟)를 사용한다. 이러한 요리 스타일에 대한 두 가지 주요 측면은 부나오(Bhunao,튀김)와 덤(Dum) 즉, 준비된 요리의 '로스트화'와 '숙달화'이다. 이 요리에서는 허브와 향신료가 중요하다. 천천히 굽는 과정은 각자가 최대한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한다. 한디 뚜껑을 반죽으로 밀봉하면 성숙해진다. 그 음식은 즙을 천천히 넣어 요리하면 천연 향기를 유지한다.
어떤 경우에는, 요리 반죽을 뚜껑처럼 용기에 펼쳐서 음식을 밀봉하는데, 이것을 파르다(베일)라고 한다. 요리를 하면 음식의 맛을 흡수하는 빵이 된다. 빵은 보통 요리와 함께 먹는다.
파키스탄 전통 요리보다 향신료와 향신료에 사용되는 향신료가 적다.


 저렇게 머리 꼬리를 잘라내고 내장을 비워낸 통염소를 양념해서 기름으로 1차 초벌로 살짝 튀긴 후 버무린 양념과 쌀로 뱃속에 채우고 큰 솥에 채워 넣고 몽근하게 쪄 내서 만드는 손이 매우 많이 가고 시간이 걸리는 고급 요리이다. 파키스탄 북부 및 아프가니스탄에서 더 유명하며 파키스탄 특유의 향신료 맛이 안 나고 담백하게 맛있다. 염소로도 만들지만 양고기도 많이 쓴단다.


 저 엄청난 양을 봐라. 대가족이라도 일반 가정 한 끼 식사로는 너무 넘치는 음식일 테니, 잔치음식으로 더 유명한가 보다. 5분이 지난 후 화석 발굴 모양처럼 뼈다귀(갈비뼈.. 등뼈.... 등등)만 남은 사진도 무척이나 인상깊었는데(아니, 화석발굴의 현장이네? 하면서...) 사진으로 남기지 못해서 아쉽다.


모든 하객들이 이렇게 신나게 먹고
홀 중앙에서는 하객들의 축하 춤판이 벌어진다.


 식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이 되니 홀 중앙에서 하객들의 춤판이 벌어진다. 나도 연행되다시피 떠밀려 끌려나갔고, 어느 누구보다 흥겹게 막춤을 춰 주었다. 근엄하고 무서운 조직장이 망가져대니 하객으로 같이 온 현지인 회사 직원들이 얼마나 신나 하던지. 그런 게 축제의 순기능 아니겠나.


 Walima(왈리마) Reception 역시 초청받은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늦게 도착하면 대충 맞다. 그리고, 파키스탄 결혼식에도 축의금 문화가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축의금 접수 테이블이 있는 것은 아니고, 파할 때쯤 혼주 또는 신랑한테 직접 전달된다. 회사원 기준해서 동료들의 결혼 축의금은 대충 5천~1만루피(한화 3만 5천원~7만원 수준) 사이에서 친밀도를 감안해서 주는 편이라고 한다. 나도 소정의 축의금 봉투를 이 날 전했다.


 Walima(왈리마) Reception도 저녁 10시 반이 넘어서야 하객들이 하나 둘 집으로 향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긴긴 결혼식이 끝난 것이다. 외국인 신분으로서 이 나라 상류사회의 결혼 문화를 세세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무척 흥미로웠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축하하는 문화와 분위기는 한국과 유사하지만, 치장하고 즐기는 문화는 파키스탄이 한 수 위다. 유일한 차이점은 모든 행사장에 일절 술이 없다는 것. 그렇지만 술 한 방울 안 마셔도 얼마든지 즐기는 파키스탄 사람들이다.


 파키스탄 결혼식 하객 참관기 끝.

이전 13화 파키스탄의 화려한 결혼식 하객 참관기 (둘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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