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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23. 2023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이어지는 이야기

수난의 파사드, 가우디 학교, 박물관 편

(이전 이야기에서 계속...)


https://brunch.co.kr/@ragony/350




 탄생의 타워 관람 시간은 채 20분이 안 걸린다.

 짧은 관람을 마치면 다시 성당 내부에 이어지는 길로 연결되어 나온다.



 보고 또 봐도 경이롭고 경건한 마음이 드는 건축물이다.



 성당 뒤쪽 공간으로 가면 지하 예배당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지하 예배당은 일반 관람객에게는 개방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이렇게 작은 창문으로 실내를 대충 볼 수는 있다. 가우디는 이 창문을 통해 외부의 빛이 지하 예배당까지 비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지하 예배당에는 안토니 가우디의 묘지가 안착되어 있으며, 탄생의 파사드와 함께 가우디 생전에 완공된 부분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중 탄생의 파사드와 이 지하 예배당이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수난의 파사드로 나가기 전 오른쪽 회랑으로 들어가면 성당 미사에 사용되던 성스러운 도구들을 모아둔 전시 공간이 나온다. "예배의 길"로 불리는 공간으로 여기에도 가우디가 직접 구상한 가구와 예배 도구들이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수난의 파사드


 수난의 파사드 출입문이다.

 알파벳이긴 한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공식 오디오 가이드에 의하면 예수님의 수난을 묘사하는 복음이 적힌 글이라고 한다. 이 문 역시 조셉 마리아 수비라치의 작품이다.



 채찍질을 당하는 예수님 조각상.



 예수에게 입 맞추는 유다.

 어떤 방향으로 숫자를 합해도 33이라는 답이 나오는 마방진.

 33은 예수가 세상을 떠날 당시의 나이이다.



 수난의 파사드 주 출입문 전경



 수난의 파사드 상부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



 최후의 만찬부터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님 동상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수비라치 특유의 단순화 기법으로 조각되어 있다. 같은 성당인데 탄생의 파사드와는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예수의 베일을 들고 있는 베로니카와 로마 병사들.

 베로니카 얼굴은 눈코입이 없는 달걀귀신 같은데 예수의 베일에 더 집중하도록 만든 수비라치의 의도가 담겨있다. 스타워즈 스톰트루퍼를 연상시키는 로마 군인 투구는 가우디의 유명 건축물 카사밀라 지붕의 굴뚝 디자인에서 가져왔다(사실 스톰트루퍼가 카사밀라 지붕 굴뚝에서 영감을 받고 모방한 거 맞다). 수비라치가 가우디에게 바치는 존경의 헌정인 셈.



 오른쪽 청동문에는 가시관 고행 이야기가 담겨있다.

 아래쪽 손잡이 홈에 손을 맞춰보는 것과 그 바로 위쪽에 열쇠를 찾아보는 것이 이 문의 포인트.

 (왼쪽 청동문은 겟세마네 동산 이야기의 문인데... 있는 줄도 모르고 안 가봤다. ㅠㅠ 아놔 예습부족.)



 역시 동화나라 집처럼 생긴 가우디 학교.

 공사 인부들이 맡길 곳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하면 아이들은 여기서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올록볼록 지붕 구조가 독창적인 가우디 학교. 작은 건물 하나도 그만의 철학이 깃들어있다.



 학교에 들어가면 당시 사진과 건물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교실은 여느 소학교 일반 교실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습이지만 물결치는 천장이 인상적이다.



 학교를 나서면 지하 공간에 박물관이 위치한다. 여기도 사람들 빠글빠글.



 성당 건축 연대기가 정리되어 있다. 거의 다 지었다. 준공이 머지않았어.



 성당 건축 부분을 미리 만들어 본 다양한 모형도 전시되어 있고 모형의 의미를 해설한 설명판도 있다.



 가우디가 생전에 남긴 다양한 건축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전시공간 한쪽에는 공방이 있다. 3D 프린터도 있고 실제 조형물을 축소 모형으로 사전에 만들어보고 현 건축물과의 조화와 균형을 고려하며 설계하고 시뮬레이션 해보는 공간인 듯하다.



 역시 마지막 코스는 기념품샵.

 구엘 공원에서 보고 온 용(도마뱀처럼 생겼지만 어쨌든 용) 인형에 눈길이 갔으나 흐억 89유로. 10만 원이 훌쩍 넘네. 사진만 담아 오는 걸로. 정교한 미니어처 또는 종이 모형도 예뻤지만 역시 사진만 담아 오는 걸로.

 아무것도 안 사 와서 조금 허전하긴 하지만 그럴 때마다 브런치 꺼내보면 되지 뭘.



 그냥 떠나기 조금은 아쉬운 성당 뒷모습을 한 번 더 사진으로 담으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투어는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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