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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제보다 나은 오늘 Dec 24. 2023

몬주익 올림픽 공원 답사기

황영조 기념비, 몬주익 통신타워, 올림픽 주 경기장

 2023.12.10.일요일. 여행 사흘차.

 오늘 일정은 몬주익 코스로 잡았다.

 몬주익 언덕 일대에는 카탈루냐 미술관, 호안 미로 미술관, 올림픽 공원, 몬주익 통신탑, 몬주익 성이 위치하고 있어 하루에 다 돌아보기 만만치 않은 코스다. 여행객에게 시간은 소중하니 오늘도 일찍 일어나서 길을 나선다.


 바셀의 겨울은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진다. 아침 7시 20분인데 아직 해가 안 뜬다.

 해뜨기 전 아침 기온은 꽤나 쌀쌀하다. 밤과 낮의 기온 차이가 심하다.



 달과 별(별이 아니고 행성일 수도 있다.)이 선명하게 찍혔다. 파키스탄에서 하늘을 찍으면 파키스탄 국기가 연상이 되는데 오늘 사진에선 파키스탄 국기가 전혀 떠오르지가 않는다. 같은 하늘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몬주익 언덕으로 가려면 녹색 L3 전철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그라시아 역에서 6 정거장 가서 에스파냐 역에서 내리면 된다.



 바셀 전철은 1990년대 서울 지하철 1호선 느낌이 살짝 든다. 지저분하진 않지만 깔끔한 맛은 없으며 스크린 도어도 없어 좀 위험해 보인다.



 에스파냐 역에서 내려 출구로 나오면 보이는 풍경.

 로터리 한가운데 섬에 여러 장식과 동상들이 보인다.



 콜로세움을 연상시키는 원형 경기장 같은 건물은 아레나스라고 불리는 쇼핑몰. 저곳 타워에서도 도시를 무료로 조망할 수 있다던데 나는 가보진 않았다.



 베네치아 쌍둥이 타워와 저 멀리 카탈루냐 미술관 전경.



 도시는 대충 봤으니 올림픽 공원으로 가 보자. 지하철 출구 바로 잎의 버스정류장에서 150번 굴절버스를 타면 된다.(1.2km 남짓이니 걸어가도 그리 멀지 않다.)



 굴절버스는 광활할 정도로 넓으며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별로 없었다.



 올림픽 주 경기장에서 내리면 가까운 곳에 1992년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선수 기념비가 있다.

 88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는 누군지도 모르겠고 우리나라에 그 메달리스트 기념비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렇게 이국땅에 우리나라 금메달리스트 기념비가 있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다만 이 국가적 기념비에 대한민국 국기가 또 비규격으로 표기되어 마음이 좀 불편했다.



 태극기를 표현한 돌이 2:3 장평비가 아니며, 건곤감리 중심선을 잇는 가상선을 그려보면 거의 수직으로 교차한다.(건리, 곤감 중심을 잇는 선을 그리면 수직이 아니라 장평비 2:3 사각형의 꼭짓점에서 각 대각선으로 그린 선과 일치하는 각도가 나와야 정상이다.) 이게 다 첫 시작점인 국기의 장평비를 고려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다. 이왕 하는 거, 하얀 대리석을 구해서 흰 바탕에 검은색 건곤감리를 새겨 넣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https://brunch.co.kr/@ragony/337



 마무리에 조금만 더 신경 써 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조금은 아쉬운 황영조 기념비.


 온 김에 주 경기장을 둘러보자. 경기장은 개방되어 있지 않았지만, 주변은 둘러볼 수 있다.


 경기장은 거대하지만, 로마 콜로세움을 돌아볼 때처럼의 감흥은 느껴지진 않는다. 저 멀리 신기하게 생긴 몬주익 통신탑이 보인다. 온 김에 가까이 가 보자.



 무언가 예술적으로 생겼네.



 미래 우주선 같은 느낌도 나고...



 여기도 가우디 건축물의 전통을 계승한 건지 트렌카디스 기법(조각 타일로 장식하는 기법)으로 받침대 마감이 되어 있다.



 해 뜰 무렵 찾아간 몬주익 통신 타워는 무척 아름다웠다.

 몬주익 통신타워는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통신탑이며 실제 텔레비전 방송전파를 내 보내는 기능을 하도록 설계되었다.

 탁 트인 공간도 예쁘고 탑 자체도 매우 예술적이건만 파리 에펠탑에 비해선 영 인기가 없는 건지 여길 찾는 관광객은 운동하러 나온 지역주민 빼고 나 혼자밖에 없었다.




 이다음 목적지는 호안 미로 미술관. 그런데 10시가 개관이라 시간이 좀 남네.

 주변 산책을 더 해 보기로 했다.


 몬주익 언덕은 언덕인 만큼 시야가 좋아 도심이 다 내려다보인다.

 저 멀리 티비다보 놀이공원과 그 산 꼭대기에 있는 사그랏 코르 성당이 보인다.

 탑 꼭대기에 있는 예수상은 브라질 코르코바도 구원의 예수상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https://maps.app.goo.gl/gEfpF651K9naoXK58

https://maps.app.goo.gl/TR5ubVZ2g8cpzbSf8


 좀 멀어서 잘 안 보이긴 하지만, 실제 눈으로 봤으니 가 본 거다. 가 본 걸로 치련다.



 스마트폰 디지털 줌 치곤 뭐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이것도 기록화.



 언덕에서 바라본 카탈루냐 미술관 지붕.



 올림픽 박물관도 근처에 있다.(들어가 보진 않음)


https://maps.app.goo.gl/XEZwhUhMDMRLoKGQA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아르메니아 교회터가 나온다. 아르메니아교회는 동방교회의 한 교파인데 잘 나갈 때는 스페인까지 세력을 떨쳤나 보다.


https://maps.app.goo.gl/szomgJnzFgcp3aFg9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549281&cid=40942&categoryId=33736





 바로 인근에는 Jardins de Joan Maragall이라는 정원이 있다.

 스페인 왕실이 사용하는 알베니즈 궁전이 위치한 곳으로 스페인 왕실이 카탈루냐 지역에 방문하는 동안 사용하는 공식 거주지라고 한다. 일반인에게 연중 개방하진 않지만 특별한 날짜에는 개방하나 보다.

 건물을 제외한 정원은 무료 개방한다. 개방 시간은 오전 10시 ~ 오후 3시. 이따 다시 와 봐야지.


https://en.wikipedia.org/wiki/Palace_of_Alb%C3%A9niz






 순백색의 호안 미로 미술관. 아직 개장하려면 30분 더 남았다. 주변을 더 돌아보자.



 바로 인근에 푸니쿨라 승강장이 있다. 버스 대신 이걸 타고 와도 된다.



 몬주익 성 정상까지 연결되는 케이블 카가 보인다. 푸니쿨라에서 내리면 바로 케이블 카 승강장이다.


 원래 계획은 여기 인근의 찻집에 가서 차나 한 잔 마시며 좀 쉬다가 다시 호안 미로 미술관을 가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아뿔싸, 문을 안 연다. 너무 이른 시각에 왔나 보다.


https://maps.app.goo.gl/aJM9RpRfdPWRqS9D6




 저렇게 빵 뚫린 루프탑에서 차 한 잔 마시며 쉬면 참 운치가 있을 것 같은데 큰맘 먹고 찾아온 건데 아쉽군...



 나뭇가지가 좀 가려서 저곳만 못하긴 하지만, 인근 벤치에서 좀 쉬면서 도시 전경도 즐기다가 개관 시간이 다 되어 가길래 호안 미로 미술관으로 다시 향했다.


 벌써 두 시간째 걷고 있으니 아침부터 줄곧 10여 km는 걸은 듯...


(다음 이야기에서 계속 : 호안 미로 미술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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