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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hyun May 07. 2020

극한 플라잉 요가 체험기

나에게 맞는 운동 찾기

※ 발로 그린 그림 주의






1. 찾았다, 플라잉 요가!


운동을 좋아하지만, 운동하던 습관이 없다 보니 점점 안 하게 됐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운동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운동을 찾아 헤맸다. 헬스 PT를 받아봤는데 원하는 부분에 힘을 쓸 수가 없어 PT 선생님을 실망시키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나도 매슬로우에 따른 존중 욕구가 있는 사람인지라 그럴수록 흥미를 잃었다. 일반 요가와 필라테스도 해봤는데, 유연하지도 않고 자세가 엉성해 운동 효과가 하나도 없었다. 수영은 정말 좋았지만, 수영장이 집과 멀어서 수영과 나도 점점 멀어지게 됐다. 헬스, 요가, 필라테스, 그리고 수영 다 정말 좋은 운동이지만 나에겐 맞지 않았거나 물리적 거리 때문에 지속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 핑계가 많았다. 그렇게 고민만 하던 중 그동안 스쳐 지났던 전문가분들(PT, 정형외과, 물리치료사 선생님)이 근육이 잘 뭉치기 때문에 몸의 순환을 돕는 스트레칭 위주의 운동을 하라고 말씀해주신 게 생각났다.


겨우 4개월 해보고(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선 9개월) 맞는 운동이라고 하긴 부끄럽지만,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하나 생겼다. 바로 ‘플라잉 요가’다. 좋다는 얘기는 참 많이 들었다. 그래서 이 운동을 하는 친구에게 물었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아니 넌 아파서 못 할걸" 

"왜! 나도 할 수 있어. 두고 봐!" 

친구는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었는데, 왠지 모를 오기와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왜 못 한다는 거지? 뭐길래?’ 

그러고선 첫 수업에 갔는데, 친구의 말이 진짜였다. 그녀는 나를 생각해주는 참 친구였다. 나를 너무 잘 알아......^^ ‘아 이래서 못한다고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플라잉 요가 첫 수업 후기’라는 제목으로 떠도는 짤인데, 이게 진짜 거짓말이 아니다. 과장 1도 없는 팩트다.


플라잉 요가 첫 수업 후기라고 떠도는 짤. 출저미상






2. 내가 느낀 플라잉 요가


플라잉 요가는 해먹(hammock)에 매달리는 운동이다. 우리 몸에는 겨드랑이, 서혜, 오금 등에 림프절이 있다. 진짜 엄청 아픈 곳에만! 플라잉 요가는 림프절 순환을 위해 해먹으로 그 부분에 자극을 주는 동작이 많다. 만화에서처럼 정말 별이 보이게 아프다. 그중에 압권은 '다빈치 자세'다. 해먹을 양쪽 허벅지에 감아 매달리는 것인데 정말 죽을 것 같았다. 허벅지를 해먹으로 한번 감는 것도 모자라 온 체중을 싣다니... 하면서도 '이게 가능한 일인가?'싶었다. 기절할 것 같았다. 그때 느낌은 진짜 응급차에 실려 가도 이상하지 않았다. 가끔 멍이 들기도 한다. 근데 더 놀라운 건 모두 그걸 참고 견딘다는 것이다. 요가 수강생들은 다 날씬하고 예쁜 분들이었는데, 그걸 버틴다는 것이 대단하고 한편으론 독해 보였다. 그 와중에 ‘역시 예뻐지려면 독해져야겠군’ 생각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도 동기부여를 위해서!)


우리 몸의 림프절 / 다빈치 자세


그리고 틀어진 척추와 골반 교정을 위해 '몽키'나 '베트맨(숄더 스탠드)' 같은 거꾸로 매달리는 자세도 많이 한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저녁 약속이 있어 저녁을 아주 든든히 먹고, ‘운동해서 칼로리를 모조리 소모해버리겠어!’라고 의기양양하게 플라잉 요가 수업에 간 적이 있었다. 플라잉 요가뿐만 아니라 다른 운동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진짜 한참 잘못된 생각이었다. 토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이제는 공복으로 가거나 식사를 하고 2시간이 지난 후 간다.


몽키 자세 / 배트맨(숄더 스탠드)자세


이렇게 여러가지 난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계속 한다는 건 좋기 때문이다. 집에 해먹을 설치하고 싶을 정도다. 사실 내가 둔한 편이여서 ‘하면 좋다’라는 건 잘 모르겠고, 안 하면 그 효과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온몸이 뻐근하고, 붓는다. 그래서 때되면 저절로 가게 된다. 근데 이젠 좋은 점도 잘 느껴진다. 몸이 전보다 가벼워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몸이 붓는 걸 방지해준다. 그리고 처음엔 도저히 할 수 없었던 자세를 비슷하게라도 할 수 있게 되면 성취감도 느낀다. 헬스에선 충족할 수 없었던 나의 존중 욕구 실현!


사실 플라잉 요가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날씬하고 유연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운동인 줄 알았다. 나는 날씬하지도 않고, 이건 좀 창피하지만 요가를 한다면서 박쥐자세(다리찢기)도 못한다. 사실 플라잉 요가는 일반 요가와 비교하면 상당히 동적이다. 스트레칭도 많이 하지만, 해먹에 매달리고 올라가야 되기 때문에 근력도 많이 필요하다. 일반 요가는 어디에 힘이 들어가는지 본인이 느껴야 하고, 그 느낌대로 동작을 하라고 한다. 근데 둔감한 나는 전혀 그 느낌이 오지 않았다.

"허벅지 안쪽 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끼면서 동작을 반복하세요. 힘이 느껴지세요?"

"......아......아니요......"

그런데 플라잉 요가는 동작이 커서 내가 잘하는지, 못하는지 딱 알 수 있다. 이게 내가 느낀 차이점이고, 플라잉 요가를 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박쥐 자세


그리고 이상하게 장비 욕심도 생긴다. 요가복을 계속 사게 된다. 사실 이게 매번 재밌고, 좋을 수는 없다. 아무리 좋아도 지겨울 때가 있는데, 그때는 처방으로 요가복을 많이 산다. 그러면 그 옷을 입고 싶어서라도 계속 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또 재밌어진다.






3. 운동을 하는 또 다른 이유


어떤 분이 주말마다 등산을 열심히 하셔서 “등산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요. 저도 그런 운동을 찾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여쭤본 적이 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뜻밖이었다. “나는 등산 즐기지 않아. 오르다 보면 숨이 막히고, 같이 오르는 사람들 때문에 쉴 수도 없고, 여기 왜 왔나 매번 후회해. 그렇게 힘들게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 그 편안함을 느끼려고 등산을 하는 거야”라고 하셨다. 이 대화를 한 후 나는 한동한 멍했다.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또 오해영’이란 드라마가 생각났다. 주인공 오해영이 연인과 헤어지기로 하고 마음이 너무 힘든데, 일부러 작은 구두를 신고 하루 종일 돌아다닌다. 그러다 보면 신경이 온통 발에 가있으니까 그 사람 생각을 덜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으면 아주 잠시나마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힘든 원인은 다를지라도 오해영의 작은 구두가 그분에는 등산이 아니었을까?


그땐 의아했는데, 이젠 그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다. 플라잉 요가도 매우 힘들다. 그 순간은 '내가 여길 왜 또 왔지?'란 후회가 들 정도로 힘들다. 하지만 항상 마지막에 끝날 때 '사바사나'라고 해서 해먹 안에 들어가 다리를 뻗고 눕는다. 흔들흔들거리다가 어느순간 점점 가빠졌던 호흡도 잦아들고, 해먹도 서서히 멈춘다. 그때 눈을 감으면 온세상이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해진다.


사바사나 자세


이걸 시작할 즘엔 일적으로나 생활에서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운동을 해보라는 주위의 추천을 받았다. 어떤 운동이든 하면 마음도 몸도 건강해질 거라고 했다. 그래서 ‘그래 뭐라도 하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근데 사실 스트레스는 여전히 많이 있다. 하지만 플라잉 요가를 하는 순간만큼은 너무 힘들어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누군가 지금 일상 스트레스로 마음이 힘들고, 삶이 지루하다면 감히 운동을 추천하고 싶다. 사실 내가 오해영의 친구였다면 그녀에게도 작은 구두를 신는 것 대신 힘든 운동을 추천했을 것이다. 나같은 초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이 좀 쑥스럽지만, 나에게 맞는 운동은 플라잉 요가였듯 맞는 운동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온전히 운동 때문에 행복해질 수는 없겠지만, 내가 그랬듯이 운동을 하는 순간만큼은 다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8.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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