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에 첫 폭락이 덮쳤다.
연초부터 악재가 들려왔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 사실 주식을 하지 않았다면 무슨 소리인지 관심조차 주지 않았을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됐다는 뜻은 미래에 경기를 안 좋게 본다는 뜻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역사적으로 일정시간이 지나면 경기침체로 인한 폭락이 온다고 했다.
삼프로TV에 어느 공무원 슈퍼개미님이 출연해서 본인은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쉰다고 했다. 나에겐 다른 말은 들리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주식시장은 사야 될 이유보다도 팔아야 할 이유가 넘친다. 그런 주장을 펼치는 전문가가 인기도 많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뒤덮을 줄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가 발생됐다는 뉴스가 들렸다. 발생경로는 어느 연구소에서 나왔다느니 어느 동물에서 나왔다느니 여러 소문이 있었다. 당연히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생각했다. 며칠이 지나고 우리나라에도 전염자가 발생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점점 더 퍼져서 전 세계를 뒤덮게 됐다.
누가 주식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 우리 사무실에서 병득성과 나는 주식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다른 분은 어떠한 내색도 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 이 정도로 급속도록 퍼져나간 전염병은 보지 못했다. 시장은 하루하루 폭락을 거듭했다. 당시 내가 가진 유한양행도 -30% 이상 하락 중이었다.
제약주라서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다른 반 부역장과 직원들이 어떻게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폭락이라는 시간이 다가오자 투자를 하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연히 표정들이 좋지 못했다. 마치 나라 잃은 표정이었다. 나는 이상하게 덤덤했다. 투자를 시작하고 꾸준히 하락하던 주식이기에 기대도 없었나 보다.
"코와붕가 과장, 이제 어떻게 해야 돼?"
"과장님, 저 팔까요?"
작년에 시작한 주식투자자. 책 몇 권을 읽고 주식 유튜브를 통해 나름 전문가 아닌 전문가가 돼 있었다. 내가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친한 후배 직원은 매일 절망적인 뉴스를 카톡으로 전해줬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냥 하루하루 버티는 일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팔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경험해 보고 싶었다. 폭락장은 얼마나 갈 것이며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