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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아 Jul 18. 2021

한 그릇의 슬픔

내리 쬐는 햇볕 속에서

철도역에 간신히 닿았다

거기서 발견한 것이
시체라면


그럼 먼저 울어줘


한 쪽 브레이크 등이

고장난 탈 것처럼

덜컹거리는 내 삶이

나를 죽인 것 같아


그럼 한 꺼풀 벗어줘


환갑까지 얼마 안남은 

아빠는 재계약에 실패했고

재계약에 실패한 아빠와

먹는 콩나물국이 썼다


그럼 이게 끝이야


아버지의 젖은 눈가가

거울을 잘못 닦아

남은 흔적처럼 선명하다면

우린 식구일까 남일까


그럼 밥 부터 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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