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아이를 낳고 사용하지 않게 된 두 부사어가 있다.
그건 바로 '절대'와 '원래'
'절대'와 '원래'로 가득한 작고 작았던 세계를 깨고 나와야만 했다.
'원래' 못했던 것들을 해야만 했고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그것이 육아의 시작과 끝임을, 어쩌면 끝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지나친 자의식, 알량한 자존심, 오로지 내 계획과 의지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상,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는 자만심까지.
버려야 할 것들의 목록은 늘어만 갔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그저 더 빛나는 일인 줄만 알았다.
성직자를 직업으로 삼지 않아도 성직자와 유사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
끊임없이 내 안의 구차함과 이기심을 확인하는 유쾌하지 않은 과정이라는 것
'원래'와 '절대'라는 부사어는 이제 사전에서 지울 때가 되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내 아이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
내 아이에게 일어나지 않을 모든 경우의 수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들과
내가 해주지 못할 모든 것들을
한도 없이 몸을 낮추고 을의 자세를 배우면서
'원래' 못하는 것들을 자연스레 하게 되고
'절대' 안 할 말과 행동을 해보게 되는 것.
아이를 키운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