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에세이
어릴 때는 생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명절 등을 기다린다.
'수능만' 끝나기를 기다리고 '언젠가' 펼쳐질 장밋빛 미래를 기다린다.
어른이 되어서는 휴가와 연휴와 기념일 등을 기다린다.
기다린다는 것은 욕망을 내재한다.
미래를 그린다는 것은 희망을 의미한다.
선물, 명문 학교,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높은 연봉
실존주의처럼 지금, 여기 있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바람을 맞기 위해 계단을 오르지만 계단은
또 다른 계단으로 이어진다.
나는 '특별한' 어떤 날보다 '보통날'이 좋다.
'특별한' 날에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공존한다.
보통날에는 기대가 없다.
그래서 오히려 힘을 빼고 '여기'에 있기 쉬워진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기대와 욕망은 처음과 끝이 없이
무한으로 이어진다.
기다리는 삶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아서
아무리 기다림을 쏟아부어도 차지 않는다.
그러니까 나는 이제, 기다리지 않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