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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지개인간 Jul 16. 2023

브런치 스토리에 내 집 마련하기

  어느 날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고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월세도 내지 않고 공짜로 저만의 공간인 '무지개인공간'을 가지고 '무지개인간'이라는 작가명으로 글을 쓰고 있지요. 신나게 글을 쓰다 보니 관심을 받게 되면서 몇 주 전만 해도 조회수를 확인하며 울고 웃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음, 울지는 않았지만 기분은 조회수에 비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이제야 브런치스토리를 저답게 가꾸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지개 @무지개인간

  누군가를 의식할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어요.


  제가 좋아서 쓰는, 저를 위한 글이 누군가에게는 소개하고 싶은 글이 된 경험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지요. 첫 글을 작년 8월 19일에 올렸는데 일주일 후 워싱턴주 한인 포털 사이트인 'KSeattle(케이시애틀)'에서 글을 소개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와, 처음 받는 제안에 하늘을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아시죠, 이미 마음은 시애틀이었죠. 이러다가 시애틀 가서 살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비누거품 같은 허풍도 떨었지요. 집안의 경사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었습니다. 이번 일을 통해 내 글을 해외에서도 읽을 수 있구나, 하고 브런치스토리가 미치는 범위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어요.


  브런치에서는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정말 제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시간이었습니다. 쓰고 싶은 날에 그냥 썼지요. 그때는 미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새 글 알람이 자꾸 가서 불편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네요. 그래도 하루에 한 편 이상은 쓰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다만 발행한 시간이 기억나질 않네요. 브런치가 글을 쓰는 플랫폼이라는 것만 알아서 조회 수나 글 노출 등은 생각도 못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다 한 달 하고 일주일이 되는 날에 쓴 글이 친절한 알림 덕분에 4천 뷰가 넘는 조회수가 나온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 정성껏 쓰면 무슨 일이 생기긴 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렸지요. 그 글의 제목이 '삶을 정성껏'이라고 정성껏 썼기 때문에 조회 수가 증가한 것으로 아주 순진하게 생각했지요.



  포털 사이트 노출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흘 뒤, 혼자 신나서 쓴 글이 이번에는 빵! 터졌습니다. 이전 글의 조회수를 가볍게 넘겼지요. 요가를 다녀와서 쓴 글인데 1만 2천 뷰가 나왔습니다. 그때 알아차렸지요. 뭔가 있구나! 결국 한 시간이 넘게 브런치스토리 사이트를 연구했고, 유입경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daum. 그래서 다음에 들어가 또 한참을 뒤졌습니다. 결국 찾아냈지요. 그 뒤로 꽤 많은 글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혔습니다. 아주 감사할 일이고 행운이었습니다. 읽어주신 많은 분들께 지금도 여전히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매일 만나는 이웃이 생겼습니다.  


  구독자 수 몇 천의 작가님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모든 것에는 과정이 있으니까요. 저는 제 글을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무척 소중합니다. 때로는 다정한 댓글로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옆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습니다. 말이 아니라 정제된 글로 만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배려가 더 깊을 수도 있지요. 브런치 작가님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바쁜 시간이 아니라면 구독하는 작가님들의 글은 글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존중하는 의미로 '라이킷'을 꾹 누르고 읽습니다. 저의 라이킷은 존중입니다. 그리고 글을 읽고 댓글을 달기도 합니다.


무지개 정원 @무지개인간


  누적 조회수 17만 브런치 작가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제가 쓰고 싶은 소재와 생각을 쓰고 있지만 브런치가 좋아하는 글의 이미지를 조금은 그려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서 '이것은 노출각인데!'라는 느낌이 드는 날에는 포털 사이트에 노출된 제 글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어떤 날에는 글 두세 편이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영광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혼자서 브런치의 생태를 탐험을 하듯 브런치스토리를 알아갔기에 이런 경험을 통해 브런치스토리를 시작하려고 하는 예비 작가님들을 포함한 주변 작가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뻤습니다. 뭐, 경험치가 쑥쑥 상승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브런치가 좋아하는 글을 쓰지 않기도 합니다.


  어느 날 문득, 좋아서 쓰는 글을 조회 수를 신경을 쓰다 보니 마음이 불편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몰랐던 탐험을 떠날 때의 그 설렘이 다시 필요한 시기가 온 것이죠. 다행히 마음을 먹으면 즉시 실행하는 편입니다. 브런치스토리 사이트에 올라오는 글을 보며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은 계속 하지만 '무지개인공간'에는 조회수를 신경 쓰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글이 가진 색깔과 장점을 잘 알아차리고 싶어요. 진정한 고수가 되겠어,라는 큰 꿈을 가져봅니다.



  사실은 브런치가 좋아하는 글을 못 씁니다.


  브런치스토리의 스테디 키워드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순한 맛으로 세 가지를 골라볼게요.


  고양이 -> 저는 고양이와 함께 살지 않습니다. 단독주택에 살던 지난해까지는 매일 밥을 주며 챙기던 고양이가 몇 마리 있었지요. 지난여름 태풍에는 자신이 낳은 막내를 제게 맡기기도 했는데 지금은 이사를 해서 이런 영화 같은 일은 없습니다. 그러니 고양이 이야기는 생생한 느낌을 내지 못할 것 같아 쓰지 못합니다.


  김밥 -> 집에서 만든 김밥을 좋아하지만 만드는 것보다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사를 하면서 이제는 김밥을 말아주는 사람도 없고 올해부터는 일에 더 빠져 살고 있습니다. 아무튼 김밥을 스스로 말아야 하는데 마음의 준비가 되면 말아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김밥을 몇 번 말았지만 맛이 진짜로 너무너무 없어서 글을 쓸 생각을 하지도 못했네요.


  해외여행 -> 가고는 싶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은 열심히 일을 해야 할 때이니까요.


  스테디 키워드는 요건들이 갖춰진다면 글을 쓰는 일에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남들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글감의 에피소드를 저도 기록해 보고 싶고요.


제주 무지개 @무지개인간


  앞으로도 무지개인(공)간에는 삶을 담은 글이 가득 채워질 것입니다.


  글 속에는 다양한 삶의 감정들이 섞여 다양한 빛을 가진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공간이 되도록 꾸려나갈 것입니다. 이제야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브런치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브런처(bruncher)가 된 것 같습니다. 아차, 브런치스토리 탐험의 1코스를 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1코스를 완주한 소감을 말하자면 이곳은 알고 보니 다정한 공간입니다. 평소에는 내가 더 실패했고, 내가 더 어렵다고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것을 작가명을 빌려 속내를 터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고백에는 '네가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는 아쉬운 말 대신 다정한 마음을 내놓습니다. 그래서 저는 무지개인(공)간을 좋아합니다.


 

  

  참 신기한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지금 이 글을 제주의 해안동에 있는 카페에 앉아 쓰고 있습니다. (글 하단에 장소를 추가해 놓았습니다.) 처음 온 곳인데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그런데 말이죠. 성실하게 쓸 결심나답게 쓸 결심은 모두 적은 순간, 하늘에 무지개가 떴습니다. 진짜요! 그래서 루프탑으로 올라가 무지개를 담아왔습니다. 제 모습을 보고 사장님도 올라와서 카메라에 담으시네요. 소원을 비세요,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소원이 꼭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동영상 첫 부분에 보이는 산은 멀리 보이는 한라산입니다. 무지개는 제주의 동쪽 하늘에 아주 크게 떴고요. 세상의 응원을 받는 기분이 듭니다.


  독자님, 작가님과 이 좋은 징조를 나누고 싶습니다. 좋은 일은 나눠도 계속 커지니까요.

  시작되는 한 주도 응원할게요!

     

무지개인공간 @무지개인간



  노출되었던 글을 중간에 링크로 올리면 더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글이 깔끔해지지 않는 것 같아서 뺐습니다. 대신 작년 봄까지 노출되었던 글 중 일상 에세이만 모아 둔 브런치북을 올려드립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혹시 필요한 분께는 도움이 되길 빕니다.


[브런치북] 무지개인간, 무지개인공간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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