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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도 같은 첫 만남

by Rain Dawson

사람

강아지를 배송기사 아저씨가 데리고 온다고 해서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장소로 나갔다. 아저씨는 손바닥만 한 작은 상자를 나에게 건네주었다.

“강아지가 아주 점잖아요! 엄청 얌전해요”

강아지가 들어있는 상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상자는 가벼웠다. 살짝 상자를 열어보았다. 손바닥만 한 하얀 강아지, 멍청한 속눈썹을 가진 바로 그 강아지가 순진무구한 햇살 같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코를 킁킁댔다. 이 강아지는 자기가 누구에게 온 줄도 모르고 어떤 집에 누구랑 살게 될지도 모르는 채 이렇게 햇살 같은 표정으로 나를 보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니 눈물이 났다. 그 햇살에 먹구름이 끼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앞으로 내 삶에 추진력을 줄 요소가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강아지

나에게 밥을 주는 아저씨는 이번에는 나를 종이상자에 잘 넣고 누군가에게 내가 들어 있는 상자를 건넸다. 나는 큰 차로 옮겨져 오랜 시간 차에 있어야 했다. 어디로 가는 것 같았다. 내가 엄마를 떠나 유리상자로 들어갈 때와 같이 나는 옮겨지고 있었다.

누구에게 가게 될지 그 누군가는 어떤 사람일지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나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안다고 해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너무 무서워서 오줌이 마렵지도 배가 고프지도 않았다.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마침내 차는 어딘가에 멈춰 섰다. 누군가가 내가 든 상자를 들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상자의 문이 빼꼼 열리고 나는 하늘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하늘 옆으로 보이는 어떤 얼굴. 유리상자에서 나온 나를 보고 간 싱그러운 냄새의 여자를 닮은 얼굴이었다. 냄새조차 비슷했다. 그 여자는 “기쁨 안녕~”이라고 말했다.

당신이 나의 주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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