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시
박성현
마당에 앉아 돌을 던졌네 나를 떠난 것들은 모두 소리 없이 반짝였네 멀리 간 당신을 불렀네 더 멀리 가서 한참을 불렀네 물렁물렁한 달들이 뒤 돌아봤네 냄새와 목소리가 엉켜 황혼이 새까맣게 타고 있었네 마음이 견디지 못해 무너졌네 검은 점들이 흩어졌네 까마득히 멀리 갔네 잔해를 뒤집으며 새가 날았네 당신을 따라 그랑 블루에 앉아 있었네 고래가 일어서며 구름 위로 솟구쳤네 점이 될 때까지 날아갔네 당신을 불렀던 십 년이 그렇게 사라지고 있었네 사무치는 그랑 블루였네 하루와 일 년을 당신만 불렀네 꼬박 십 년을 그렇게 했네
* 시집 <내가 먼저 빙하가 되겠습니다>, 문학수첩,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