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나무가 되고 싶었다.
.
단단한 뿌리내려 움직이지 않는 나무.
늘 쫓기듯 이사를 했다.
이사 가지 않고 오랫동안 한 집에서 사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매년 친구가 자랄 때마다 연필로 키를 재고 삐뚤빼뚤 써놓은 숫자가 부러웠다.
아빠가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점점 더 가난해졌다.
아이가 셋이라고 하면 세를 주지 않았다.
.
애 셋이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사가 끝나고 해가 떨어지면
집주인의 눈을 피해 집으로 들어갔다.
.
할머니는 내가 있는 듯 없는 듯해서 다행이라고 했다.
있는 듯, 없는 듯.
숨바꼭질하듯 그렇게, 누가 날 보면 큰 일이라도 일어나는 것처럼.
그렇게 살아야만 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