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위의 옥수수
옥수수를 떠올리면 뇌리를 스치는 그 말.
“ 이 나이에 내가 하리?”
(80년대 인기 코미디언이자 지금은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임하룡 씨의 유행어로 코너 속
임하룡 씨의 별명은 쉰 옥수수였다.)
지난여름 친구들과 함께 찐 옥수수를 먹다가
쉰 옥수수, 밥풀떼기, 불광동 휘발유라는 별명이
떠올라서 한참을 웃었더랬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옥수수 맛집을 추천해야지.
맛있는 옥수수를 찾는다면 국도로 가면 된다.
국도를 쭉 따라가다 보면 전봇대에
복숭아가 만 원, 딸기가 맛있어요 같은
작은 현수막을 두어 번 지나게 된다.
그 끝을 따라가다 보면 복숭아는 안 보이고
반드시 옥수수를 파는 곳이 있다.
스테인리스 채반을 덮어둔 비닐을 휙 하고 걷으면
훅~하고 올라오는 달큼한 옥수수 냄새.
듬성듬성 갈색 알갱이가 꼭 충치 먹은 것 같이 생긴 옥수수 하나,
유난히 색이 노랗고 반질반질해 보이는 것도 하나 골라 담는다.
빨리 먹지 않으면 임하룡(쉰 옥수수)이
되어버리니 굳이 많이 살 필요는 없다.
반을 뚝 갈라 너 하나, 나 하나 입에 물고
또 국도를 따라 쉬엄쉬엄 집으로 간다.
그렇게 가다가 멈춰 옥수수 먹고,
가다가 멈춰 복숭아 사고.
또 가다가 만난 멋진 노을도 보고.
아이고, 집에는 또 언제 도착하나 막막한 기분이지만
또 한참 달려 보름달이 뜨면 어느새 우리집 도착한다.
다음번엔 조금 부지런을 떨어서 안 막히는 시간에 와야지, 하며
볼멘소릴 하지만 아마 다음 번에도 꽉 막힌 고속도로에 갇혀있겠지.
아무렴 어때, 그럴 땐 또 옥수수 맛집에 가면 되지.